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노인 인구 증가가 가파른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775만 명으로, 전체의 15%를 넘겼습니다. 2017년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 지 2년 만입니다.
국내 고령화 속도가 빨라서 2025년에는 노인 인구 비중이 20%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입니다. 이처럼 노년층이 늘면 나이 탓에 발생하는 다양한 퇴행성 질환도 함께 증가합니다.
이비인후과 분야에선 청력이 점차 떨어져서 잘 듣지 못하고 대화가 힘들어지는 노인성 난청이 대표적입니다. 노인성 난청은 잘 못 듣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인 고립감과 함께 치매 등 여러 가지 노년기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돼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의 도움말로 노인성 난청의 원인과 특징, 인공와우 수술 등 효과적인 치료‧관리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40대부터 청력 저하‧‧‧60대 증상 발생
노인성 난청은 청각기관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합니다. 환자 연령도 △65~75세 25~40% △75세 이상 38~70%를 차지할 만큼 대부분 노인입니다. 국내에선 약 170만 명 이상이 노인성 난청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청력 감소는 40대 초반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력 감소 탓에 실제로 잘 안 들린다고 느끼게 되는 시기는 50‧60대입니다. 60세가 넘으면 질병, 외상, 퇴행성 변화 등의 요인으로 소리의 저주파 영역 감지 능력이 떨어져서 말소리와 함께 전체적인 소리를 인지하는 게 힘들어집니다.
이러한 ‘말 지각 저하’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부릅니다. 아울러 사회적 고립감, 우울증, 치매 등 심리‧사회‧질병적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노인성 난청을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노화 현상으로 여겨서 치료‧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청기 사용률이 약 18%로 낮다는 것이 이 같은 현실을 보여줍니다.
▶고도난청, 인공와우 이식술이 효과적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건강한 노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난청을 방치해서 양쪽 귀 청력이 70데시벨(dB) 이상의 고도난청으로 진행하면 보청기로도 청력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고도난청의 경우 귓속에 전극을 이식해서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인공와우 이식술은 노인 난청 환자에서 양측 청력이 70데시벨 이상의 영구적인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고, 보청기를 최소 3개 월 이상 사용해도 변별력이 낮아 문장 언어평가가 50% 이하여서 말 지각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인공와우 이식술은 노인성 난청 환자의 건강이 전신 마취나 수술에 금기가 될 내과적 문제가 없으면, 1~2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수술입니다. 고도난청 이상 노인 환자에게 매우 유용하고 안전한 치료법입니다.
특히 연령이 많다고 인공와우 이식술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연구에서 고령 인공와우 환자들의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젊은 성인 환자들과 비슷하게 낮았습니다.
또 인공와우 이식 후 말 지각 및 실용적인 듣기 능력 모두 젊은 성인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술 후 꾸준한 상담‧재활 매우 중요
인공와우 이식술로 의사소통이 원활해진 노인은 성인 환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삶의 질이 향상된 것으로 보고됩니다.
다만 노인 환자들은 중추 퇴화 현상에 따른 언어인지나 이해 능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술 후 청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해도 언어소통 능력의 제한을 받을 수 있어서 젊은 성인과는 차별된 꾸준한 상담과 재활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환자와 보호자가 수술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청력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어야 환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인공와우 이식술은 노인성 난청 환자에서 단순히 듣기 및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넘어 삶의 질을 개선합니다. 이는 노인 인구 자립능력 향상과 사회적인 통합으로 연결되고,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