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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극심한 고통에 빠뜨리는 ‘암성 통증’ 치료
암 환자 극심한 고통에 빠뜨리는 ‘암성 통증’ 치료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0.09.2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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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합니다.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한 해 23만2255명의 암 환자가 집계됐습니다.

암 환자들이 겪는 가장 흔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증상 중 하나가 ‘암성 통증’입니다. 암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통증인 것입니다. 때문에 암 환자의 통증과 동반 증상을 조절하는 것은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됩니다. 

암 환자의 통증 유병률은 진행암 환자의 64%에 이릅니다. 암 환자의 70~90%가 통증 관리 원칙에 따라 관리를 받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60~70%의 암 환자가 적절한 통증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암성 통증 치료가 부적절하게 이뤄지는 원인은 △마약성 진통제 중독이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암성 통증 관리에 대한 지식 부족 △부적절한 통증 평가 △마약 사용에 대한 법적 규제 등이 있습니다. 

암성 통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인이 되는 암성 종양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암의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 △약물 치료 △심리사회적 지지 △중재적 통증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다학제적으로 접근해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포괄적 통증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암 환자의 전신 상태, 약물 부작용 및 상호 작용 등을 고려해서 개인별로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아울러 통증 평가 및 치료에 걸쳐 모든 단계에서 심리사회적 지지를 제공해야 하며, 통증 관리에 대해 환자와 가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물리치료‧마사지 등의 물리적 요법과 인지 요법 같은 통합적 치료 활용도 고려합니다.

경희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성욱 교수의 자문으로 암성 통증 관리의 시작이 되는 약물 치료와 중재적 통증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약물 치료, 마약성 진통제 & 비마약성 진통제 

①마약성 진통제

암성 통증 환자의 통증 강도, 현재 치료 중인 진통제, 동반 질환, 전신 상태를 고려해 각 환자에게 적절한 마약성 진통제를 선택합니다. 마약성 진통제는 수용체에 대한 작용에 따라 순수 작동제, 부분 작동제, 혼합 작동-길항제로 분류합니다.

암성 통증의 치료를 위해선 순수 작동제를 투여하며, 통증 단계와 상관없이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해 암성 통증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투여 경로는 경구 투여를 우선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경로를 선택합니다. 적정 용량은 부작용 없이 통증이 조절되는 용량으로, 환자마다 개별화해서 투여합니다. 신기능 저하, 간기능 저하, 만성 폐질환, 호흡기 합병증, 전신 쇠약 환자의 경우 용량에 주의합니다.

암성 통증 환자는 주기적으로 서방형 진통제를 투여하고, 돌발성 통증에 대비해 속효성 진통제를 처방합니다. 고용량 진통제가 필요한 경우 복합 성분 마약성 진통제보다 단일 성분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합니다. 

마약성 진통제 용량을 충분히 증량해도 통증이 지속하거나, 부작용이 계속 나타나는 경우 통증을 재평가하고 △진통제 전환 △보조진통제 투여 △중재적 통증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tolerlance) 및 신체적 의존성(physical dependence)이 올 수 있으며, 이들 약제의 남용 현상인 중독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대부분 암성 통증 환자가 2주 이상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지만 중독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중독보다 부족한 암성 통증 치료가 문제가 됩니다. 

한편 적절한 마약성 진통제 처방과 오남용 예방을 위해 주기적인 평가 및 환자 교육이 필요합니다. 내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 제거를 위한 마약성 진통제의 요구량이 증가되는 것인데, 초기 증상은 같은 용량으로 진통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병의 악화를 의미합니다. 

②비마약성진통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비슷한 진통 효과를 갖습니다. 대부분 소화성 궤양 등의 위장장애, 혈소판 기능 억제, 간 및 신장 기능장애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자상태에 따라 문제가 적은 약제를 선택해야 하고, 주기적인 감시가 필요합니다. 

마약성 진통제와 NSAIDs를 같이 사용하면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보다 진통 효과가 좋습니다. 아울러 각각의 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를 적게 쓸 수 있어서 부작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단 한 가지 약제를 선택했으면 통증이 없어지거나 최대 권장량까지 사용해 보고 효과가 없을 때 다른 NSAIDs로 대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내성이나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은 없지만 천정효과가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약제를 권장량 이상 사용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NSAIDs를 병용하지 않습니다. 

NSAIDs는 응고장애나 위장장애가 있을 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소염작용으로 인해 발열 등 감염 징후가 가려질 수 있어서 감염 가능성이 있으면 환자의 상태 변화를 주시해야 합니다.

▶중재적 통증 치료, 신경 차단법 & 척수 진통법 

중재적 통증 치료는 약물을 사용해 통증 전달을 억제하거나 지속적으로 척수강이나 신경총에 약물을 투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적절한 통증 치료가 되지 않거나 약물투여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신경차단요법 등의 적극적인 중재적 시술이 필요합니다. 또 암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개개인의 통증 부위나 정도, 암의 병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 술기를 선택해서 적용해야 합니다. 치료 술기의 적용시점이나 시술의 장점과 위험성, 소요되는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중재적 통증 치료 단독으로 완전한 통증 해소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사용할 경우 통증을 줄이고, 진통제 증량에 따른 부작용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중재적 통증 치료를 통증 조절의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거나 과도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약물 치료를 비롯한 포괄적 통증 치료의 한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암성 통증 조절을 위해 마취통증의학과 영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중재적 통증 치료의 종류로는 신경차단, 척수 진통법 등이 있습니다.

중재적 통증 치료에 적합한 주요 적응증은 췌장암의 통증에 대한 복강신경총 파괴술이나 갈비뼈 전이 통증과 같이 시술 부작용 위험이 적으며, 시술이 통증 조절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입니다. 아울러 약물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불응성 통증 또는 지속적인 부작용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증량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재적 통증 치료가 적합하지 않은 때는 시술 부위의 감염, 패혈증, 교정되지 않는 혈액 응고 장애, 기대여명이 아주 짧거나 긴 경우, 암 침윤 등에 의한 시술 부위의 해부학적 이상, 환자가 원치 않는 경우입니다.

①신경 차단법

신경차단에는 교감신경차단과 체신경차단이 있습니다. 비가역적 방법보다는 가역적 방법을, 중추신경보다는 말초신경부터 먼저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선 ‘신경 파괴제를 사용하지 않는 신경 차단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암성 통증은 대부분 진행성이어서 결국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통증이 국소적인 경우 신경차단을 조기에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신경차단을 하더라도 약제를 일시에 끊는 것이 아니며 다만 사용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암성 통증을 위해 시술하는 신경 차단은 흔히 신경 파괴제를 사용한 차단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국소 마취제 또는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차단으로도 극적인 진통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신경 파괴제를 사용한 신경 차단 전에 먼저 국소 마취제로 시험 차단해서 신경 파괴제 차단 효과를 예측한 후 시술 적용 여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 국소 마취제를 이용한 신경 차단만으로 암 병변과 흔히 동반되는 근근막통증증후군, 반사성교감신경위축증, 신경근병증, 말초신경병증 및 대상 포진 등에서 진통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암 환자에서 암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통증 등도 있어서 일단 비파괴적 차단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척수강 내 또는 신경주위에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같이 주입하면 부종을 감소시키고, 신경자극을 없애서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은 흔히 사용하는 전신적 또는 경막외 마약제 투여로 잘 조절되지 않으며 오히려 스테로이드의 신경주위 주사로 수주일간 진통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말초신경병증의 통증도 신경압박 부위에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함으로써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어 ‘신경 파괴제를 사용한 신경차단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신경 파괴제를 사용한 신경차단의 장점은 장기간 통증 제거가 가능하고, 필요하면 반복시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입원 일수를 단축시키고, 진통제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때때로 차단효과를 예측할 수 없고, 국부에 마비 같은 합병증이 나타납니다. 정확하고 안전한 차단을 위해 C-자형 영상증강장치가 필요하며, 차단 후 1~2일간 입원할 수도 있습니다. 

신경 파괴제를 사용한 신경차단은 통증이 아주 심하고, 국소에 제한돼 있으며, 여러 부위에서 기인한 통증이 아닌 체성 또는 내장신경성에 의한 통증에 적용합니다. 여생이 짧은 환자에서 시행토록 권고합니다. 말기 암 환자에선 전신 상태 악화, 암의 진행으로 인한 다발성 통증 등으로 만족할만한 신경 차단 효과를 보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전신상태가 좋고 통증부위가 가급적 국한돼 있을 때 조기 시술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입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할 것이 아니라 강한 진통제가 필요한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을 때 신경 차단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경 파괴제는 25~100% ethanol이나 3~12% phenol을 주사해 말초신경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평균 6개월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신경 파괴제는 중추, 말초 또는 자율신경 조직을 모두 무차별 파괴시킬 수 있어서 대부분 암 후기의 암성 통증 및 이차적인 난치통 치료에 사용합니다. 

②척수 진통법

경막외강이나 척수강 내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경부에서 천추부까지 광범위하게 통증조절이 가능합니다. 전신적 통증, 특히 체간이나 하지에 오는 통증에 효과적이며 다른 방법으로 약제 주입이 어렵거나 부작용이 심해 증량할 수 없을 때 고려합니다. 

경막외강 약물 투여는 카테터 거치가 비교적 용이하며, 시간당 약제 주입 용적이 크지만 감염의 위험 등으로 장기 사용이 비교적 어렵습니다. 척수강 내 약물 투여는 시간당 주입용적이 매우 적어서 체내 이식형 펌프 사용이 가능하고 감염 위험이 감소하므로 비교적 장기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체내 이식형 펌프의 경우 고비용이 소요됩니다. 

투여 약제는 morphine이 가장 흔히 쓰이며 hydromorphone, fentanyl, sufentanil 등도 사용합니다. 마약성 진통제만 투여하는 것 보다 다른 약제들과 함께 투여하는 경우 효과가 증강되며 국소마취제, clonidine, ketamine, midazolam, baclofen 등을 함께 사용합니다. 

카테터의 위치는 그 끝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분절에 있도록 위치시키며, 주로 신체하부 통증이나 양측성 통증에 유용합니다. 약제주입은 지속적으로 주거나 간헐적으로 줄 수 있으며, 진통의 질은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을 위해 초기에 소량의 부하 용량(loading dose)을 먼저 주입한 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움말 : 경희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성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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