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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진 코, 3D 프린팅 기술로 치료한다
휘어진 코, 3D 프린팅 기술로 치료한다
서울성모병원 교수팀‧‧‧‘PCL 코 임플란트’ 개발‧적용
  • 황운하 기자
  • 승인 2019.02.2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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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코 연골이 휘어서 코 질환을 일으키는 비중격 만곡증의 3D 프린팅 치료 토대를 마련했다.

비중격은 사람의 코 중앙에 수직으로 위치해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칸막이다. 비중격은 대부분 약간씩 한쪽으로 휘어져 있다. 비중격의 휨 정도가 심한 것을 ‘비중격 만곡증’이라고 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성원·김도현, 부천성모병원 황세환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비중격 만곡증으로 코의 외형적 변형까지 진행된 비중격 미단(끝부분) 만곡 환자에게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지지체 이용 수술로 유의한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의학회지-이비인후과(JAMA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2018년 12월호에 게재됐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새로운 비중격 만곡증 치료술이 이비인후과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것은 처음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비중격 만곡증 교정술은 휘어진 비중격 연골과 골부를 일부 절제하고 제 위치로 고정한 후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재건한다. 하지만 코 끝 부분의 만곡이 있는 경우 교정이 쉽지 않고, 환자의 연골이나 뼈를 부목으로 사용하려 해도 대부분 휘어진 상태여서 똑바른 부위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가톨릭대병원 연구팀은 2016년 7월 1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서울성모병원과 부천성모병원에서 치료 받은 비중격 만곡 환자 20명에게 코 연골의 특성과 유사하고 생체 적합성이 우수한 재료를 이용해 3D 프린팅 지지체를 적용했다.

20명의 환자 나이는 18~74세였고, 코 증상 평가 점수가 20점이 넘는 지속적인 코막힘이 있었다. 환자 성별은 16명이 남성, 4명이 여성이었다.

김 교수팀은 수술로 휘어진 비중격을 교정한 후 끝에 부목으로 삽입해 지지할 인공 보형물을 3D 프린터로 제작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3D 프린터로 만든 코 지지체는 생체 적합성이 극대화되도록 생체에서 분해되는 폴리카프로락톤(PCL‧Polycaprolactone) 원료를 사용했다. 사람의 연골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재료다.

연구팀의 수술 결과 환자들에겐 합병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수술 전과 12주 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및 음향을 비강 내로 쏘아 보내 비강 내 단면적을 구하는 음향비강통기도 검사 결과에서도 좌우 비강 차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아울러 코가 휜 정도를 나타내는 비중격 편위 각도도 유의하게 나아졌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비중격 만곡증 치료.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비중격 만곡증 치료.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강도를 평가하는 VAS(visual analog scale)에선 환자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100점 만점 중 평균 90.90점, 수술자의 재료 이용 편의성도 평균 88.30으로 높았다.

김도현 교수는 “비중격 미단 교정은 자가 연골로 치료가 어려워서 다양한 소재의 인공 지지체가 시도됐지만 생체적합성이 떨어져서 수술 후 이물반응으로 염증이 생기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3D 프린팅을 이용한 균일화된 합성 미세구조 PCL 삽입물은 부목으로서 얇은 두께와 적절한 기계적인 강도를 가져서 봉합하기도 쉬워 수술 편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교수는 “비중격 만곡증이 있어도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진 않고, 우선 코에 분무하는 스테로이드제 등 대증치료를 2주 정도 진행한다”며 “이 방법으로 코막힘‧안면통증 등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3D 프린팅을 이용한 PCL 삽입물이 향후 다양한 두개안면 재건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비중격 만곡증은 코 막힘, 코 주변 통증, 수면장애, 기억력 감퇴 등 건강 문제를 동반한다. 비중격 만곡증이 오래 되면 면적이 넓은 쪽 코도 비후성비염이 생겨서 같이 막힌다.

비중곡 만곡증은 알레르기 비염과 함께 만성 코 질환 중 하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구의 약 70%가 비중격이 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선천적 또는 성장하면서 비중격이 휘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5만 명이 넘는 사람이 비중격 만곡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비중격이 휘면 코‧얼굴 뼈에도 영향을 줘서 외관상으로도 삐뚤게 보이는 외형변형까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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