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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문제 아닌데 치통 발생? ‘비정형 치통’ ABC
치아 문제 아닌데 치통 발생? ‘비정형 치통’ ABC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0.08.04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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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은 치아에 문제가 있을 때만 발생할까요? 치통의 원인이 항상 치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증상이 치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아에 이상이 있어서 발생하는 치통이 ‘치성 치통’이고, 치아에 이상이 없지만 마치 치아가 아픈 것처럼 느껴지는 치통을 ‘비치성 치통’이라고 합니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어규식 교수의 도움말로 비치성 치통 중에서 진단과 치료가 가장 까다로운 ‘비정형 치통’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인 불분명한 치아 통증 ‘비정형 치통’

치과 환자들은 흔히 ‘치통’을 호소합니다. 이는 대개 치아 내부 신경 또는 잇몸에서 기원하는 통증입니다. 이러한 통증은 비교적 진단 및 치료 결과가 예측가능한 편입니다. 

하지만 간혹 치아 내부 신경 또는 잇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치통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를 ‘비정형 치통’이라고 하며, ‘주요한 원인이 없이 치아에 나타나는 극심한 박동성 통증’으로 설명합니다.

비정형 치통은 대개 하악보다 상악에 많이 발생합니다. 연령별로는 40대 중반 이후 여성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통증이 생긴 치아를 마취해도 통증 완화가 불분명하고, 마약계통의 강력한 진통제까지 투여해도 증상이 별로 개선되지 않습니다.

비정형 치통으로 추정되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치아가 △저리다 △찌릿하다 △화끈거린다 △따끔따끔하다 △쿡쿡 쑤신다 등 다양한 지각과민 증상입니다.

지속적으로 불쾌한 통증이 발생하는 비정형 치통은 일반적인 염증성 통증과 달리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에는 거의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환자들이 굉장히 우울해하거나 삶이 무기력해집니다.

 

※비정형 치통 환자가 호소하는 치아 증상 
-저리다 
-찌릿하다 
-화끈거린다 
-따끔따끔하다 
-쿡쿡 쑤신다 

▶삼차신경 변성 때문인 것으로 추측

신경손상과 관련돼 발생하는 통증을 신경병성 통증이라 합니다. 구강안면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손상의 주된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 △방사선 치료 △골절 △악성 종양 전이 △자가면역 질환 등입니다.

비정형 치통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화끈거림과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고, 외상 등에 의해 증상이 시작되는 것으로 볼 때 삼차신경이 변성해서 발생하는 신경병성 통증으로 추정합니다. 

즉 신경섬유에 존재하는 수초가 외상 혹은 면역 이상으로 탈락(demyelination)을 하면, 탈락부위에 통증 수용기가 발현해서 자발통증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간혹 얼굴에 대상포진을 앓고 나은 후 비정형 치통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에 의해 수초가 공격받은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면역기능이 떨어진 고령 환자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비정형 치통 진단 기준 
1. 명백한 국소적 병리 원인 없이 치아가 계속 아프다 
2.  뜨거운 자극, 찬 자극, 씹는 행위 등 치아의 국소적 자극이 통증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3. 치통은 수주, 수개월 동안 변화하지 않는다 
4. 반복된 치과 치료가 통증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5. 국소 마취를 해도 반응이 분명치 않다

▶항경련‧항우울제로 통증 개선 
 
비정형 치통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항우울제와 항경련제입니다. 그러나 아직 완치제는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통증은 발생기전이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 작용기전이 다른 약제를 겹치지 않게 투여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제의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에 유의하면서 투약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세부적으로는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같은 삼환성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초기에는 저용량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증량한 후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되면 다시 감량합니다.

환자가 삼환성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으면 gabapentin, clonazepam, baclofen 등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8% 캡사이신 패치를 통증 인접부위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끔 환자 중 다양한 치통이 여러 치아 또는 좌우에서 나타나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통증의 발생 양상이 일정한 형태를 보이지 않고, 추정 가능한 생리적 패턴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통증이 생길만한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치과 치료에 대한 반응이 일관성이 없습니다. 치통은 점점 만성화 되고 약물투여에 반응이 이상하거나 예기치 못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비정형 치통과는 전혀 다른 경우며, 신체화 통증장애 같은 심리적 문제를 의심해야 합니다. 신체화 통증장애는 신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어떤 정신적‧심리적 문제 때문에 치통 같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비정형 치통은 환자에게도 치과의사에게도 모두 까다로운 질환입니다. 환자는 원인을 찾지 못해서 이 병원 저 병원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치과의사는 확진될 때까지 어떠한 비가역적 치료도 연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움말 :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어규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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