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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위한 최적의 맞춤 치료 모색 강북삼성병원 ‘다학제 통합 진료’ 시스템
암 환자 위한 최적의 맞춤 치료 모색 강북삼성병원 ‘다학제 통합 진료’ 시스템
  • 김엱주 기자
  • 승인 2022.05.0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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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多多益善)’. 생사의 기로에 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현재 병이 어떤 상태인지, 또 무슨 방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과 장애를 줄이면서 완치할 수 있을지, 많은 의료진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합니다. 

특히 매년 약 24만 명이 발생하는 국내 사망 원인 1위(*2019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 기준)인 암 환자의 마음은 더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 의료진들도 환자가 암을 극복할 수 있게 머리를 맞대고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를 찾기 위해 고심합니다. 

이처럼 암 환자를 건강하게 일상생활로 복귀시키기 위해 각 진료과 전문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서 환자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치료법을 모색하는 시스템이 ‘다학제 통합 진료’입니다.

암 환자 다학제 통합 진료에는 수술적 치료를 담당하는 외과(소화기외과, 흉부외과, 부인과, 비뇨의학과 등)를 비롯해서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내과 △핵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가 한데 모여서 암 환자의 치료 결과와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토론합니다.

최근의 암 치료는 수술을 우선 진행해서 암이 발생한 병소 부위만 제거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항암제‧방사선 등 다양한 치료법을 수술과 병행하기도 합니다.

다학제 통합 진료는 다양한 암 치료법이 조화를 이뤄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도록 조율하는 핵심입니다. 암 환자의 치료 결과와 완치율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강북삼성병원은 국내에서 다학제 통합 진료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의료기관입니다. 특히 간판만 내건 통합 진료가 아니고, 암 환자의 치료 결과를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의료진들끼리 열린 토론을 벌입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이뤄지는 다학제 통합 진료 중 직장암 환자 사례를 통해 다학제 진료의 진행 과정과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학제 의료진 여과 없는 토론 진행 

강북삼성병원은 국내에서 다학제 통합 진료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의료기관입니다. 암 환자의 긍정적인 치료 결과를 위해 의료진들끼리 열린 토론을 벌이고, 환자와도 상의해서 가장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7월 어느 날, 낮 12시 30분. 강북삼성병원 다학제 통합 진료실에 의료진 5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모인 의료진은 △외과(대장항문외과) 김형욱 교수 △종양내과 구동회 교수 △영상의학과 권헌주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이혜빈 교수 △병리과 도인구 교수입니다.

다학제 통합 진료실 벽면 스크린에는 직장암 환자 A씨의 영상‧조직 검사 사진들을 띄워졌습니다. 

종양내과 구동회 교수는 “이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가능했지만 항문 괄약근을 살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약 4개월 전 수술 없이 항암•방사선 병합 치료를 진행한 후 오늘 재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토론의 문을 열었습니다.

구 교수는 이어 “치료 전과 비교했을 때 내시경과 MRI(자기공명영상)에서 직장에 불룩하게 튀어나왔던 암 덩어리가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의학과 권헌주 교수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권 교수는 “항암방사선 병합 치료 후 직장 MRI(자기공명영상)에서 전체적인 암 덩어리의 크기는 많이 감소했지만, 직장벽에는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소견”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병리과 도인구 교수가 환자 A씨의 현미경 조직검사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도 교수는 “당초 종양의 침윤이 좀 깊었는데, 이번에 항암•방사선 치료 후 시행한 조직검사에서는 암 세포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더 깊은 부위에 남아있을 수 있어 현재로써는 암 세포의 유무를 확실하게 결론짓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학제 통합 진료에 참여한 각과 의료진들은 직장암 환자 A씨의 상태와 향후 치료법에 대해 15분 정도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습니다. 대장암 중에서도 항문 주변에 생긴 직장암은 항문을 살릴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환자‧가족, 다학제 치료 결과에 안도의 눈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암 다학제 통합 진료 의료진들의 논의가 끝난 후 환자 A씨와 가족 3명이 함께 다학제 통합 진료실로 들어왔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암 상태가 어떻게 변했을지 환자와 가족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대장암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김형욱 교수가 의료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환자 A씨의 영상 사진을 보며 “여기가 항문이고 암이 항문까지 많이 내려와서 손바닥만 하게 퍼져 있었다”며 “항암•방사선 병합 치료를 진행하고 내시경‧MRI‧CT‧조직검사 등 모든 검사를 진행한 결과 육안으로는 종양이 안 보이고, 찾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욱 교수의 1차 설명이 끝나자, 자리를 함께 한 환자 A씨의 딸이 안도하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습니다. 환자와 다른 가족들은 “감사하다”며 의료진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혹시라도 암이 남아 있을 수도 있어서 여러 곳의 조직검사를 시행했는데 점막 에는 암세포가 없었다”며 “하지만 대장벽 안쪽은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암 세포가 조금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료진들은 환자 A씨와 가족들에게 긍정적인 청사진만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김형욱 교수는 “현재 수술을 진행해도 항문을 살릴 수 없는 상태고, 암세포는 1~3년 뒤 다시 자랄 수도 있다”며 “항문 보존을 위해서는 수술을 미루고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환자 A씨는 약간의 직장암 세포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치료 반응이 좋은 상태여서 일단 항문을 보존키로 한 것입니다. 환자와 가족은 가장 궁금한 향후 치료 방향에 대해 의료진들에게 물었습니다. 

방사선종양학과 이혜빈 교수는 “기대했던 만큼 현재까지 치료 결과가 좋다”며 향후 보조적인 항암치료에 대해 의견을 냈고, 종양내과 구 교수는 “우선 수술 없이 먹는 항암제로 4개월 간 치료하는 게 긍정적일 것 같다. 추가적인 항암치료를 병행하면서 정기적인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향후 진료 방향에 대해 이해를 구했습니다.

환자 A씨는 항암 치료를 진행하면서 우선 향후 1~2년 간은 2~3개월 마다, 이후 재발의 증거가 없으면 간격을 넓혀 약 5년 동안 정기적으로 MRI‧CT‧내시경 검사를 통해 상태를 추적‧관찰할 예정입니다. 

▶실질적 다학제 통합 진료 시스템 구축 

다학제 통합 진료는 여러 진료과목의 전문의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한 가지 질병에 대해 긴밀한 토론을 진행하는 진료 시스템입니다. 암 같은 난치병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 치료법을 찾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다학제 통합 진료에서는 진단 뿐 아니라 △수술적 관점 △방사선 치료적 관점 △항암 약물 치료적 관점에서 의료진 간 다양한 의견을 공유, 최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환자는 다학제 통합 진료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치료법을 제공받을 수 있어서 긍정적인 치료 결과는 물론, 시간‧노력‧비용 측면에서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환자‧보호자가 궁금한 내용을 다학제 통합 진료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의료진에게 물어보고, 설명을 들으며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다학제 진료는 모든 암 환자가 진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진료과 의사들의 의견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진행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암 다학제 진료 팀 

대표적인 소화기암에는 △위암 △대장암 △간담췌암이 있습니다. 2018년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국내 암 발병률 1위고, 대장암은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위암과 대장암은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이 높습니다. 각각 77.0%, 74.3%로서 환자 10명 중 7~8명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처럼 암 완치율이 높아지는 요소 중 하나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서 적용하는 다학제 통합 진료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암이 늦게 발견돼 치료 결과가 안 좋은 간담췌암의 5년 생존율은 △간암은 37.0%, △담도암 28.8% △췌장암 12.6%로 낮습니다. 하지만 다학제 진료를 통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습니다. 

① ‘대장암 직장암’ 다학제 진료팀

대장암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심한 환자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여러 진료과 전문 의료진이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대장암 다학제 진료팀은 대장항문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진단과 치료에 관여하는 교수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장암 팀의 많은 의료진은 각 대장암 환자의 다양한 증상에 따른 최적화된 치료법을 찾습니다.

② ‘위암’ 다학제 진료팀 

위암의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위해 소화기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함께합니다. 특히 환자에게 적합한 검사와 치료를 토론하고 결정해서 최상의 치료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③ ‘간담췌암’ 다학제 진료팀

간담췌 질환은 장기가 복잡하고 섬세하게 모여 있는 위치에 발생하는 쉽지 않은 암입니다. 때문에 진단 과정부터 협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암 변이도 많아서 치료 과정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간담췌암 팀은 진단, 항암 약물, 중재술, 방사선 치료와 관련된 의료진들로 구성돼 다양한 치료 방식을 조합,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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