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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기형과 마음을 동시에 치료하는 의사
얼굴기형과 마음을 동시에 치료하는 의사
소이증(小耳症) 재건술 명의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2.04.28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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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갑성 교수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탓에 1년 365일,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누구나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불편한 마스크일지라도 필요할 때 바로 착용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귀가 작거나 모양이 변형된 ‘소이증(小耳症)’을 갖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소이증을 치료 받기 전인 아이들은 귀에 마스크를 걸 수 없어서 매번 끈 등으로 묶어서 착용해야 합니다. 소이증 아이들도 또래처럼 언제든 마스크를 썼다 벗고 싶어 합니다.

소이증 재건수술 명의(名醫)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는 타고난 소이증 때문에 몸과 마음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귀를 선물합니다.

오 교수가 본래 귀와 흡사하게 만들어준 예쁜 귀에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만족감과 자신감이 커집니다. 특히 아이들이 잊었던 밝은 미소까지 찾아주는 오 교수는 새로운 인생 처방사이기도 합니다. 

오갑성 교수는 선천적으로 귀가 없거나 작게 태어난 아이들에게 두 차례의 수술을 통해 아름다운귀를 선사합니다.

오 교수의 귀 재건성형술 결과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이 어울립니다. 재건성형은 성형외과 중에서도 신체의 기능과 모양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오 교수는 귀 성형, 얼굴 윤곽 성형 등 두개안면 성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성을 키웠습니다.

그런 오 교수가 1988년 지방공사 강남병원(現 서울의료원)에 성형외과를 처음 개설해서 재건 성형에 몸을 담은 후 1992년에는 백병원에서, 그리고 2001년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했고, 2021년 2월 정년을 맞이한 후 2021년 3월부터는 강북삼성병원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오 교수는 소이증을 비롯해서 △거대 모반(큰 반점) △구순구개열 △턱 기형 △얼굴 비대칭 등 두개안면 성형 분야 대가로, 환자들에게 밝은 얼굴을 찾아줍니다.

얼굴기형 때문에 웃음을 잃었던 아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꽃피게 하는 ‘희망 전도사’ 오갑성 교수에게 국내 소이증의 현황과 치료법, 진료철학에 대해 들었습니다. 

▶귀가 정상보다 훨씬 작고 변형된 ‘소이증’

소이증은 귀가 정상보다 훨씬 작고 모양이 변형돼 있는 선천적인 기형을 말합니다.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신생아 60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남녀 비율은 2:1로 남아에게서 약 2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하지만 양측으로 오는 경우도 있어서 대개 우측:좌측:양측 비율이 6:3:1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소이증은 태생 5주 때 귓바퀴를 형성하는 시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기는데, 원인은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우선 임신부 뱃속 태아가 안면이 생기는 과정에서 국소 출혈 등에 따른 귀의 형성부전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아울러 임신 초반인 4~8주 내에 약물, 방사선 조사, 풍진 같은 바이러스 감염 등에 노출돼도 생길 수 있으며, 고령 출산도 영향을 줍니다. 현재까지 유전과 특정 염색체 이상에 따른 것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오갑성 교수는 “소이증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맘고생이 이만저만 아닐테지만 소이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가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귀 재건 수술과 함께 아이 열등감도 보듬어야  

소이증에 따른 귀 재건수술은 보통 본인의 갈비뼈 연골로 귀 모양을 만들어서 이식합니다. 소이증 수술은 아이 상태에 따라 적어도 6개월 이상 간격으로 2~3회 진행합니다. 

오갑성 교수는 “수술 시기는 정상귀의 모양이 어느 정도 완성되는 8세 무렵에 하는 것이 좋다”며 “이 시기에 갈비뼈 연골이 귀 재건에 쓰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건강한 반대편 귀는 어른 귀 크기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귓바퀴인 외이 모양은 3차원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게 생겼습니다. 때문에 소이증 환자에게 좋은 모양의 귀를 만들어 주는 것은 고난도 수술입니다. 

소이증이 있으면 바깥에 보이는 외이뿐만 아니라 청각 기능에 필요한 귀 안쪽 부분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이와 함께 중이‧내이 기형이 함께 나타나면 기형의 정도에 따라 대부분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난청이 동반됩니다. 난청은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쳐서 조기에 난청 및 언어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소이증 재건수술은 성형외과와 이비인후과 함께 진행합니다.

일측성인 경우는 성형외과에서 1차로 귀 연골틀 삽입술을 시행하고 6개월 이상 경과관찰 후 연골이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이비인후과에서 귓구멍 만드는 수술을 시행한 6개월 후 성형외과에서 귀 거상술을 하게 됩니다. 

부모들은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가 소이증으로 진단 받으면 당혹스러운 감정은 물론 죄의식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나아가 아이를 당장 수술시켜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소이증의 적정 수술 연령은 8세입니다. 이런 이유로 소이증이 한쪽에만 있는 일측성이면 8세 전까지는 의학적인 치료가 불필요하고, 아이의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습니다.

양측성이면 8세 이전까지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청력 손실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갑성 교수는 “특히 수술 시기까지 아이가 열등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와서 진료를 통해 ‘의사 선생님이 해결해줄 수 있다’는 설명으로 아이를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가 어린 나이에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모와 의사의 역할인 것입니다.

▶수술 경험 풍부한 의료진 선택 중요 

 오갑성 교수는 “얼굴기형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살아있지만 죽고 싶은 심정인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분들을 치료하는 곳이 성형외과”라고 말합니다. 오 교수를 만난 얼굴기형 환자들은 대부분 절망의 문턱에서 마지막 희망을 찾습니다. 

오갑성 교수는 성형외과 중에서도 선천적 귀 기형인 소이증 재건술 명의입니다. 20여 년간 약 2000건의 소이증 수술을 집도했습니다.

소이증은 작은 귀뿐만 아니라 심한 난청과 이에 따른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재건 성형이 꼭 필요합니다.

선천성 얼굴 기형을 안고 있는 사람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오 교수의 노력은 연구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이증 진단 및 치료 수술과 관련, 15건의 SCI(과학기술 논문인용색인) 논문을 저술했습니다. 성형외과 영역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성형재건 학술지에는 오 교수의 수술 가이드라인이 게재됐습니다.

30여 년 소이증 수술 외길을 걸으며,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오갑성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받은 상에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오 교수는 2020년 12월 31일,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교수상’을 수상하며 진료•연구•교육•봉사면에서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소이증 수술 성패 팀워크가 좌우

오갑성 교수는 소이증 수술은 성형외과를 비롯해 이비인후과와의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오 교수가 외이를 만들면 이비인후과 교수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외이도를 만드는 순차적인 협진이 필요합니다.

오 교수는 이비인후과와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협진을 위해 이비인후과 장선오 교수와 외래 진료 일정을 맞췄습니다. 외이재건은 성형외과에서, 청력 향상을 위한 귓구멍 수술은 이비인후과에서 시행합니다. 

소이증은 외이재건을 위해 성형외과에서 가슴연골을 조각해 피부 밑에 삽입하는 1차 수술을 시행하고, 6개월 이상 경과 관찰 후 붓기가 가라 앉아 귀 모양이 이루어지면 이비인후과에서 귓구멍을 뚫는 외이도 수술을 진행합니다.

그 후 6개월 내지 1년 후 2차 외이 거상술을 성형외과에서 시행하면 비로소 소이증 수술이 마무리 됩니다. 

이 순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2차 외이 거상술을 먼저 시행한 후, 귓구멍을 만드는 수술을 할 수 도 있습니다. 때때로 청력 회복을 우선시하여 성형외과에서 1차 수술(늑연골이식술)을 하기 전에 귓구멍을 만드는 수술을 먼저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때는 귀 형태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비유해보면 새 천을 갖고 옷을 만들면 예쁘게 만들 수 있지만 구멍 난 천을 가지고는 예쁜 옷을 만들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만, 양측성 소이증인 경우는 청력 회복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야 하기 때문에 귓구멍 수술을 먼저 해야 합니다.

“수술을 서두르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환자들의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줄이면서 긍정적인 수술 결과를 이끄는 게 중요하다”고 수술 방침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 2~3회 진행하는 소이증 수술 과정

-한 쪽 갈비뼈 연골 3~4개를 채취한다
-연골을 귀 형태로 조각해서 틀을 만든다
-귀 주변 피부를 들추어서 귀틀을 삽입한다
-약 6개월 후 피부에 붙어있는 귀틀을 들어 올려서 세운다
-귀의 형태 등 전체 모양을 다듬어 준다 
-필요한 경우 이비인후과 의료진이 외이도를 만든다 

오 교수는 “한 분야의 명의가 나오려면 오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정년 후에도 건강이 수술을 허락하는 날까지 열심히 소이증 재건술을 할 계획”이라며 “언젠가 제가 사라져도 재건술로 얻은 새로운 귀로 생명과 삶이 다시 태어난다면 의미가 있는 삶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이증 재건술 명의 오 교수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를 읊었습니다. 

오갑성 교수는 “병을 고치면 소의,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고치면 중의, 또한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고치면 대의다. 앞으로 소이증 어린이들을 위해 모든 수술 노하우를 쏟아 부을 것”이라며 “환자들에게 ‘오갑성 교수를 만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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