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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유전적으로 정신질환 위험 높을 수 있어
천재는 유전적으로 정신질환 위험 높을 수 있어
창의성 & 정신 장애, 유전자 많이 공유‧‧‧우울증은 96% 일치
25개 유전 변이 발굴‧‧‧뇌 해마‧대뇌 피질에 영향 미칠 가능성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4.03.13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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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창의성이 남달라서 천재로도 불리는 예술가‧과학자들은 정말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에 많이 걸릴까?

수십만 명의 유전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창의성과 정신 장애는 유전자 변이를 많이 공유해서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창의성을 보이는 유전자 변이는 우울증과 96%나 일치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 공동 연구팀(김혜진‧안예은‧윤주현 연구원)은 창의성과 정신 장애 간의 유전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 정신의학 학술지 ‘Psychiatry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주목할 만한 성과는 창의성과 정신 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혔다는 것이다.

명우재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았고,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힌 연구 결과”라며 “향후 정신 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밝혀진 유전적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만 설명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창의성, 정신 장애 그리고 유전자 변이

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발견하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개념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능력이다.

예술‧건축‧과학 등 독창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수많은 직업군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이 같은 창의성은 정신장애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역사에서 천재로 불리는 과학자‧예술가의 상당수가 정신 질환을 겪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 여러 관찰 연구에서 예술가 집안에서 우울증‧양극성장애가 흔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공동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가한 유럽인 24만여 명의 351개 직업에 기계 학습(머신 러닝) 기법을 적용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직업에 기반한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자 변이를 찾았고, 이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특히 창의성과 관련 있는 유전자 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 정신 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96%의 유전자 변이를 공유했다.

그러나 해당 유전자 변이가 창의성과 정신 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단순히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 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는 다른 결과다.

때문에 같은 유전자 변이가 개인별로 다르게 작용하는 기전을 밝히면, 창의성뿐만 아니라 정신 장애의 유전적인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홍희 교수는 “기존의 창의성 측정법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코호트 참가자들의 직업 조사 결과와 기계학습 모델을 기반으로 창의성을 정의함으로써 대규모 유전 분석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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