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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해도 60% 사망 ‘에크모’ 필요 없는 환자 선별
치료해도 60% 사망 ‘에크모’ 필요 없는 환자 선별
급성 호흡부전 환자 사망률 예측 AI 모델 개발
환자, 합병증 위험↓‧‧‧의료진, 적합한 치료 선택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4.03.08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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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국내 연구진이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게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는 에크모(ECMO) 치료 시 사망률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급성 호흡부전 환자는 에크모 치료에도 불구하고 약 60%가 사망한다. 때문에 이번에 개발한 모델을 환자에게 적용하면 에크모 치료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경우를 식별해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에크모 치료를 피할 수 있다.

의료진도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성윤·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이하은 연구원)은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게 체외막 산소 공급 장치인 에크모(ECMO)를 적용하기 전 인공지능(AI) 기술인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사망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해서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는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의 에크모 치료 적용에 대한 머신러닝 모델 연구는 이 분야에서 최초로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흡기 및 폐질환 국제학술지 ‘BMJ respiratory research’에 게재됐다.

에크모는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해서 혈액을 환자 몸에서 빼내 체외 산화장치에서 산소를 혈액에 주입하는 동시에, 혈액 속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후 다시 환자 신체로 돌려보내는 생명유지 장치다.

허벅지‧사타구니 등 큰 혈관에 삽관하며 △정맥에서 혈액을 빼내 정맥으로 다시 넣는 VV-ECMO △정맥에서 혈액을 빼내 동맥으로 넣는 VA-ECMO가 있다.

에크모는 환자 생명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인데, 치료를 받는 동안 전신의 △염증 반응 △감염 △응고 질환 △대사 문제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에크모는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사망률도 60% 이상에 달한다.

때문에 에크모 치료 시 사망률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에크모를 써도 생존율이 매우 낮은 환자는 위험한 부작용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현재 임상 현장에는 사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가 있어도 이들에게 에크모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다.

PRESERVE 또는 RESP 점수를 참고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서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다.

PRESERVE 점수는 환자의 △나이 △체질량지수 △면역 상태 등 8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6개월 생존율을 예측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다.

반면 RESP 점수는 12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높다.

이에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16개 3차 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은 급성 호흡부전 환자 368명을 연구했다.

특히 환자들의 다양한 생체 신호와 임상데이터에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서 90일 이내 사망률을 예측하는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과 ‘라이트 그라디언트 부스팅(LGB)’을 개발했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에서 수집한 40가지 특성이다.

연구팀은 이번 예측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내‧외부 검증을 통해 기존의 에크모 생존 예측 모델인 RESP, PRESERVE와 비교했다. 평가 지표는 AUROC(area under the ROC curve)를 사용했다.

AUROC는 어떤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특정 검사 도구의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이다. 주로 인공지능 러닝모델의 성능평가 지표로 사용한다.

환자들의 90일 사망률을 예측한 결과 AUROC 수치는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 모델이 0.82, ‘라이트 그라디언트 부스팅(LGB)’ 모델이 0.81로 나타났다.

기존 모델인 RESP(0.66), PRESERVE(0.71)보다 높은 점수다. 외부 검증에서도 ‘익스트림 그라디언트 부스팅(XGB)’ 모델이 0.75로서 RESP(0.70), PRESERVE(0.67)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호흡기내과 임성윤 교수는 “이 모델은 에크모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식별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시기에 제한된 에크모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의료진이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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