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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바이오프린터, 코 줄기세포로 목 기관 만들어
3D 바이오프린터, 코 줄기세포로 목 기관 만들어
“세계 최초 인공 인체 장기이식 임상시험 성공”
국내 연구진 성과‧‧‧많은 난치성 질환에 활용 기대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4.03.07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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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국내 공동 연구진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 코의 줄기세포로 공기가 드나드는 인공 기관(trachea)을 제작해서 기관 결손 환자에게 이식한 결과 생착에 성공했다.

코 줄기세포가 3D 바이오프린터의 잉크 역할을 한 것이다. 이는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인공 인체 장기이식’ 임상시험 성공 사례다.

다양한 기관의 많은 연구자들이 약 20년 간 뚝심 있게 프로젝트를 진행한 성과다.

이번 결과는 난치성 질환으로 신체 일부가 손상된 환자 치료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 의대 김성원 교수 연구팀은 작년 8월 타인의 성체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에게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을 이식했고, 수술 후 6개월의 추적 관찰 결과 성공적인 생착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비인후과 김성원 교수, 박선화 박사, 갑상선내분비외과 배자성 교수)의 주도로 △가천대학교(이진우 교수) △티앤알바이오팹(윤원수 대표, 김인호 박사)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비인후과 남인철 교수)과 포스텍(조동우 교수)도 참여했다.

약 20년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성체줄기세포 기반 환자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실용화 연구다.

인공 기관은 ‘서울대교구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서울성모병원 바이오의약품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세포생산실’의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 공정을 통해 실제 성체 줄기세포‧연골세포를 바이오 프린팅해서 3차원 맞춤형으로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기관을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에게 이식해 치료에 성공한 것이다.

김성원 교수는 “살아있는 타인의 성체줄기세포를 3D 바이오프린팅 정밀공학기술을 적용해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환자 맞춤형 인공 인체 장기 이식 임상시험 성공 사례”라며 “인공 장기 이식 실용화 기술 발전에 토대를 이루고, 향후 추가로 진행할 각종 난치성 질환에 대한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관 결손’ 되돌리기 힘든 난치병

기관(trachea)은 기도의 제일 윗부분을 말한다. 목에서 흉부까지 연결된 튜브 형태의 구조물이다.

공기의 유입과 유출이 이뤄지고, 기관지 속 분비물을 배출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갑상선암을 비롯해서 △두경부암 △선천성 기형 △외상 등으로 좁아지거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두경부암은 수술 과정 중 기관을 같이 제거하기도 한다. 또 중환자실 치료를 위한 기관 삽관술‧절개술을 받은 환자는 기관 협착이 잘 발생한다.

기관 결손 치료 방법은 수술이 복잡하고 위험하다. 특히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기관을 복원할 수 없다.

때문에 기관 골격 구조 재건과 동시에 기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재건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식용 장기‧조직 만드는 ‘3D 바이오프린팅’

연구팀에 따르면 타인의 성체줄기세포와 생체재료‧정밀공학기술을 접목한 이번 연구는 생체고분자를 이용해서 외형이 유사한 인체 장기 모사체를 만들어 수술 시뮬레이션하거나, 의치‧보청기 등의 보장구 외형 및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기존 3D 프린팅과는 다르다.

살아 있는 세포를 실제 장기‧조직의 구조와 유사하게 세포 프린팅해서 활성화된 이식용 장기와 조직을 만드는 3D 바이오프린팅 방법이다.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환자 이식용 인공 기관을 제작해, 환자에게 적용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선 코막힘 증상 치료를 위해 많이 이뤄지는 ‘코 하비갑개 수술’ 과정서 폐기된 인체 조직을 재활용, 새로운 기능성 성체줄기세포 공급원으로 사용했다.

인체 연골 중 가장 기본적인 연골인 ‘초자연골(硝子軟骨)’ 재생을 위한 연골세포도 코 중격 수술 과정에서 폐기된 인체 연골조직으로부터 분리‧배양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동종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공 장기 제작과 이식에 대한 안전성을 모두 확보했다.

우선 2021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계획서(IND‧investigational new drug) 승인, 2022년 1월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승인을 획득해서 안전성‧유효성에 대해 사전 검증을 받았다.

또 2021년부터 시행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지원사업’이 이뤄졌다.

▶20년간 이뤄진 장기 연구 결과

동종 성체줄기세포 기반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 이식 수술 모습.
동종 성체줄기세포 기반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 이식 수술 모습.

이번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는 2003년부터 시작한 사람 신경능 유래 코 줄기세포의 분리·배양 및 분화능 등의 특성 연구를 기반으로 한 각종 인체 조직 재생 연구에서 발전했다.

연구팀이 진행했던 ‘호흡 기도(기관) 재생을 위한 환자 맞춤형 바이오프린팅 기관 실용화 임상연구’는 2004년 사람 코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와 연골세포를 기반으로 한 3D 바이오프린팅 연구로, 가톨릭대와 포스텍 연구진이 공동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5년 포스텍-가톨릭대 의생명공학연구원이 설립되면서 해당 분야의 연구가 활성화됐다.

2014년에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바이오프린팅 실용화 기반 기술개발)을 통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천대학 △포스텍 △(주)티앤알바이오팹 공동 연구팀이 정부 지원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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