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기존 방법보다 수술 시간이 짧고, 천공 등 합병증 위험이 없는 새로운 각막이식 수술법을 개발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이 ‘망막반사를 이용한 앞부분층 각막이식’을 고안했다고 6일 밝혔다.
‘망막반사’는 눈의 망막에서 빛이 반사되는 현상이다.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 ‘코니아(Cornea) 1월호에 게재됐다.
황 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은 앞부분층 각막이식술(Deep anterior lamellar keratoplasty) 중 수술 현미경을 통해 망막반사를 보면서 각막 절개 깊이를 판단하고, 가능한 깊이 절개해서 각막을 앞뒤로 분리하는 방법이다.
수술 과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수술할 눈의 동공을 확장시킨 후 수술 칼(Crescent blade)로 각막 주변부를 절개한다.
이어 칼날 주변으로 보이는 망막반사를 참조해서 가능한 깊이 절개해 들어간다. 이 절개면을 기준으로 각막 박리기(corneal dissector)를 이용해, 각막을 앞·뒤로 분리한다.
혼탁한 앞의 각막을 원형 칼로 제거하고, 공여자의 각막을 봉합해서 앞부분층 각막이식을 마무리한다.
연구팀은 각막반흔 또는 원추각막으로 앞부분층 각막이식이 필요한 환자 18명에게 이 방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수술 시간은 86분으로 비교적 짧았고, 데스메막 천공이 한 건도 없었다. 데스메막 천공은 각막의 가장 안쪽 층인 데스메막이 터지는 합병증이다.
특히 수술 후 시행한 각막단층촬영에서 기증 받은 각막과 수여 각막의 경계가 매우 매끈했으며, 수술 후 평균 시력은 0.23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황 교수는 “이 수술법은 혼탁한 각막을 최대한 안전하게 제거한 후 공여 각막을 이식해서 앞부분층 각막이식의 성공률을 높인다”며 “각막 이식의 중요한 합병증인 데스메막 천공을 크게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