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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고막천공‧언어발달지연 합병증 막아야 해요
난청‧고막천공‧언어발달지연 합병증 막아야 해요
아이 감기에 달려온 ‘중이염’ 치료 & 관리
  • 정별 기자
  • 승인 2024.02.28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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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콜록~” 아이들은 성인보다 면역력이 취약해서 감기 같은 감염 질환에 잘 걸립니다. 겨울뿐 아니라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감기 때문에 진료를 받는 아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중이염’ 진단도 받습니다. 귓속에 염증이 발생한 중이염은 흔한 소아 감염 질환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이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이염이 잘 치료되지 않아서 몇 개월간 지속하면 '만성 중이염'으로 넘어가, 귓속 조직이 손상되고 다양한 합병증을 부릅니다.

난청이 생겨서 언어 및 인지 기능 등 성장발달에 악영향을 주고, 고막에 구멍이 뚫리기도 하며, 이명과 어지럼증, 아주 심한 경우에는 뇌막염 등 중증 합병증도 동반합니다.

우리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자주 따라오는 중이염을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와 만성화 되는 것을 막는 치료‧관리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귀의 흔한 감염 질환 ‘중이염’ 

‘중이(中耳)’는 글의 뜻처럼 가운데 귀로서 귓속의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 공간입니다. 여기에 염증이 발생하면 감염 질환인 ‘중이염’으로 진단합니다.

중이염은 발병 후 경과 기간에 따라서 △급성(3주 이내) △아급성(3주~3개월 이내) △만성(3개월 이상)으로 나눕니다.

급성 중이염은 대부분 세균‧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나타납니다. 중이에 감염이 발생하면 그 영향으로 고막 안쪽에 점점 고름이나 체액이 쌓일 수 있고, 초기에는 △먹먹함 △통증 △발열 △난청 △이루(진물이 흘러나옴)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김민범 교수는 "이러한 중이염은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의 기능장애 △아데노이드 증식증 △감기‧인후염 같은 상기도 호흡기 질환 △간접흡연 노출 △면역기능 저하 △알레르기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 등이 주된 발병 요인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관은 귀 안의 공간과 코 뒤편을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이관은 중이의 환기를 담당하고, 중이의 압력이 바깥귀의 압력과 같게 조절합니다. 이관은 닫혔다가 열리기를 반복하면서 귀 안의 압력을 대기와 같게 조정, 압력으로부터 귀를 보호하고 축적된 귀 분비물도 배출합니다.

특히 중이염은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감염 질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 중이염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133만6004명에 이릅니다.

이중 9세 이하가 약 45%로 절반가까이 자지, 환자 10명 중 4~5명이 아이들입니다. 중이염을 소아 질환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3세 이하 소아 3명 중 2명이 1회 이상 △3명 중 1명이 3회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력이 감소하는 6개월이 지나며 발병 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해서 2세 전후에 가장 많이 걸립니다. 

이어 4~7세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10세 이후에는 발병빈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범 교수는 "첫 발병이 2세 이전인 환자는 2세 이후 환자에 비해 반복적으로 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계절적으로는 겨울부터 초봄 사이에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왜 중이염에 취약할까?

그럼 아이들이 중이염에 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약한 면역력과 이관의 구조적인 특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어린 소아의 면역계는 완성된 상태가 아닙니다. 때문에 바이러스‧세균이 신체에 침투하면 잘 싸우지 못하고 중이염을 비롯한 감염 질환에 취약해지는 것입니다.

이관의 구조적 특징도 아이들의 중이염 발생에 영향을 줍니다. 성장기 어린이는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이 수평이면서 짧습니다. 이 같은 이관의 구조 때문에 중이염 주요 원인인 세균과 바이러스가 더 잘 침투합니다.

아울러 이관이 성인보다 좁은 것도 중이염과 관련 있습니다. 환기는 물론 귓속 체액 등 분비물이 원활하게 빠져나가기 힘든 것입니다.

김민범 교수는 "결국 세균과 바이러스 증식이 잘 되고, 중이염 때문에 이관이 부으면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아데노이드 증식증이 있는 경우 이관의 환기 작용을 방해하고, 세균‧바이러스 감염의 통로가 돼 중이염에 취약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합병증 부르는 ‘만성 중이염’ 막아야

아이들이 감기 등 호흡기 감염 후 중이염을 많이 진단 받습니다. 때문에 으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이제부터라도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김민범 교수는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서 증상이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면서 3개월 이상 이어지면 ‘만성 중이염’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성 중이염은 귀에서 고름(이루)과 체액이 흘러나오는 것은 물론 △난청 △고막 천공 △이명 △뇌막염 △안면마비 △어지럼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만성 중이염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고막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성 만성 중이염’, 고막 뒤 중이에 물이 차는 ‘삼출성 만성 중이염’, 고막 안쪽에 진주 모양의 종양이 생기는 ‘진주종성 만성 중이염’입니다. 이 가운데 삼출성 중이염이 가장 흔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건강 문제를 부르는 중이염을 조기에 치료 받으려면, 아이의 중이염 의심 증상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아이가 어려서 표현이 서툴면 아이가 중이염 때문에 보이는 평소와 다른 행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선 감염성 질환인 중이염이 찾아오면 열이 날 수 있습니다. 또 귀 통증 때문에 귀를 잡아당기고, 평소보다 많이 울고, 깊게 잠들지 못하기도 합니다.

김민범 교수는 "중이염 증상이 심하면 귀에서 액체가 흘러나오고, 균형을 잘 잡지 못할 수도 있다"며 "조용한 소리에 반응하거나 듣는 것이 평소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항생제’는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

어린이들의 중이염이 악화해서 만성 중이염이 되면 난청 등 다양한 귀 문제가 생겨서 언어‧인지기능 등 성장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진의 치료에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이염이 반복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의 경우 항생제 사용에 대한 궁금증이 많습니다. 급성 중이염 치료는 크게 △항생제 요법 △대증 요법 △고막절개 등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 처치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 아이가 처지거나, 지속적인 통증이 있고, 39℃ 이상의 발열을 보이는 ‘중증 급성 중이염‘ △6개월 이하 영아 △24개월 이내 급성 중이염 확진 △고막 천공 및 이루 △동반 질환에서 항생제가 필요할 때 △최근 항생제를 이미 복용한 경우 △2~3일 후 추적 관찰이 불가능한 상황 등입니다.

이 같은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가 치유 속도를 단축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어 대증 요법은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상황이 아닐 때 초기 처치로써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2~3일간 통증과 발열에 대해 적절한 해열 진통제를 통해 조절하는 것입니다. 특히 적어도 2~3일 후에는 반드시 추적 관찰을 해서 증상이나 고막 소견의 호전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김민법 교수는 "중이염이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악화해서 합병증 발생이 예상되거나, 만성화돼서 삼출성 중이염이 3개월 이상 지속하고, 청력검사에서 청력이 저하되는 등 언어발달 지연의 가능성이 있으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흔한 수술적 치료는 환기관을 삽입하는 것인데,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해서 귓구멍 안으로 매우 작은 환기관을 외부 절개 없이 삽입합니다. 시술 시간은 1~20분 정도로 짧지만 소아의 특성상 전신 마취가 필요합니다.

환기관 삽입술은 중이 안쪽에 체액이 고이는 것을 예방하고, 귓속이 잘 환기되도록 도와서 중이염을 개선합니다. 환기관은 빠질 때까지 외래에서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6개월이나 1년 정도 지나면 저절로 빠져 나오며, 이 기간에는 대부분 다른 약물 치료가 필요치 않습니다. 

아울러 만성 중이염 상태에 따라 중이 조직의 염증이나 진주종을 제거하고, 고막을 재생하는 수술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Doctor's Pick!

중이염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예방이 중요합니다. 우선 주요 발병 원인이 세균‧바이러스 감염을 줄이기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잘 지키고,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중이염 진단 후에는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항생제나 대증 치료를 선택해서 치료하며, 중이염의 호전이나 악화를 치료 중에 꼭 확인해야 합니다. 

만성 삼출성 중이염으로 환기관 삽입 수술을 받았다면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귓구멍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관리 합니다. 아울러 환기관이 저절로 빠져 나올 때까지 외래에서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며, 청력 변화와 만성 중이염으로의 진행을 체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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