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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궁금증 풀이] ㉞ 부기 빼는데 효과적인 호박? 채소 호박 vs 보석 호박
[한의학 궁금증 풀이] ㉞ 부기 빼는데 효과적인 호박? 채소 호박 vs 보석 호박
  • 정별 기자
  • 승인 2024.02.2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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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몸의 부기가 빠지라고 호박 즙이나 호박 달인 물을 복용하는 산모들이 많습니다. 수술 후 부종 개선에도 호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호박이 체내 수분을 배출하는 이뇨작용이 우수해서 부기를 빼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종에 효과가 있는 호박은 넝쿨에 달리는 채소 ‘호박(南瓜)’이 아니라, 송진이 굳어서 화석이 된 보석 ‘호박(琥珀)’입니다. 두 ‘호박’이 동음이의어여서 아주 오래 전 언젠가부터 부기를 가라앉히는데 채소 호박을 달여 먹게 된 것입니다.

채소 호박은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A‧C가 풍부하고, 녹황색 채소‧과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과 미네랄이 많아서 챙겨 먹으면 좋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채소 호박’과 ‘보석 호박’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보석 ‘호박’의 효능과 기록들  

보석인 ‘호박(琥珀‧Succinum)’은 홍송지(紅松脂)라고도 합니다. 소나무과 식물의 수지가 땅속에서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화석이 된 것입니다. 호박의 효능에 대한 첫 기록은 위진 시대의 의학서 ‘명의별록(名醫別錄)’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호박이 따뜻한 성질의 약들과 함께 사용하면 어혈(瘀血)을 풀고, 소변이 불편한 증상을 치료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후 여러 의학서에서도 호박이 복부 종괴를 없애고, 산후 어혈에 따른 복부 통증을 개선한다고 전합니다. 어지럼증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몸이 건조하고, 속에 열이 있으며, 혈이 부족해서 소변이 안 나오는 사람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의점도 언급돼 있습니다.

▶채소 호박 vs 보석 호박, 혼동하게 된 이유 

그럼 왜 채소 호박과 보석 호박을 혼동해서 사용하게 됐을까요?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7세기의 조선 의학서 ‘주촌신방’은 흔히 구할 수 있는 약재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처방‧처치법를 다뤘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호박고(琥珀膏)의 내용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큰 호박의 뚜껑을 열고 껍질을 벗긴 뒤 약재 가루를 그 속에 넣고, 새끼줄로 단단히 묶어서 황토를 바깥에 발라 충분히 익혀‧‧‧’

이 같은 내용은 채소 호박을 묘사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작지만 아주 단단한 보석 호박(琥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전래본에는 같은 내용이 ‘남과고(南瓜膏)’의 항목에 나옵니다. 즉 채소 호박인 남과(南瓜)에 대한 내용입니다. 

다른 조선 의학서 ‘의방합부(醫方合部)'에도 비슷한 경험방이 호박고(胡朴膏)라는 이름으로 명기돼 있습니다. 특히 호박을 채소인 '남과(南瓜)'라고 썼다가, 화석인 '호박(琥珀)'으로도 표기하고, '호박(胡朴)'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결국 채소 호박(南瓜)과 보석 호박(琥珀')이 음차된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혼란이 생기고, ‘채소 호박’과 ‘보석 호박’의 효능도 섞어서 활용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안정은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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