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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하는 노동절 ‘명절 증후군’ 줄이는 가족 간 ‘이것’
매년 반복하는 노동절 ‘명절 증후군’ 줄이는 가족 간 ‘이것’
  • 정별 기자
  • 승인 2024.02.07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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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고유의 명절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곧 다가올 설과 추석이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그러나 즐거워야 할 명절만 되면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스트레스성 질환인 ‘명절 증후군’입니다. 명절 증후군에 따른 두통‧짜증‧복통‧우울감 같은 증상은 이르면 명절 1~2주 전부터 찾아옵니다. 오랜만에 많은 가족들이 모이면서 가족 관계 이면의 갈등이 원인이 돼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명절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2주 이상 지속하면 자칫 우울증 같은 질환으로도 악화할 수 있어서 가족 간에 배려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조서은 교수의 자문으로 명절 때마다 평생 겪을 수 있는 명절 증후군을 최소화 하는 가족 솔루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명절’ 자체가 큰 스트레스 요인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 중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족이나 친‧인척 사이 갈등과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잘 대처하지 못하면 열등감, 자존감 저하 등으로 이어져서 명절은 부담스러운 연례행사로 뒤바뀝니다. 

명절 증후군은 정신의학적으로 명절이라는 사건에 불편함과 부적응 상태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대개 긴 명절 연휴 전후 2~3일 동안 증상이 가장 심합니다. 명절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증상이 개선됩니다. 

하지만 명절이 지나가도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하면 △적응장애 △우울증 △신체형장애 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신체형장애는 심리적 요인, 갈등 등 심리적 장애가 신체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주부 등 명절 준비 부담이 큰 사람들은 명절 증후군이 주부 우울증 등으로 악화하거나 만성화 되지 않게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명절 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의 ‘문화 관련 증후군(culture-related syndrome)’”이라며 “핵가족화 된 가정의 구성원들이 명절에만 갑자기 공동 가족군으로 합쳐져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육체적‧심리적 고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성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고통 커

 

명절 증후군은 우선 많은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발생하는 번잡함이나 과다한 일거리, 나아가 남녀 불평등 및 고부갈등 등이 두드러져서 나타납니다.

또 다양한 가족들 간 이면에 감춰진 시댁‧처갓집에 대한 부담감, 동서간의 경쟁 의식, 형제자매간의 비협조, 생활 경제 수준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아울러 명절 대목에 맞춰서 치솟는 물가, 고향을 오가는 길의 교통 체증까지 겹쳐서 명절 증후군의 심도를 높입니다. 특히 명절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은 많은 식구들 간에 얽혀 있는 갈등입니다.

명절 증후군에 따른 신체 증상은 △짜증 △답답함 △두통 △팔‧다리 통증 △현기증 △호흡곤란 △우울감 등 다양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주부들의 경우 음식 마련을 위해 무거운 것을 들거나 장시간 한 자세로 오래 일한다”며 “이 경우 허리‧무릎‧어깨‧목 등 관절 주변에 근육통이나 인대손상이 생길 수 있어서 휴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명절 증후군과 스트레스는 남자들에게도 찾아오지만, 보통 주부들의 70~80%가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명절 기간 중 우리 사회의 남녀 불공평이 작동하면 여성, 특히 첫째 며느리가 명절 증후군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는 뾰족한 대처법이 없으면 문제가 점점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SNS에는 명절을 ‘노동절’이라 부르며, 푸념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주부들이 명절을 맞아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가족 간 상호 배려해야 개선할 수 있어”

 

명절 증후군은 가족 간에 서로 노력해야 개선‧극복할 수 있습니다. 명절 증후군은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가족들의 배려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친지에게 ‘취업은 했으냐?’, ‘결혼은 언제하느냐?’,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 ‘둘째 계획은 없느냐?’ 같은 질문을 하며 당연한 안부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에겐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예민한 내용이어서 가급적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는 듯 한 발언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명절 기간 동안 가족 간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가사 노동 분담 △마음을 연 긍정적인 대화 △경제적인 문제 분담 △전통적 가치관의 인식 변화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첫째, 큰 며느리에게 많이 집중된 가사 노동을 모든 가족 구성원이 나눠서 분담해야 합니다. 조상을 위해 음식상을 준비는 며느리들은 손 하나 까딱거리지 않는 식구들을 보면 불만이 쌓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표현하지 못하고, 안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과 주부의 건강은 남자들의 역할을 확대해서 줄일 수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 간에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둘째, 선물‧경비 부담 같은 경제적인 부분은 가족들 형편에 맞춰서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감정이나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사전에 조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셋째, 가족 간 대화는 반드시 서로 마음을 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대개 명절 기간 중 힘들게 모여서 식사만하고, 교통사정을 핑계로 금방 헤어지는 가족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가 시작되면 곧 기분 나쁜 언쟁으로 이어지기 일쑤입니다. 

때문에 일상 속에서 가족 간 교류가 중요합니다. 온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보다, 평소 가족 개인과 개인끼리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넷째, 전통적인 가치관에 묶이지 않는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존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현재 세대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불협화음을 만듭니다.  

강승걸 교수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일수록 서로 상대의 입장을 살펴서 예의를 지키고, 대화 시 취업‧결혼‧출산 등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는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며 “가족 간에는 서로 편안한 주제로 담소를 나누고, 전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오락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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