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전성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인 ‘린치증후군’을 최대 10배나 효율적으로 선별하는 방법을 찾았다. 

린치증후군 환자는 대장암 등 다른 여러 가지 유전성 암의 발병 위험도 증가해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고비용 검사에 앞서 저렴한 비용의 검사를 우선 진행하면 진단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연구팀이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비교적 저렴한 면역조직화학(IHC) 검사를 일차적으로 실시해, 암 유전 위험을 높이는 린치증후군을 정밀 검사할 대상자를 선별하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최근 제안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에 게재됐으며, 공중보건적 측면에서 보다 경제적‧효과적인 유전성 암 검사 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국제 가이드라인 수립은 물론 향후 유전성 암 검사가 건강보험 등 제도권에 편입되는데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자궁내막암은 난소암‧자궁경부암을 포함한 3대 부인암 중 발병률이 가장 높다. 자궁내막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과도하게 노출돼서 자궁의 내벽을 구성하는 내막이 증식하며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선 타고난 유전자적 요인으로 생기기도 한다. 이때 유전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흔히 관찰되는 유전자 이상을 ‘린치증후군’이라고 한다.

린치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자궁내막암과 대장암을 중심으로 난소암 등 다양한 유전성 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한다. 가족‧친척에서도 린치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 자궁내막암 증상 특징(힐팁 DB)
-환자 90% 이상 비정상적인 질 출혈 
-체중 감소
-빈혈
-기력 상실 
-자궁 크기 증가
-암 진행 시 통증

그러나 모든 자궁내막암 환자가 린치증후군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 유전자 검사를 받기에는 비용 등 자원의 한계가 있어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조직화학(IHC) 검사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고 간편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비용의 IHC 검사로 린치증후군 고위험 환자를 1차 선별한 후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체계를 제시하고, 그 효용성을 규명했다.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18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자궁내막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 결과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 중 2~5%에서 린치증후군이 발견됐고, 고비용 정밀 유전자 검사를 전체적으로 시행하면 경제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용이 십분의 일 수준인 IHC 검사를 통해 환자를 선별한 후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면, 린치증후군을 진단받는 비율이 약 21%까지 상승했다.

김기동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의 린치증후군 비율은 소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진행하기엔 다소 비효율적이어서 검사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최수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