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정수기인 신장이 손상돼서 제 기능을 못하는 만성 신부전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노년층 환자 비율이 높은데, 인구 고령화와 맞물린 현상입니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망가진 신장 기능을 대신할 투석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간 투석 치료의 영향으로 중심정맥 협착이 심해서 투석로를 만들 수 없으면 투석 카테터를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카테터도 오랫동안 지속하면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위험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고대식 교수는 최근 이 같은 만성 신부전증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인조혈관 ‘Super HeRO’ 시술을 경인 지역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이 시술은 투석로를 만들 수 없던 말기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혈관외과 고대식 교수의 자문으로 만성 신부전 환자의 인조혈관 시술 의미와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인구 고령화로 증가하는 ‘만성 신부전’
만성 신부전은 60~70대 고령자에게 흔한 질환입니다. 3개월 이상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신장 손상이 계속 이어진 상태입니다. 평소 신체가 자주 붓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이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만성 신부전 주요 발병 원인은 당뇨병‧고혈압이며, 매년 환자가 약 8%씩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령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 특징이 국내 인구 고령화 추세와 맞물린 결과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 신부전 환자는 2017년 22만6877명에서 2022년 29만6397명으로 뛰었습니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매 주기별로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투석에 따른 합병증‧감염 위험도 주의해야 합니다. 관리에 소홀해서 말기에 들어서면 신장 이식으로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중심정맥 막힌 환자에게 필요한 ‘투석로’
혈액 투석은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며, 투석을 받는 환자에게 투석로는 생명줄과 같습니다.
투석로는 주로 팔에 자가혈관 또는 인조혈관을 이용해서 만듭니다. 하지만 중심정맥 협착이 있으면 투석로를 확보 할 수 없어서 투석 카테터에 의존해, 장기간 투석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투석 카테터를 장기간 거치하면 감염, 혈전 생성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중심정맥 협착이 있는 환자에게 투석 카테터 의존을 줄여주는 방법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고우석 교수팀이 이번에 성공한 인조혈관 ‘Super HeRO’ 시술이 그 답입니다.
▶‘인조혈관’으로 합병증 줄인 투석 가능
인조혈관 ‘Super HeRO’ 시술은 말기 신부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 받습니다. 이 시술은 최근 국내에 희소의료기기로 등록되면서, 임상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고대식 교수팀의 이번 시술 성공은 약 한 달 전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한 데모 케이스를 제외하면 국내 최초로 임상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 시술은 기존 투석 카테터에 인조혈관을 결합한 것이 핵심입니다. 환자의 우심방에 Super HeRO 제품 끝을 거치한 후 피부 밑 지방층으로 통과시켜서 인조혈관과 결합해, 환자의 위 팔 동맥에 연결합니다.
중심정맥 협착으로 팔에 투석로를 사용하지 못해서 카테터만 삽입해 발생하는 △기계적 이상 △혈전증 △폐색 △감염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게 이 시술의 장점입니다. Super HeRO 시술을 받은 환자는 투석을 보다 원활하게 받을 수 있고, 관련 합병증 발병률도 감소합니다.
혈관외과 고대식 교수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도 인조혈관 시술을 통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투석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며 “감염 위험 감소와 함께 효율적인 혈액 투석을 가능하게 해서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