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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협착 없이 협심증 ‘흉통’ 느끼는 여성 이유 찾아
관상동맥 협착 없이 협심증 ‘흉통’ 느끼는 여성 이유 찾아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 탓‧‧‧여성이 남성보다 48%↑
“혈류속도 느리고 변화 폭 작아 허혈성 심질환에 더 취약”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4.01.02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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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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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보다 관상동맥 혈관이 좁아지지 않아도 흉통을 동반한 협심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은 과학적 근거를 찾았다. 관상동맥은 심장을 왕관처럼 감싸면서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다.

여성이 관상동맥 미세혈류 기능장애 비율이 남성보다 48% 높아서 혈류 속도가 느리고, 혈관 변화가 작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김소리‧김미나 교수팀은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과 부하에 따른 미세혈류 속도의 남녀 차이를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 발생은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이를 명확히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이 연구는 Springer Nature SCI급 국제학술지인 ‘Clinical Research in Card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흉통이 있지만 증상을 유발할만한 관상동맥에는 협착이 없으면 상당수는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는 △미세혈관의 기능적‧구조적 변화 △내피 기능 장애에 따른 혈관 확장 이상 △혈관의 연축 반응 발생 시 나타날 수 있다.

여성의 심장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서 한번 박동 시 전신으로 내보내는 혈류량이 적다. 때문에 휴식을 취할 때도 적절한 심박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좌심실 박출률과 맥박수를 보인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비특이적인 흉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미세혈관 장애를 동반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성별 간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박성미 교수팀은 이 점에 주목했다.

▶“심장 질환, 성별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수립 기대”

[출처 : 123R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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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팀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흉부 증상으로 외래에 내원한 환자들 중 관상동맥 조영술 상 유의미한 협착이 없는 환자들 202명을 대상으로 미세혈관 기능장애 동반 비율과 아데노신 부하 심초음파로 측정한 관상동맥 미세혈류속도의 시간적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성 138명, 남성 64명에게 단시간 동안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약물인 아데노신을 주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관상동맥 혈류 속도 변화를 측정했다. 측정은 약물 주입 후 △1분 △2분 △3분에 심초음파로 진행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 협착이 없는 협심증 환자 중 약 40%에서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동반됐다. 특히 관상동맥 미세혈관장애 유병률은 여성 46%, 남성 31%로서 여성이 약 48% 높았다.

성별에 따른 좌심실 질량 지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아데노신 주입 전의 혈류 속도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데노신 주입 후 여성에선 관상동맥 혈류 속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했고, 남성은 급격히 빨라졌다.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의 시간에 따른 변화에서도 남녀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데노신 주입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관상동맥 혈류속도 예비능(이완기 평균 혈류속도의 변동 비율)은 남성이 △1분 후 평균 2.44 △2분 후 2.63 △3분 후 2.68로 확인됐다.

반면 여성은 △1분 후 평균 2.09 △2분 후 2.39 △3분 후 2.45로 지속적으로 낮게 확인됐다. 여성은 부하를 받아도 미세혈류 속도가 천천히 증가하고, 지속적으로 낮게 확인됐다.

병원 측에 따르면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의 남녀 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박성미 교수는 “여성이 산소 소비량과 좌심실 박출률이 더 높지만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가 더 느리고,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 확인돼서 남녀 간의 차이를 최초로 규명했다”며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허혈성 손상 및 협심증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세계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의 심장 질환에서 무증상 또는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서 내원과 진단이 늦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성별 간의 질환과 증상 양상 차이를 이해하고, 그 근거에 기반한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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