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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궁금증 풀이] ㉛ 사탕처럼 녹여 먹고, 술도 넣어요 ‘한약 제형’ 종류 & 특징
[한의학 궁금증 풀이] ㉛ 사탕처럼 녹여 먹고, 술도 넣어요 ‘한약 제형’ 종류 & 특징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3.11.22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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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몸에 병이 생기면 진단 후 약을 처방합니다. 약의 형태는 액체로 된 주사‧링거를 비롯해서 △알약 △가루약 △붙이는 패치 △바르는 연고 등 다양합니다.

환자가 앓고 있는 질환과 상태에 따라서 약이 효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한의학의 주요 치료법 중 하나인 한약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약을 만들 때 사용하는 약재의 종류와 특징에 따라서 △액체인 ‘탕제’ △알약 같은 ‘환제’ △가루형 ‘산제’ △사탕처럼 녹여 먹는 ‘트로키’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심지어 술을 넣어서 만드는 ‘주제’도 있습니다. 한약재의 종류와 처방하는 용도에 따라, 또 현대인의 니즈에 따라 만들진 다양한 한약의 약제 유형과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 빠른 액체 한약 ‘탕(湯)제’ 

‘탕제’는 한약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약재를 물이나 술 또는 물과 술을 섞은 액체에 담근 뒤 적당한 불을 이용해서 일정 시간 끓입니다. 이후 찌꺼기는 제거하고 즙만 취해서 복용하거나 외용제로 사용하는 약입니다.

탕제의 장점은 물을 넣고 달이기 때문에 유효 성분 추출률이 높고, 약물 흡수율도 빠르다는 것입니다. 

또 약재의 가감이 용이해서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빠르게 처방을 조절해서 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탕제는 끓이는 과정이 번거로우며,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파우치에 포장해서 처방되며, 최근에는 복용 편리성을 위해 스파우트 포장을 하기도 합니다.

▶한약재 말려 가루로 만든 ‘산(散)제’ 

산제는 약재들을 햇볕이나 약한 불에서 말린 후 가루를 내어 사용하는 약입니다. 복용하는 내복제와 피부에 바르는 외용제가 있습니다. 

내복용 산제는 가루약을 그대로 복용하거나, 물이나 다른 약에 타서 먹습니다. 외용 산제는 목‧코 등에 약재를 불어넣거나, 상처에 뿌려서 지혈시키고, 상처 회복을 돕는 작용을 합니다. 

최근에는 산제를 대부분 내복약으로 이용하지만, 과거에는 해표초(갑오징어뼈) 가루를 지혈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또 편도가 심하게 부었을 땐 가루 낸 약재를 대나무 대롱에 넣어 편도에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산제의 장점은 대량생산이 쉽고, 빠른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 복용과 휴대가 간편하며, 약재 전체를 복용하기 때문에 탕제에 비해 약재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가루를 복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있고, 물‧술을 이용해서 열을 가해야만 추출되는 유효 성분은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추출과 제형기술이 발달해서 한약재를 그대로 가루 내는 것이 아니라 약을 추출한 후 부형제를 넣고 수분을 건조시켜서 과립제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 경우 효과도 좋으며, 가루가 따뜻한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복용도 용이합니다. 

아울러 산제를 압착하거나 캡슐에 담아서 알약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만성 질환에 사용할 때 약효를 서서히 낼 수 있고, 휴대가 간편하며, 장기간 보관할 수 있습니다.

▶걸쭉한 반농축 한약 ‘음(飮)제’ 

음은 반농축 한약으로, 탕제에서 수분을 날려서 살짝 걸쭉하게 만든 제형입니다. 유효 성분이 농축돼 있어서 소량 복용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약을 먹기 힘든 노인이나 아이들에게 주로 사용합니다.

▶그릭요거트와 비슷한 ‘고(膏)제’ 

고제는 약재를 물이나 기름에 끓여서 농축해 만든 제형입니다. 요즘 많이 섭취하는 그릭요거트와 비슷한 점도를 갖습니다. 

복용을 위한 고제를 만드는 방법은 탕제를 만든 후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 수분을 증발시켜서 농축시키는 것이 있습니다. 또 가루 낸 약재를 반죽한 후 중탕해서 만들기도 합니다. 

고제의 대표적인 한약이 ‘경옥고’입니다. 경옥고는 인삼‧복령을 곱게 가루 내어 생지황즙과 꿀을 혼합한 후 중탕으로 72시간 가열하고, 하루 식힌 후 다시 24시간 중탕해서 완성합니다. 

외용으로 쓰는 고제는 ‘자운고’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런 외용약들은 약재를 기름에 담근 후 끓여서 약효를 우려내고, 밀랍을 넣어서 피부에 도포하기 좋은 상태의 굳기로 만듭니다. 

과거에는 피부 질환, 종기 등에 고약을 많이 썼습니다. 이런 약들은 실온에선 단단하지만 피부에 사용하면 체온의 영향으로 말랑말랑해지기 때문에 피부에 붙여 놓으면 상처나 피부를 통해 약효가 흡수돼서 국소적인 작용을 합니다.

▶동그란 고체 한약 ‘환(丸)제’ 

환제는 배합된 약재들을 분쇄해서 가루로 만든 뒤 △꿀 △물 △쌀가루풀 △밀가루풀 △약즙 등을 이용해서 원형의 고체 제형으로 만든 것입니다. 

환제는 약효 흡수가 천천히 일어나서 작용이 오래 지속하며, 복용과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끓이거나 열을 가했을 때 성분이 변하거나 약효가 줄어드는 방향성 약재들은 환의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공진단에 들어가는 사향 등의 약재들이 그렇습니다.

환제는 복용하는 방법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만듭니다. 우황청심원‧공진단처럼 입안에서 녹여가며 복용하는 약재는 꿀로 반죽해서 한 개를 4~5g으로 만듭니다. 이정도 크기의 환을 ‘탄자대’라고 합니다. 

물과 함께 삼키는 약은 더 작게 만드는데 ‘오자대(오동나무 씨앗 크기)’라고 하며, 더 작은 약은 ‘녹두대(녹두 크기)’라고 부릅니다. 

또 가루를 반죽하기 위해 넣는 재료에 따라 △꿀을 넣으면 ‘밀환’ △쌀가루풀을 넣으면 ‘호환’ △물로 반죽하면 ‘수환’ △한약재를 농축해서 반죽하면 ‘농축환’이라고 합니다.

▶술을 용매로 사용한 ‘주(酒)제’ 

주제는 술을 용매로 사용한 한약입니다. 백주나 황주에 약재를 담가 놓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찌꺼기를 버리고, 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술에 약재를 담가 끓여서 알코올을 날리는 경우는 탕제에 해당하며, 주제는 알코올이 함유된 약주를 말합니다. 십전대보주‧풍습약주 같은 보약에 적용합니다.

주제는 통증 완화를 위해 복용하거나, 타박상 등에 소독과 회복 촉진을 위한 외용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약주는 약효의 흡수는 빠르지만, 술에 ᄄᆞ른 피해가 있을 수 있고, 과량 복용의 위험도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끓여서 증류한 약 ‘약로(藥露)제’

약로의 뜻은 약의 이슬입니다. 탕약을 더 끓이면서 증발하는 수증기를 증류한 것으로, 증류약에 해당합니다. 

약이 물과 같아서 소아도 복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물에 용출이 되고 휘발이 되는 성분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서 탕약에 비해선 효과가 많이 떨어집니다.

▶부드럽게 만든 ‘연조엑스(Soft Extract)제’ 

연조엑스제는 최근 제형 기술이 발달하며 등장한 한약 제형입니다. 영어로는 ‘soft extract’, 즉 부드럽게 만든 추출물이라는 의미입니다. 

약재를 적당한 용매에 넣어서 성분을 우려낸 다음, 이 액체에서 용매를 규정된 농도로 희석해서 만듭니다. 

엑스제는 조도에 따라 △액체성 엑스 △진한 엑스 △마른 엑스로 나뉩니다. ‘액체성 엑스’는 1mL당 원료 한약을 1g 함유합니다. 

‘진한 엑스’는 실온에서 그릇을 기울였을 때 흘러내리지 않거나 약숟가락에 묻혀서 잡아당기면 실같이 늘일 수 있는 조도를 가진 것으로, 수분 함량은 15~25%입니다. 

‘마른 엑스’는 가루 또는 부서지기 쉬운 덩어리로, 수분 함량이 5% 이하입니다. 휴대가 간편하고, 물 없이 약을 짜먹기만 하면 돼서 복용이 용이합니다. 또 단맛이 첨가돼 소아나 맛에 예민한 환자도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처방에 따라 △프락토올리고당 △물엿 △고가당 등을 사용해서 당 성분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이 심하면 복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사탕처럼 녹여 먹는 ‘트로키(Troche)제’

트로키제는 사탕 형태로, 입 안에서 천천히 녹여서 복용합니다. 주로 입 안이나 인후 쪽이 아플 때 사용합니다. 

깨물어 먹거나 그냥 삼키면 충분한 약효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녹여서 복용해야 합니다. 

트로키제로 만든 주요 한약은 ‘청인유쾌환’과 ‘통비단’이 있습니다. 청인유쾌환은 △감초 △길경 △프로폴리스 △멘톨 등이 첨가된 사탕 형태의 약입니다. 

목이 칼칼하거나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의 질환으로 인후 불편감이 있을 때 많이 복용합니다. 

‘통비단’은 △창이자 △박하 △신이 등을 주요 약재로 사용합니다. 코막힘, 비염, 집중력 저하, 과도한 졸음 등에 효과적입니다. 

트로키제는 불편한 신체 부위에 직접 흡수돼서 효과가 빠르고, 약제의 보관‧복용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당뇨병‧비만 환자는 당에 예민하기 때문에 설탕이 아닌 대체당을 이용해서 트로키제를 제조하기도 합니다.

*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안정은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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