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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고혈압 ‘저항성 & 치료 불응 고혈압’의 심각성
악성 고혈압 ‘저항성 & 치료 불응 고혈압’의 심각성
“심혈관 질환 사망률 최대 5배까지 높아 치료‧관리 중요”  
고혈압학회, 팩트시트 2023 & 저항성 고혈압 진료 의견서 발표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11.0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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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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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중의 고혈압인 ‘저항성 고혈압’과 ‘치료 불응성 고혈압’에 대한 국내 진료 지침이 왔다. 

이 두 가지 고혈압은 3~5개 이상 약을 써도 고혈압이 치료되지 않는 악성 고혈압이다. 특히 심혈관 질환과 말기 신부전증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지만, 그동안 명확한 진료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이번 진료 지침은 의료진들과 환자들 모두에게 도움을 줘서 고혈압 및 심각한 합병증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혈압 팩트시트 2023(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3)을 3일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가 1998~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2002~2021년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다.

고혈압 팩트시트 2023은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혈압 △고혈압 규모 △고혈압 관리 수준 △특수 집단의 고혈압 현황 등으로 구성됐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28%, 30세 이상 성인의 33%가 고혈압이어서 약 1230만 명이 고혈압 인구로 추정된다.

이 중 고혈압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50만 명, 치료를 꾸준히 받는 사람이 780만 명이다. 

올해 고혈압 팩트시트에선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들의 혈압 분포 변화를 처음으로 파악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인 가톨릭대 의대 임상현 교수는 “1998년에는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 2.4%만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으로 혈압이 조절됐다”며 “최근인 2019~2021년에는 그 수치가 28.6%로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도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인 사람도 47.6%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장인 김현창 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는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고혈압 치료제를 아예 복용하지 않거나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서 혈압이 높은 사람이 400만 명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고혈압 종류 & 특징(힐팁 DB)

① 일차성 고혈압(본태성) 
-고혈압 환자의 약 90% 차지 
-정확한 발병 원인 알 수 없어
-유전‧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

② 이차성 고혈압(속발성) 
-고혈압 환자의 약 10% 차지
-특정 질환의 영향으로 발생
-원인 질환 치료 시 완치 가능

▶‘저항성 고혈압’ 진료의견서 출판 의미  

[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팩트시트와 함께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추계학술대회에 맞춰서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진료의견서(consensus document)’를 공식 학술지인 ‘Clinical Hypertension’에 출판했다.

저항성 고혈압 진료 의견서는 저항성 고혈압의 진단‧예후‧치료를 총망라한다. 학회 임상현 이사장은 “진료 의견서는 고위험 고혈압인 저항성 고혈압에 대해 새롭게 주목함으로써 사회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라며 “국내에서 고혈압을 진료하는 의료진들에게 저항성 고혈압의 진료지침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혈압 환자 중 혈압 조절률은 71%로 대다수가 1~3개 약제의 복용 및 적절한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목표 혈압 이하로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10~15% 환자는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해도 혈압 조절이 안 되거나, 더 많은 약제를 사용해야만 혈압이 조절되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 같은 현상을 ‘저항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저항성 고혈압은 △이뇨제를 포함한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적절한 용량으로 병용해서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4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해야만 목표 혈압에 도달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저항성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다른 고혈압에 비해 1.5배 높고, 말기 신부전증 발생 위험도 큰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5개 이상 약제를 사용함에도 조절이 안 되는 ‘치료 불응 고혈압(refractory hypertension)’은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5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들어 △aprocitentan △ocedurenone △baxdrostat 등 새로운 고혈압 약들이 개발돼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신장동맥신경 차단술 같은 시술적 치료도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정책이사 김광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저항성 고혈압의 임상적인 중요성과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질병코드를 따로 분류해서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 유병률, 예후 등 역학 자료도 부족하고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국내 진료지침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현실을 언급했다. 

다행히 최근 저항성 고혈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국제교류이사 박성하 연대 의대 교수는 “2018년부터 질병관리청 지원 하에 저항성 고혈압 코호트가 수립돼 2023년 현재까지 15개 대학병원에서 약 1200명의 저항성 고혈압 환자 코호트가 구축됐다”며 “향후 국내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고혈압학회 학술이사 신진호 한양대 의대 교수는 “아직 국내 저항성 고혈압과 관련된 연구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저항성 고혈압의 예방‧진단‧치료 등의 국내 연구 결과들이 더 나오면 국내 실정에 보다 적합한 진료지침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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