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부르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국내 토종 항산화 유산균이 발견됐다.

연구 결과 항산화 유산균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곧 이 유산균을 활용한 발효유·치즈 등이 출시돼 일상생활 속에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우유에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는 항산화 유산균 ‘락티카제이바실러스(Lacticaseibacillus casei)’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기전과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작은 단백질이 지나치게 만들어져서 쌓이면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요 기전으로 보고된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질환 초기에는 철의 누적과 산화 스트레스가 나타나는데, 산화환원 활성철 농도 증가로 뇌의 베타아밀로이드 침착을 촉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한 토종 항산화 유산균은 장기간 섭취해도 신체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성 논란이 있었던 ‘아두헬름’보다 안전한 알츠하이머 예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두헬름(Aduhelm)은 미국 바이오젠(Biogen)에서 아두카누맙을 주성분으로 개발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제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2021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건부 승인 후 효능‧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은 항산화 유산균을 활용한 유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우유에서 철 이온 결합능 등 항산화 활성이 높은 유산균을 선발했다. 전국 15개 목장 우유에서 유산균을 분리한 후 항산화 활성 우수균주를 추렸다. 이어 경상국립대학교와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모델 동물에 급여해 효과를 구명했다.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5xFAD)를 4개 군으로 나눠서 비교했다.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군과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타크린’ △항산화 유산균 △항산화 유산균을 첨가해 만든 유제품을 각각 3개월간 격일로 먹인 군을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는 질환과 관련된 인체 유전자 5가지를 갖고 있어서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생성되는 형질전환 쥐다. 미국 잭슨 연구소(Jackson Lab.)에서 만든 쥐다.

타크린(Tacrine)은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2013년부터 안전성 문제로 생산 중단됐다.

그 결과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군은 뇌 조직에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침착했다. 반면 항산화 유산균과 이를 함유한 유제품을 먹인 군에선 플라크 침착이 크게 줄었다.

특히 선발 유산균을 고농도(균 100억 개/회)로 먹였을 때 먹이지 않은 군보다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최대 4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항산화 유산균이 함유된 발효유와 치즈를 급여한 군도 플라크가 각각 △31.9% △36.2% 줄어서 유제품도 우수한 플라크 침착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효능을 확인한 항산화 유산균 ‘락티카제이바실러스’는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임기순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토종 유산균을 활용하면 국내산 치즈 등 유제품의 소비 확대가 기대된다”며 “기술이전을 통해 축산식품제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해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