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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방울도 안마시면 안심? 방치하면 간경변증‧간암 위험 ’비알코올성 지방간‘
술 한 방울도 안마시면 안심? 방치하면 간경변증‧간암 위험 ’비알코올성 지방간‘
  • 정별 기자
  • 승인 2023.10.24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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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정의한 비만은 체내 지방조직이 많은 상태입니다. 흔히 얼굴‧팔‧다리‧허리‧배처럼 눈에 보이는 곳에 지방이 늘면 ‘살이 쪘다’고 인지합니다.

그럼 뱃속 장기는 어떨까요? 생명 유지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에도 점차 지방이 축적될 수 있습니다. 인체의 화학 공장으로 부르는 ‘간’이 대표적입니다. 간의 지방 비율이 높으면 ‘지방간’이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과거에는 ‘지방간=술’ 이라는 공식이 있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그 영향으로 간에 점차 지방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습니다. 고칼로리 중심의 서구식 식생활 습관이 자리를 잡으면서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알코올성 지방간보다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면 간경변증으로 악화해서 간암 위험까지 키울 수 있습니다.

▶‘인체 화학 공장’ 간의 다양한 기능 

간은 오른쪽 윗배에 위치해 있으며, 갈비뼈가 감싸서 보호합니다. 무게 약 1.5kg의 간은 우리 몸의 장기 중 가장 크고, 무거우며, 온도가 높습니다.

간은 그 크기만큼 중요한 역할들을 많이 수행합니다. 신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을 해독하고, 섭취한 음식물의 영양소를 화학적으로 처리‧합성해서 대사활동에 필요한 형태로 만듭니다.

또 사용하고 남은 영양소를 저장하는 에너지 창고이면서, 다양한 대사활동에 필요한 효소를 생성하고 호르몬 분비도 조절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간도 혹사당하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집니다. 간에 발생하는 주요 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간경화) △간암 등입니다. 이중 지방간은 최근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어,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간에 지방 과도하게 쌓인 ’지방간‘

’지방간‘은 이름 그대로 간에 과다한 지방질이 쌓인 것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전체 간 무게 중 지방 비율이 5% 이상일 때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간에 축적돼 지방간을 일으키는 물질의 정체는 주로 중성지방으로 불리는 트라이글리세라이드"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라이글리세라이드는 △섭취하는 음식물에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많을 때 △과식을 할 때 △갑자기 체중이 늘었을 때 △술을 많이 마실 때면 간 속에 지방질이 많이 생기면서 축적됩니다.

예를 들어 보통 체중이던 사람이 몇 개월 내에 3~4kg 이상 늘고, 한 번에 소주 반병 이상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마시면 지방간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즉 비만인 사람이 과음을 하면 그 수치에 비례해서 지방간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당뇨병 환자도 지방간 고위험군인 것으로 보고됩니다.

국내에서 지방간으로 진료 받는 환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1년 한 해 동안 43만478명이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보다 17배↑

과거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에 때문에 간에 지방이 축적하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은 음주를 해도 간의 지방 비율이 많아지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방간은 원인에 따라서 크게 과음에 따른 ‘알콜성 지방간’과 비만‧당뇨병 등 대사질환에의한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눕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22년 한 해 2만3859명이 진료를 받아서 지난 10년 동안 약 40%나 줄며,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2021년 한 해 40만5950명이 병원을 찾아서 최근 5년 동안 약 43%나 껑충 뛰었습니다. 알코올성 보다 17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 단초 ‘대사장애’ 

그럼 술을 멀리하는데 비알콜성 지방간은 왜 찾아올까요? 비만‧당뇨‧고지혈증 같은 인슐린 저항성을 부르는 대사장애의 영향이 큽니다.

흔히 다양한 만성 질환의 단초로 작용하는 대사장애 또는 대사증후군은 △고칼로리 중심의 서구식 식습관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 △과식 △운동 부족 △스트레스 △내장지방 등으로 나타납니다. 

손원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감소한 상태인데, 저항성이 높을수록 간에 부정적으로 작용해서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악화한다"며 "혈관 내벽 손상, 끈적한 침착물인 죽상반 증가, 포도당 대사 문제도 불러서 당뇨병 발병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또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감소하면 체내 에너지 소비도 낮아져서 지방간 위험을 키웁니다.

문제는 건강검진 시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지방간이 확인돼도 대부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오히려 ‘나이 들면 다 생기는 것’이라며 가볍게 여깁니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악화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고, 1년 뒤 검사를 해도 큰 차이가 없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점차 진행하면 간이 붓는 간 비대가 찾아오면서 △피로감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구역 △구토 △오른쪽 윗배 불편감 등을 경험합니다.

손원 교수는 "특히 지방간이 심해지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섬유화를 거쳐서 간경변증(간경화)으로 악화하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황달‧복수가 찾아오고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때문에 지방간으로 확인되면 미루지 말고,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나쁜 예후 결정하는 핵심 ‘간섬유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생은 간내 지방의 침착으로 시작하지만 간내 지방이 많을수록 예후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서 단순 지방이 쌓이는 것을 넘어서 간이 거칠어지고 딱딱해지는 ‘간섬유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간섬유화 단계에서 더 악화하면 간이 굳어 버리는 간경변증(간경화) 단계로 진행해,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손원 교수는 "모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게서 간섬유화가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며 "일단 간섬유화가 발생한 경우 간경화, 간암의 발생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및 비만과 관련된 암종의 발생도 증가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간섬유화가 있으면 체중감량을 보다 철저하게 하고, 감량 목표를 보다 높게 잡아야 합니다. 

때문에 모든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간섬유화에 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가장 정확한 검사는 간 조직을 떼어서 확인하는 생검이지만 이는 시행하기 쉽지 않아 처음부터 검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간단한 혈액검사로 간섬유화 고위험군을 평가하고, 의심될 경우 초음파를 이용한 간섬유화 스캔 등을 통해 간섬유화 정도를 파악한 후 매우 심한 간섬유화가 의심되면 간 생검을 통해 조직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치료제 없는 지방간, 식생활 관리 중요 

지방간 진단은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로 합니다. 대부분 혈액 검사에서 혈청 GOT(AST), GPT(AST), r-GTP, ALP 및 빌리루빈 등의 수치가 올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간수치가 정상인 지방간도 있어 초음파 등 추가 검사 필요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 시 지방간은 정상보다 혼탁해 보이며, 한 두 곳에 뭉쳐있는 곳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경우 간암과 감별이 힘든 경우도 있어서 숙련된 전문의의 판독이 중요합니다.

손원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은 아직까지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며 "발병 원인인 비만‧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장애에 영향을 주는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개선해서 체중과 함께 간의 지방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체중 감량 정도는 본인 체중의 5~10% 인데 이는 간섬유화 정도와 대사질환의 유무에 따라 결정합니다. 

이를 위해 과도한 탄수화물‧지방‧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과식을 피해야 합니다. 즉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과 넘치는 영양 섭취 개선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 Doctor's Pick!

지방간은 비만‧당뇨병‧고지혈증‧알코올 등 원인이 뚜렷한 질병입니다. 때문에 식습관 및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섬유화가 지방간 질환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므로 이에 대한 평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방간 진단 후 체중 감소를 위해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단식을 하면 근육량과 에너지 소비가 감소해서 지방간이 더 악화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고른 영양 섭취를 바탕으로 한 소식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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