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56 (금)

힐팁 동영상 콘텐츠‘네이버 지식백과’ & ‘다음카카오 다음백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생존율 가장 낮은 ‘췌장암’ 고령도 수술 포기 말아야” 
“생존율 가장 낮은 ‘췌장암’ 고령도 수술 포기 말아야” 
80대 재원기간·합병증·생존율, 80세 미만과 차이 없어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10.10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암에 걸렸을 때 수술이 가능한 나이는 몇 살까지일까?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췌장암은 악성 암 중 하나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완치에 가까운 5년 생존율이 15.2%로, 10대 암 중 가장 낮다.

췌장암에 걸리면 80대 이상 고령층도 수술 후 △재원기간 △합병증 △생존율이 다른 연령과 큰 차이가 없어서 수술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신상현 교수, 정혜정 임상강사 연구팀은 2009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0년간 췌장 머리 부위에 생긴 암 때문에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666명의 분석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력 조건이 뒷받침되면 나이 때문에 췌장 수술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 이 내용은 호주외과학지(ANZ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췌장암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이다. 그 중에서도 췌장의 머리인 두부에 생기는 암을 치료하는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과 함께 십이지장‧담도‧담낭 등을 복합적으로 절제하고, 연결 과정도 복잡해서 외과 수술 영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큰 수술에 해당한다. 

또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최대 40%에 이르고, 수술 중 췌장에서 누공(누출)이 생기거나, 혈관이 파열되면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해서 의료진의 부담도 크다.

하지만 해외 연구 결과 수술을 받은 췌장암 환자의 중앙 생존 기간은 12.6개월이었던 반면, 비수술 환자는 3.5개월로 약 4배나 벌어질 만큼 수술 혜택이 분명하다.

그러나 고령의 나이를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는 환자가 많고, 의료진도 수술을 권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상현 교수팀의 연구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잘 녹아 있다. 2019년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8099명 중 21.3%인 1727명이 80세 이상으로 집계될 만큼 적지 않지만 수술을 택한 환자는 일부에 불과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췌장암 수술 환자 666명 중 80대 이상인 환자는 3.6%(24명)에 그쳤다. 췌장암의 80대 환자 비율(21.3%)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30%가 수술을 받는다고 알려진 것과 비교해도 수술을 결심한 80대가 매우 적다.

※ 추측하는 췌장암 환자 증가 원인(힐팁 DB)
-건강검진 보편화 
-인구 고령화 
-당뇨병 
-유전 
-만성 췌장 질환

신 교수팀은 수술을 포기해야 할 만큼 나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교수팀은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666명을 80세 미만 환자 642명과 80세 이상 환자 24명으로 나눴다.

이어 전반적인 건강상태(ASA score)와 심‧뇌혈관, 심폐 질환 등 수술 관련 조건을 토대로 두 집단을 균질하게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나이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80대 미만 그룹의 평균 재원 일수는 12.6일로, 80세 이상 그룹 13.7일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합병증 발병률도 나이와 관계없이 비슷했다. 

전체 생존율 역시 80대 미만 18개월, 80세 이상 16개월로 대동소이했다. 무진행 생존도 11개월 대 8개월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80대 이상 환자 6명은 수술 후 24개월 이상 장기 생존했다.

신상현 교수는 “췌장암에서도 건강상의 다른 요인 없이 단순히 나이만 갖고 수술이 어렵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아직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기대 여명을 늘릴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환자에게 선택할 권리를 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