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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 위험 키우는 ‘이것’
우리 아이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 위험 키우는 ‘이것’
성장기 트라우마에 따른 ‘복합 PTSD’가 단초 제공
한‧영 공동연구 결과‧‧‧“체계적인 치료 시스템 필요”
  • 조승빈 기자
  • 승인 2023.09.2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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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우리 아이들이 학대와 피해에 따른 성장기 트라우마가 누적되면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 발병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한국‧영국의 공동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장기에 끔직한 경험과 기억이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불러서 심각한 정신과 문제의 단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내용은 세계적인 정신과학 학술지 ‘란셋 정신과학(Lancet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의료진의 주도로 문화권이 다른 한국과 영국에서 성장기 트라우마와 정신질환 발생의 상관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은 한국‧영국에서 모집한 2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성장기에 지속적으로 신체적‧정신적‧성적으로 피해를 받으며 형성된 ‘성장기 트라우마(developmental trauma)’는 성인이 된 후 각종 정신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둘 간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문화권마다 사회 환경도 달라서 결론을 도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성장기 트라우마 탓에 나타나는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omplex PTSD)’가 성인기 정신질환과의 연결 고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복합 PTSD와 일반적인 PTSD를 구분해, 정신질환 양상을 분석하는 한국‧영국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복합 PTSD는 단발적인 사고나 충격으로 나타나는 일반 PTSD와 다르다. 특히 성장기에서 겪는 지속적인 트라우마가 원인이며, PTSD 증상에 더해 △감정 조절의 어려움 △정체성 혼란 △관계 유지 어려움 등 3가지 특성을 보인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 일반적인 PTSD 환자는 PTSD가 없는 그룹에 비해 정신 질환의 중증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복합 PTSD 환자는 비교군 대비 정신 질환의 중증도가 크게 증가했다.

또 복합 PTSD 환자에서만 나타나는 △감정 △정체성 △관계 유지 등 3가지 특성 모두 정신 질환의 중증도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질환 발현에 있어서 특정한 사고‧충격보다는 성장 과정에서 지속적인 학대와 이에 따른 후유증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의태 교수는 “성장기 트라우마가 있는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치료‧관리할 수 있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마련하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복합 PTSD와의 연관성도 확인한 만큼 정확한 치료 지침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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