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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노인‧남성이 위험하다 위기에 처한 가족‧친구‧이웃 구하려면
청소년‧노인‧남성이 위험하다 위기에 처한 가족‧친구‧이웃 구하려면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3.09.2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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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라지면 문제가 다 해결되고, 모두 행복하겠지...” 우리나라가 풀어야 할 큰 숙제 중 하나가 ‘자살’입니다. 국내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국(OECD) 평균의 2배가 넘으며, 부동의 1위입니다.

국내 관련 통계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전체 자살 사망자 중 남성 비율이 약 70%로,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80대 이상 노년층에선 이 같은 성비가 더 벌어집니다. 또 10~30대 젊은 층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기도 합니다.

자살은 사망자는 물론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와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때문에 혹시라도 본인 또는 주변에서 자살위험신호가 감지되면 놓치지 말고, 꼭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어서 도움이 필요한 나 또는 우리의 가족‧친구‧이웃을 지키고 도울 수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자살률 통계

매일 새 생명들이 태어나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생을 마감합니다. 사망에 이르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국내 사망 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순으로 많습니다. 

아울러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간 질환 △패혈증 △고혈압성 질환이 10대 주요 사망 원인에 포함됩니다.

특히 사망 원인 5위인 고의적 자해, 즉 ‘자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살은 자기 자신의 생명을 고의적으로 끊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2010년대 들어 잠시 감소 추세에 들어갔던 우리나라 자살률은 다시 증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자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2021년 한 해에만 1만3352명이 자살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루 평균 자살사망자 수는 36.6명, 10만 명 당 자살률은 26.0명으로 전년 대비 0.3명(1.2%) 증가한 것입니다.

자해‧자살시도자 수도 3만650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또 OECD 국가 중 한국 자살률은 24.1명(2020년)이어서 OECD 국가 평균 10.7명(2021년)의 2배 이상에 이릅니다. 

▶남성 & 젊은 층 자살률 높은 이유 

고의적 자해인 자살 사망자의 2021년 통계를 성별‧연령별로 분석하면 고위험군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자살은 10대‧20대‧30대 젊은 층의 사망 원인 1위입니다. 이어 40‧50대에서 2위, 60대에선 4위입니다. 자살 사망자가 젊은 세대 그리고 사회적‧경제적인 무게감이 높은 중년에서 도드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10대‧20대는 전년대비 자살자 수가 각각 10.1%, 8.5% 늘고, 70대도 7.7% 증가해서 대부분 감소한 다른 연령대와 비교됐습니다. 

아울러 자살 사망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9193명으로, 여성 4159명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도 남성 35.9명으로, 여성 16.2명보다 2.2배나 높습니다. 남녀 간 자살률 성비는 10대에 1.1배로 가장 낮으며, 80세 이상이 3.7배로 제일 높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청소년과 젊은 층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본인과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찾고, 상의할 조력자‧멘토‧친구‧지인 등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소년층과 함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노년층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제‧사회적 고립, 질병 등의 영향이 큽니다.

특히 자살 시도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높지만 실제 자살에 따른 사망에 이르는 수치가 남성이 훨씬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치명적인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합니다.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정신 질환 중 우울증을 보면, 진료 받는 환자는 매년 늘어서 2021년 기준 91만785명에 이릅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우울증 증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서 진료 환자 중 약 68%가 여성으로, 남성보다 2배 높습니다. 때문에 자살 시도자도 여성이 훨씬 많지만, 많은 경우 미수에 그칩니다. 

조성준 교수는 "자살 시도 방법이 약물 과다복용이나 손목을 자해하는 것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남성들은 농약‧총 등 여성보다 치명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에게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하세요

주요 자살 발생 원인은 △심리적 원인 △사회적 원인 △생물학적 원인 △스트레스 취약성입니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 따르면 세부적으로는 △정신 질환 △자살 시도력 △자살하려는 의도 △치명적인 수단 사용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자살을 부추깁니다.

우선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 질환’에는 △우울증 △조현병 △인격 장애 △약물남용 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자살 사망자의 약 25%가 죽기 전에 정신건강 기관과 접촉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자살 의도’와 ‘자살 시도력’은 자살에 대한 명확한 예측 요인이 됩니다. 자살 사망자의 약 절반이 자살을 시도한 과거력을 갖고 있으며, 4명 중 1명이 죽기 전 해에 자살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단시간에 생명을 앗아가는 농약‧총 등 ‘치명적인 수단’에 접근이 쉽다면 자살할 의도가 있거나 과거에 자살시도가 있었을 경우 자살 위험이 커집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지난 8월 발표한 ‘2022년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보면 자살 시도 방법은 △약물 음독(56.0%) △둔기‧예기(20.1%) △농약 음독(6.0%) △가스 중독(5.3%) 순이었습니다.

자살 시도자 10명 중 9명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으며, 자살 시도 동기는 △정신적 문제(38.1%) △대인관계(18.9%) △말다툼 등(10.3%) △경제적 문제(6.6%)였습니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도 자살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가족의 사망 △이혼 △실직 △대인관계의 갈등 △만성질환, 통증 등 질병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조성준 교수는 "혹시라도 주변에 있을 자살 의도자‧시도자를 도우려면 ‘자살위험신호’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자살위험신호는 크게 3가지 변화로 나타나는데 △언어 변화 △정서 변화 △행동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2015년 심리부검 대상자 중 이전에 경고신호를 보낸 적이 있던 경우가 93.4%나 됐습니다. 대부분 자살 사망자가 사망 전에 주변에 알린 것이어서 자살위험신호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Doctor's Pick!

자살 위험을 낮추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자살예방 전문가를 만나거나, 만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또 자살이 의심되면 그 위험에서 현실적으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가족‧친지 등에게 알려야 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면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1393(자살예방상담전화) △1577-0199(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12 △119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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