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로 눈의 수정체가 뿌옇게 변한 퇴행성 눈 질환, ‘백내장’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손상된 수정체를 대신하는 인공수정체 종류가 다양해서 수술 후 만족도가 떨어지고, 심지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국내 연구진이 최근 백내장 수술 전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은 수술 결과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휴대용 모델 눈(Mobile Model Eye)’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백내장 수술 예정 환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고, 의료진은 다초점 인공수정체 특징을 환자에게 잘 이해시킬 수 있어서 수술 후 문제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부천성모병원 안과 김은철 교수)은 백내장 수술을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보여주는 휴대용 모델 눈을 선보였다.

관련 연구는 국제 학술지 ‘Translational Vision Science & Techn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백내장 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의 인공수정체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인공수정체의 특징과 장‧단점을 이해하고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술 후 불만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다.

이번에 개발한 ‘휴대용 모델 눈’은 △인공각막 △인공수정체 △수조 △대물렌즈 △카메라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모델 눈으로 △단초점 △다초점 △연속초점 등 다양한 종류의 인공수정체를 테스트 했다.

모델 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후 낮‧밤의 먼 거리 빌딩, 야간 도로를 촬영했다. 또 USAF 1951 해상도 표를 촬영해서 먼 거리,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에서의 해상도를 정량 분석했다.

그 결과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단초점에 비해 먼 거리 빌딩이 좀 더 흐리게 보였다. 밤에는 광원 주위에 달무리가 관찰됐다.

해상도 측정에선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이중초점 렌즈의 특성을 나타냈다. 향상된 기능의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보다 중간 거리에서 높은 해상도를 보였다.

황호식 교수는 “휴대용 모델 눈을 이용해서 백내장 수술 전 환자에게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면 환자들이 인공수정체 특징을 직관적으로 이해해서 본인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의사와 환자간의 의사소통 어려움에서 오는 수술 후 불만족이나 법적 분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테스트해서 비교할 예정이다. 또 현재 보다 기능이 향상된 새로운 모델 눈을 개발 중이다.

오하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