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국민병’으로도 부릅니다. 그만큼 환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 시트 2022’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16.7%에 이릅니다.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 앓고 있는 셈입니다. 또 65세 이상은 10명 중 3명(30.1%)이 당뇨병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혈관을 손상시켜서 전신에 서서히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럼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후 잘 치료‧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할까요? 

당뇨병은 완치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는 물론, 모든 내분비기관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만성 질환인 당뇨병은 한 번 진단 받으면 평생 치료‧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당뇨병 관리 수칙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 일상적이고 비특이적이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당뇨병 관리에 구멍이 생기는 것입니다.

서서히 전신 혈관을 손상시켜서 심각한 합병증을 부르는 당뇨병이 악화하지 않게 하려면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하고 꾸준한 운동 △합병증 예방 활동 및 정기검진이 일상화돼야 합니다.

평범해보이지만 간과하면 안 되는 당뇨병 환자의 건강 유지를 위한 주요 수칙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당뇨병 & 식사요법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적당량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식사는 단순하게 특정 음식을 제한하고, 줄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사를 계획해서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식사생활 목표는 기존의 잘못된 식사습관을 올바른 방법으로 바꿔서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이상을 교정, 합병증을 예방하고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적절한 식사요법을 잘 실천하면 당뇨병 관리에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식사‧운동‧약물 요법이 균형을 이뤄서 혈당, 혈압, 지질 농도를 목표치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표준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반면 과도한 열량 섭취는 의도하지 않은 체중 증가를 부르고,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서 혈당 조절을 힘들게 합니다. 이 영향으로 고혈압과 심‧뇌혈관 질환 위험성을 증가합니다.

그렇다고 당뇨병을 너무 의식해서 신체에 필요한 열량보다 너무 적게 섭취해도 문제입니다. 특히 성장기 소아당뇨병 환자는 정상적인 성장‧발육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현재 신체 상태를 진단 받은 후 필요한 식사량과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는 식사요법을 잘 지키면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과다한 섭취에 따른 영양불균형 상태를 예방하면서 당뇨병 합병증을 막고 치료‧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당뇨병 관리의 핵심 요소인 혈당 증가는 당질 섭취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혈당 지수(GI‧Glycemic Index)’는 섭취한 음식에 포함된 당질이 포도당으로 소화 흡수돼 얼마나 빠르게 혈당을 높이는지 보여주는 속도입니다. 

포도당을 100g 섭취했을 때 혈당 상승 속도를 0~100의 값으로 비교해서 나타냅니다. 하지만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종류에 따라 소화 및 흡수되는 속도에 차이가 있어서 혈당 반응이 다릅니다.

이은정 교수는 "혈당 지수(GI)가 55 이하면 낮은 식품이고, 70 이상이면 높은 식품"이라며 "GI가 낮은 식품은 혈당을 천천히 올려서 혈당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GI가 높은 식품은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키고,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해서 지방 축적을 촉진합니다. 우리가 평소 먹는 음식의 혈당 지수를 몇 가지 살펴보면 △우유 27 △고구마 61 △떡 91 등입니다.

▶당뇨병 & 운동요법 : 꾸준히 할 수 있는 쉬운 종목 선택

선택이 아닌 필수!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이 주는 의미입니다. 당뇨병의 특성 탓에 혈당이 유지되려면 섭취하고, 소모하는 칼로리의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운동을 할 땐 포도당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말초조직에서도 포도당을 많이 활용해서 혈당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에 따른 말초조직에서의 인슐린 작용이 증가하면 고혈당이 개선 될 뿐만 아니라 인슐린 및 경구 혈당 강하제 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인슐린의 민감도를 높여서 혈당 조절을 돕고, 기초대사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은정 교수는 "특히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시켜서 식사요법의 효과를 항진시킨다"며 "혈당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려서 장기적으로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지속적인 운동이 주는 이점을 세부적으로 더 살펴보면 우선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에서 2형 당뇨병 발생 빈도를 감소시킵니다. 

또 혈당 조절을 돕고, 1형 당뇨병에서 인슐린의 효능을 높여서 인슐린의 필요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운동은 당뇨병 합병증인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줄입니다. 운동을 통해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등 지질대사 문제가 교정되기 때문입니다.

운동은 비만형 인슐린의존형 당뇨병에서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요법의 보완수단으로도 높은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혈당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벼운 걷기를 꾸준히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또 혈당 강하제 복용자가 운동을 심하게 하면 저혈당을 겪기도 해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운동 후 칼로리를 많이 소모했다고 생각해,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운동량에 비해 소모되는 칼로리 양은 의외로 적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합병증 예방 : 생활 수칙 실천 & 매년 정기 검진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혈관을 손상시켜서 전신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에 따른 주요 합병증에는 △신경병증 △당뇨병성 족부병증 △신장병증 △당뇨망막병증 △심‧뇌혈관 질환 등이 있습니다.

자칫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고 위험을 줄이려면, 평소 건강한 생활 수칙을 지키고 정기검진을 챙겨야 합니다.

우선 건강한 생활 수칙의 기본은 앞서 살펴본 식사요법과 운동요법 실천이며, 이를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의사 처방에 따라서 잘 복용해야 합니다.

담배는 당뇨병 합병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금연해야 합니다. 아울러 평소 자가 혈당 측정은 물론 혈압‧체중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혈당‧혈압‧체중 결과를 꾸준히 기록하면 단기 건강 목표를 세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성 족부병변 등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평소 발의 물집 등 상처, 감각이상, 시력변화 등 신체 이상 변화를 확인하고 문제가 의심되면 주치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당뇨병이 있으면 치주질환도 잘 생겨서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는 물론 정기적인 치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면역력이 약하면 감염 질환에 취약할 수 있어, 매년 독감 예방접종이 권고됩니다.

이은정 교수는 "개인 생활 수칙을 꼼꼼하게 잘 챙겨도 전신 질환인 당뇨병이 서서히 건강을 좀먹을 수 있다"며 "때문에 당장 눈에 띄거나 체감할 수 있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당뇨병 정기 검진에선 환자 상태에 따라 △혈액검사 △소변검사 △합병증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1년마다 받아야할 주요 검사는 △1년에 4회 당화혈색소 검사 △콜레스테롤 검사 △발 검진 △신경계 평가 검사 △신장 기능 검사(소변‧혈액‧미세단백뇨) △안과 검진 △치과 검진입니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식전‧식후 혈당을 모두 반영해서 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보여줍니다. 검진 당시 혈당을 단면적으로 파악하는 공복혈당의 한계점을 보완합니다. 

※ Doctor's Pick!

혈당을 관리하고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는 생활요법은 병원에서 당뇨교육을 받으면 더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당뇨병 관리와 관련된 혈당 수치, 약물 복용, 식사, 운동 등의 내용을 기록하는 당뇨수첩을 이용하면 더 좋습니다. 당뇨수첩은 진료 시 주치의에게 점검 받고, 개선점이 필요하면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