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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낭염’ 수술 결과 좌우하는 의외의 반전
‘심낭염’ 수술 결과 좌우하는 의외의 반전
석회화 수치 낮으면 오히려 악영향‧‧‧“예후 예측에 도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07.25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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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교착성 심낭염’은 병의 악화 상태를 가늠하는 요소 중 하나인 석회화 수치가 낮을 때 오히려 수술 결과가 안 좋다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석회화 수치가 높으면 질환이 완전히 만성화돼서 수술 진행이 유리하고, 수술 후 심혈관 질환 위험도 약 1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석회화 수치는 심혈관 질환 등 혈관 질환의 경우 일반적으로 병이 진행하거나, 만성화된 상태를 의미해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교착성 심낭염은 심장을 감싸는 주머니 모양의 얇은 막인 심낭 두 겹이 서로 들러붙는 질환이다. 심낭에 염증이 발생했다가 가라앉는 과정에서 흉터처럼 심낭이 딱딱해지고, 두꺼워진다.

이렇게 변한 심낭이 심장근육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호흡곤란, 부종, 반복적 흉수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병이 더 진행하면 다장기 부전이 동반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아 교수 연구팀은 교착성 심낭염 탓에 심낭 제거 수술을 시행할 때 수술 전 심장CT 검사에서 석회화 수치(Calcium Score)가 낮은 환자가 높은 환자보다 수술 예후가 나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와 관련 X선 검사에서 심낭 석회화가 심한 것으로 확인되면 심낭염의 악화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할 뿐 아니라, 일부 연구에서는 나쁜 예후와도 관련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심장CT를 이용해, 보다 정밀하게 칼슘 분포와 정도를 구별했을 때 석회화 수치가 낮은 환자가 오히려 수술 후 증상 개선이 늦고, 재입원 빈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돼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장성아 교수는 같은 병원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 영상의학과 김성목 교수와 함께 성균관의대에 재학 중인 이영현 학생을 지도해서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교착성 심낭염 수술의 예후를 가늠하는 지표로 ‘석회화 수치 모델’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

염증이 생긴 심낭은 우선 약물 치료를 시행하고, 반응하지 않으면 심낭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 심낭 제거 수술은 흉터 제거처럼 심장 근육에서 심낭을 박리해야하기 때문에 수술 난도가 높다.

하지만 어렵게 수술한 후 흉터를 제거한 자리에 다시 흉터가 생기기도 하고, 염증이 재발하거나, 주변 혈관들과 유착으로 출혈도 빈번해서 의료진들의 고민이 컸다.

특히 수술 후 증상 개선이나 심부전 재발 빈도가 환자마다 달라서 예측이 힘들었고, 기존에는 석회화 정도가 심하면 예후도 더 나빠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술을 시행했던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는 석회화 병변을 가진 환자가 오히려 심장과 잘 분리돼 완전하게 제거가 쉽다는 경험을 연구팀에 공유했다.

수술 후 내과적 치료 과정에서도 석회화가 적은 환자들이 재발이나 재입원 빈도가 많은 경험을 해서 연구의 단초를 제공했다.

▶“심낭염 완전 만성화돼 수술에 유리”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심낭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CT검사에서 확인한 석회화 수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172주 동안 추적 관찰하는 동안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가 수술 후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오히려 적었다.

심낭 제거 수술 후 심부전에 따른 재입원율은 25%였는데, CT에서 측정한 수술 전 심낭의 로그 보정 석회화 수치 7.22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은 환자는 수술 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0% 낮았다.

칼슘 수치를 기준으로 낮은 그룹(37명)과 높은 그룹(61명)으로 재분류 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낮은 그룹 환자는 43.2%(16명), 높은 그룹에서는 14.7%(9명)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이 보고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교착성 심낭염의 활동성 염증 시기가 완전히 끝난 완벽한 만성 상태인지, 아직 염증세포가 활동하고 있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상대적으로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는 교착성 심낭염이 완전히 만성화됐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수술로 제거하는 이점이 뚜렷한 것이다.

반면 석회화 수치가 낮은 환자는 아직 일부 염증세포가 활동하고 있는 상태로, 수술 이후에도 염증 세포가 재활성화하거나 섬유화가 진전됐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장성아 교수는 “심낭 제거 수술은 교착성 심낭염을 완치에 가깝게 호전시킬 수도 있지만, 예후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과제”라며 “이번 연구가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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