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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치매 유전, 자식에게 큰 영향 미치는 쪽은?
엄마‧아빠 치매 유전, 자식에게 큰 영향 미치는 쪽은?
모계 병력, 발병 위험 51% 증가‧‧‧알츠하이머병도 80%↑
“고위험 군이면 인지장애 여부 조기진단 및 관리 중요”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3.07.1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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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인구 고령화로 급증하고 있는 ‘치매’ 대물림은 엄마 쪽과 더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엄마가 치매 병력이 있으면 자녀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51%나 증가하고, 알츠하이머병도 80%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질환이다.

때문에 부모 중 모계에 치매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1저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은 8개국 노인을 조사해서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 최근 게재됐다.

부모 자식 간에는 유전자를 비롯해 생활방식과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치매가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연구결과도 여럿 발표돼 혼란을 줬고 △여러 종류의 치매 중 어떤 병이 연관성이 높은지 △부계와 모계 병력 중 어느 쪽이 영향력이 높은지 △자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김기웅 교수팀은 △대한민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총 8개 국가에 거주하는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했다.

세부적으로는 △임상평가 △신경심리 검사 △혈액 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응답자의 치매 여부를 진단했다. 응답자들의 평균 연령은 72.8세였고, 여성 비율은 59.2%였다.

그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7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성별로 분석하면,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51%,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80% 뛰었다.

※ 치매 전 단계 ‘경도 인지장애’ 의심 증상[힐팁 DB]
-기억력 저하에 따른 일상생활 불편을 호소한다
-약속 자체를 잊는다
-계산이 오래 걸리거나 계산 실수가 잦아진다
-기억력을 포함한 다른 인지기능 장애도 함께 나타난다
-버스타기, 전화 걸기 등 일상생활 수행이 지장 없거나 약간 저하된다
-치매에 비해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이 대부분 정상이다
-병원 신경심리검사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된다

이 같은 모계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자녀 성별과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 형질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포지단백 e4 대립유전자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X성염색체, 미토콘드리아 DNA 같은 모계 유전 형질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관적 또는 보호자 관찰 상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들 중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으면 전문적인 평가를 통해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향후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다국적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서 치매의 모계 유전 특징이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 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의 치매 병력이 반드시 본인의 치매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으면 보다 엄격한 금연,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당뇨병 등의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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