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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 때문이었네 ‘원형 탈모증’ 원인 찾아
면역세포 때문이었네 ‘원형 탈모증’ 원인 찾아
가상기억 T세포 분화해 모낭세포 파괴‧‧‧“치료제 개발 기대”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3.07.07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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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국내 연구진이 발병 원인이 불명확했던 원형 탈모증을 일으키는 면역 세포를 찾아서 학계에 보고했다.

‘가상기억 T세포’는 원래 신체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자극으로 활성화되면 염증을 일으켜서 모낭 세포를 파괴, 원형 탈모를 부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원형 탈모증의 원인을 찾았으니, 치료제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했다.

머리카락이 동전처럼 동그랗게 빠지는 원형 탈모증은 모낭을 침범하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유병률 1~2%일 정도로 흔하다.

머리털 이외에도 신체 모든 털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는 전신 탈모도 겪는다.

원형 탈모증 환자들은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치료가 어려워서 스트레스가 크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신의철 교수, 조성동 연구원이 최근 원형 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치료 전략을 제시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면역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Nature Immun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원형 탈모증 환자의 피부조직‧혈액, 원형 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 조직과 림프절 혈액을 다양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생긴 새로운 면역 세포군이 원형 탈모증 발병 핵심 원인이라는 것을 규명했다.

가상기억 T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활성화된 면역 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토카인 & 수용체 억제해 원형 탈모증 막아”

원형 탈모증 발생 기전 이미지. 가상기억 T세포가 항원 비특이적인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 독성을 갖는 새로운 면역 세포로 분화가 일어난다. 이 세포군이 세포독성 물질을 내보내 모낭을 파괴해서 원형 탈모를 일으킨다.
원형 탈모증 발생 기전 이미지. 가상기억 T세포가 항원 비특이적인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 독성을 갖는 새로운 면역 세포로 분화가 일어난다. 이 세포군이 세포독성 물질을 내보내 모낭을 파괴해서 원형 탈모를 일으킨다.

연구진은 원형 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 조직과 림프절 분석을 통해 원형 탈모 증상이 있는 쥐에서만 선택적으로 병을 일으키는 세포군이 있고, 이들이 유도되는 과정을 밝혔다.

아울러 면역 세포에서 분비되는 면역조절 단백질인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 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 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 세포를 파괴해 원형 탈모증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어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하면 원형 탈모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결론적으로 가상기억 T세포에서 항원 비특이적인 반응으로 활성화된 세포군이 원형 탈모증을 일으킨다. 이는 만성 염증 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는 “쥐뿐만 아니라 원형 탈모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혈액 분석에서도 가상기억 T세포 역할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새롭게 규명한 세포군이 생성되는 것을 제어하고, 원형 탈모증이 유발되는 원인을 선택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인 약 개발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AIST 박수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으로 개발하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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