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초등학생 또는 중•고등학생 청소년을 자녀로 둔 가정이라면 한 번쯤 아이들이 ‘속이 울렁거린다’, ‘토할 것 같다’, ‘속이 메스껍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증상이 짧게 이어지면 급체 혹은 장염 등의 문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주 이상 오랫동안 지속하면 부모들의 걱정이 커집니다.

이 같은 속 메스꺼움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소아청소년 아이들의 ‘역류성 식도염’입니다.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과 증상 특징, 치료•관리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들도 겪는 ‘역류성 식도염’ 발병 원인

소아청소년 아이들에게도 역류성 식도염과 위식도 역류질환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야식을 자주 먹거나 음주, 흡연, 과식을 많이 하는 성인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위식도 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이 소아청소년에게 많이 늘고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실 교수는 "특히 학업 스트레스와 나쁜 식습관 등으로 점점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아이들의 위식도 역류질환 유병률이 약 30%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식도 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GER)는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입니다.

건강한 신생아, 소아청소년, 성인에게도 일어나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며, 대부분은 이와 관련된 증상이나 식도의 점막 손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류되는 위의 내용물은 △위산 △담즙 △소화효소 △음식물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역류가 잦아지거나 지속하면 위의 내용물이 △심도의 점막 △인두 △기도 등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서 우리 몸에는 이를 방지하는 여러가지 방어 기전들이 있습니다.

이런 방어 기전들을 넘어 반복하는 위식도 역류에 의해 여러 가지 증상과 합병증들이 발생하는 것을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위식도 역류질환 중 역류로 인한 심도 점막의 손상이 있는 경우를 역류성 식도염(reflux esophagitis)이라고 합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다음과 같은 기전에 의해 생깁니다.

1) 하부 식도 괄약근(lower esophageal sphincter), 가로막 다리(crus of diaphragm), 복강내 식도에 의한 압력 장벽이 약해 지는 경우. 예) 식후 바로 누울 때, 횡격막 탈장

2) 위의 압력 증가로 인해 역류가 증가하는 경우. 예) 비만, 과식, 위의 운동성 저하, 기침 같은 호흡이 증가하는 경우 

※ 이럴 때 ‘위식도 역류질환’ 의심하세요

▶ 소아 ‘위식도 역류질환’ 진단 방법

경미한 증상을 호소하는 소아청소년 아이들에게 위식도 역류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는 불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김은실 교수는 "하지만 체중감소, 구토, 토혈 등 다른 위장관 증상이 동반될 경우 혹은 이미 약물치료를 했는데도 증상이 크게 호전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 위 내시경 검사

역류성 식도염에서 보이는 식도의 점막 손상을 관찰할 수 있고, 손상의 심한 정도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위염십이지장염 등이 동반을 경우 조직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호산구성 식도염/위장관염 △식도 열공 탈장(hiatal hernia) 등의 다른 질환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소아청소년도 성인처럼 수면내시경을 시행하며, 소아청소년 내시경 전문의에게 시행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2) 상부위장관 조영술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위식도 역류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식도 열공 탈장 △장 회전 이상 등 구조적 이상이 의심될 때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조영제를 삼켜서 X선으로 식도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합니다.

3) 24시간 임피던스 검사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센서가 달린 가늘고 유연한 관을 아이의 코를 통해 목 아래로, 그리고 식도 끝까지 통과시켜서 24시간 동안 역류를 관찰합니다.

이 검사는 아이가 호소하는 증상과 위식도 역류와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식도내압검사(manometry)

식도압력측정 기계를 식도에 넣어서 괄약근의 위치를 확인하고 식도 연동 운동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식도 운동 장애를 평가할 수 있지만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는 비교적 힘든 검사입니다.

5) 복부 초음파 검사

위식도 역류질환 진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유문협착(pyloric stenosis) △수신증 (hydronephrosis) 등과의 감별이 필요할 때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6) 제산제 시도

전형적인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이 있는 아이에게 4~8주 동안 제산제를 복용토록 하고,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서 간접적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법 3가지

소아청소년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방법은 크게 △비약물적 치료 △약물적 치료 △수술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치료법의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비약물적 치료

2) 약물적 치료

① 프로톤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s)

프로톤 펌프 억제제는 소아청소년의 위식도 역류질환의 일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약제입니다.

이 약은 아침 식사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소아청소년 환자에게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4~8주 정도 시행하고, 그 이후에는 점차 줄여볼 수 있습니다.

② 위산분비 억제제(histamine 2 receptor antagonist)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이지만 프로톤 펌프 억제제보다 위산 분비 효능은 비교적 적습니다.

2~6주 사이에 내성이 많이 발생해서 장기간 사용은 권하지 않습니다.

3) 수술적 치료

수술 치료는 일반적인 치료에 실패하고 흡인성 폐렴과 같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이 있는 경우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진행하지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신경계 질환 같은 기저 질환이 없는 위식도 역류질환만 단독으로 있는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까지 필요로 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Doctor's Pick's

역류성 식도염과 위식도 역류질환은 어린 소아청소년 아이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식도 역류질환은 학업, 새로운 환경 적응에 따른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새학기에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서 부모들의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소아청소년 아이들에게 역류성 식도염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소아청소년 내시경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내시경 필요성에 대해 상담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