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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부터 진단‧치료해야 위험 줄어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부터 진단‧치료해야 위험 줄어
  • 김연주 기자
  • 승인 2020.03.2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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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 A씨. 몇 년 전부터 매사 깜빡하는 일이 증가했다. 남편이나 자식들의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면 가스레인지를 끄지 않는 일이 늘었다.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잊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그럴 때마다 A씨는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심해져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던 중 2년 전 집 근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이웃의 도움으로 집에 도착했지만 이후 말수가 부쩍 줄고, 우울해졌다. 점차 지인들을 몰라보거나 옷을 뒤집어 입는 일도 생겼다. 
A씨는 결국 가족과 함께 병원을 찾았고, 치매로 진단받았다. A씨는 점차 가족들의 얼굴도 몰라볼 정도로 중증 치매에 접어들었다. A씨는 치매 진행을 늦추는 약물 치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치매 의심 환자 중 14% 경도인지장애 

과거에는 치매를 ‘노망’이나 ‘나이 들어 생기는 병’ 쯤으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매도 치료해야 할 병적 현상으로 인식하게 됐습니다. 고령층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려면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서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 2013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한 치매 의심 환자 9만7102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검사, 우울척도 검사, 일상생활동작 검사, 신경학적 검사, 혈액 검사, 신경심리 검사 및 뇌 자기공명촬영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14%인 1만3470명이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진단 됐습니다.

아울러 전체 환자 9만7102명 중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5만8865명, 혈관성 치매는 1만2854명, 기타 치매는 1만1913명이었습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4년 만에 2배 이상↑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2만4669명에서 2019년 27만5233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치매 발병을 막거나 늦추려면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때부터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강재명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로, 사고력 대부분이 정상이지만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치매로 악화하기 전에 빨리 진단하고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항치매 약물로 늦출 수 있습니다.

※경도인자장애 VS 노인 건망증 

* 경도인지장애 
-약속 자체를 잊어버림
-계산이 오래 걸림 
-버스타기, 전화 걸기 등 일상생활 수행이 지장 없거나 약간 저하됨 
-스스로 기억력 저하 불편호소
-기억력 포함한 다른 인지기능 장애도 함께 나타남
-병원 신경심리검사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남

* 노인 건망증
-일상생활 지장 적음
-기억력만 떨어져 있고, 다른 지적 능력은 유지
-시간이 지나도 기억력이 크게 나빠지지 않음
-약속이 나중에 생각남
-지갑을 깜빡하기도 함
-사건 전체는 기억하고 부분을 잊는데, 귀띔해주면 금방 기억함
-스스로 건망증을 인정하고, 보완을 위해 메모하는 등 노력함
-병원 신경심리검사에서 문제 발견되지 않아 

▶건망증과 혼동해서 진단 늦어지기도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쉽게 말해서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에 입니다. 치매에 비해선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이 대부분 정상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건망증에 비하면 잊거나 깜박깜박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감퇴나 건망증으로 혼동할 수 있습니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감소하고,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단순한 건망증, 경도인지장애, 치매를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강재명 교수는 “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증상은 방금 있었던 일이나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가 대표적”이라며 “이전에는 스스럼없이 하던 일도 잘 못하고,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 중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 간 약 80%가 치매 환자가 됐습니다.

때문에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치매로 이어지는 건망증인지 아니면 단순한 노화에 따른 건망증인지 진단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경도인지장애 증상은 환자 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자세한 설명을 바탕으로 확인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울러 상세한 신경인지기능 검사, 나이, 교육수준 등을 감안한 진단이 이뤄집니다.

강재명 교수는 “최근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한 뇌 영상 검사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뇌기능 영상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발전 가능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강재명 교수(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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