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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환자가 많이 겪는 ‘복막전이암’ 심각성과 치료법
대장암 환자가 많이 겪는 ‘복막전이암’ 심각성과 치료법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0.04.17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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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K씨. 2년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암을 잘라내고 항암치료도 모두 마쳤다. 이후 채소‧과일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기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요양원도 다녔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으며, 혹시 모를 암 재발에 대비했다. 하지만 최근 받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복막전이암이 발견됐다. 

▶대장암 환자의 복병 ‘복막전이암’

복막전이암은 암 세포가 배 부위 복막 전체에 퍼져 있는 상태입니다. 복막전이암 환자의 배를 개복하면 노랗거나 주황색의 둥그런 암 세포 덩어리가 복막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암 이외에도 5mm 이하의 작은 암 세포도 다수 존재합니다. 

복막전이암의 가장 흔한 원인은 대장암입니다. 대장암 수술 환자의 전체 재발암 중 복막 전이는 25~35%에 이릅니다. 대장암의 간 전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결장암에서는 수술 후 최고 12%, 직장암에서는 수술 후 최대 19%에서 발생합니다. 대장암 환자의 전체 재발률이 25~43%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복막전이암은 치료 결과도 나쁩니다. 대장암 환자의 간‧폐 전이의 5년 생존율 30~35%에 비해 복막 전이는 평균 생존기간이 5~7개월에 불과합니다. 복막전이암을 말기암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초음파‧CT로 진단‧‧‧개복해야 정확하게 확인 가능 

암이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환자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높은 복강 내 암세포 빈도,  높은 원발 암의 침습도가 관찰됩니다. 때문에 대장의 장벽을 뚫고 나온 암세포가 복막에 뿌리를 내려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또 암세포가 혈액, 림프관 또는 절단된 정맥을 통해 외부에 노출, 복막에 파종돼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복막전이암은 개복을 하기 전에는 진단이 매우 힘듭니다. 주요 증상은 복부팽만이나 간헐적 복통입니다. 장 폐색이나 복수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복막전이암 진단은 초음파‧CT로 가능합니다. CT의 경우 암세포가 2cm 이상이면 발견율이 70%로 높아집니다. 다만 5mm 이하의 작은 병변은 발견이 어렵습니다. 즉 복막 내 암 덩어리가 충분히 성장하고 나서야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발병 빈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정도 더 높습니다. 연령별로는 주로 40대 이후에 많이 발병합니다.

 

※복막전이암 특징 
-주요 증상은 복부 팽만, 간헐적 복통, 장 폐색, 복수 등
-발병 빈도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높아
-연령별로는 주로 40대 이후 많이 발병

▶항암제, 복강 내 온열화학요법(HIPEC)으로 암세포에 전달  

복막전이암은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 다양한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전이성 대장암의 생존율이 높아진 것과 다른 양상입니다. 복막에는 혈관이 매우 적기 때문에 항암제가 암 세포에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복막전이암 치료는 수술과 항암제로 진행합니다. 수술을 통해 복강 내에 보이는 모든 암 덩어리를 물리적으로 제거합니다. 암 덩어리의 제거 정도가 환자 예후와 직결합니다. 눈에 보이는 암 덩어리는 모두 없애야 합니다. 

5mm 이하 미세 암세포는 제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미세 암세포를 제거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암제를 암 세포에 정확히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 복강 내 온열화학요법(HIPEC)은 암 세포에 항암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HIPEC은 항암제를 42~44도까지 데워서 혈관에 주입합니다. 따뜻한 항암제로 병소 부위 온도가 40~43도까지 높아집니다. 

HIPEC 적용으로 세포막 변성이 이뤄지고, 혈관 투과도가 높아지면서 병소 내 약물 농도가 최대 25배까지 상승합니다. 암 세포에 항암제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의료진의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최대 약 90분간 시행합니다. 

HIPEC을 받기 위해선 전신마취와 특수 장비가 필수적입니다. 일반적인 진료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복막전이‧재발암 클리닉 이원석 교수는 “암 세포는 기본적으로 열에 매우 취약한 성질을 갖고 있다”며 “HIPEC을 통해서 암세포의 괴멸을 유도하고,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HIPEC을 받은 환자들의 중앙생존기간은 대조군의 12.6개월에서 22.3개월로 연장됐고, 2년 생존율은 16%에서 43%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사례로 살펴본 환자 K씨도 개복 수술과 HIPEC을 병행해서 치료했습니다.  

▶“환자 기대 수명 획기적으로 증가”

가천대 길병원은 2년여 전 인천 처음으로 첨단 HIPEC 시스템을 도입해서 복막전이‧재발암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복막전이‧재발암 클리닉은 항암‧영상‧수술‧핵의학‧마취 분야 전문의는 물론 암 전문 코디네이터를 비롯한 다학제 기반 10여 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고의 팀워크와 인프라를 갖춘 의료진들은 종양절제와 HIPEC 시술로 복막전이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이원석 교수는 “복막전이암은 많은 의료진들이 사실 상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으로 보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라며 “복막전이 시 HIPEC을 시행하면 환자들의 기대 수명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복막전이‧재발암 클리닉 이원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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