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집안일을 많이 하는 40대 주부 K씨. 밤에 잠을 잘 때면 손이 타는 듯이 아프고, 감각이 없는 날이 늘었다. 손목을 주무르면 증상이 좀 나아졌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잠을 자는 도중 자주 깨서 다음날 일상생활이 힘들어 졌다.
병원을 찾은 K씨는 '수근관 증후군'으로 진단 받았다. 손목에서 손가락으로 가는 정중신경이 붓거나 눌려서 생긴 질환이었다. 다행히 질환 초기여서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손목 ‘정중신경’ 문제로 발생‧‧‧성인 50% 평생에 한 번은 경험
수근관 증후군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입니다. 성인 중 50%는 평생 동안 한 번은 걸릴 정도로 환자가 많습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합니다.
수근관 증후군이 있으면 손목 통증과 함께 엄지‧검지‧중지‧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이 발생하며, 심하면 무감각해지기도 합니다. 이 같은 증상은 밤에 더 심하고, 손이 타는 듯한 통증도 느낍니다. 이때 손을 많이 움직이거나, 주무르고, 털면 통증이 가라앉습니다.
주로 키보드‧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는 컴퓨터 작업군, 설거지‧걸레질 같은 주방 일을 많이 하는 여성, 무거운 짐을 많이 드는 직업군 등 손목을 많이 쓰는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수근관 증후군을 뼈‧인대‧근육 문제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합니다. 손목에는 뼈와 손목을 가로지르는 인대로 둘러싸인 작은 터널이 있고, 터널 안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손가락 감각 및 운동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있습니다.
수근관 증후군은 손목을 지나는 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손목 내‧외부 요인으로 좁아지거나 눌려서 발생합니다. 정중신경이 손상되면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손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손목이나 손 전체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근관 증후군 위험군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
-설거지‧걸레질 같은 주방 일을 많이 하는 사람
-무거운 짐을 많이 드는 직업군
▶‘평면내 자신경 접근법’ 치료 효과 우수
수근관 증후군은 증상이 가벼울 땐 보존적 치료로서 손목을 고정합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원인을 찾아서 직접 치료해야 합니다.
수근관 증후군에서 기존 치료법 보다 효과가 우수한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바 있습니다. 수근관 증후군 환자에게 사용하는 초음파를 이용한 ‘평면내 자신경 접근법’이 기존 주사 치료보다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었습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박기덕 교수는 수근관 증후군 판정을 받은 44명의 환자 75개의 손을 대상으로 주사요법 후 4~12주 사이의 상태를 관찰했습니다.
환자들은 초음파를 이용한 평면내 자신경 접근법을 이용한 A군 15명, 평면외 자신경 접근법을 적용한 B군 14명, 맹검 주사를 투여한 C군 15명으로 나눠서 관찰했습니다. 모든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리도카인(1%) 1mL와 트리암시놀론 20mg을 투여했습니다.
각 군의 상태 평가는 보스턴 손목굴 설문지(BCTQ)를 이용하고, 전기생리학적 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A군은 다른 군에 비해 자각증상과 전기생리학적 검사가 4주째부터 개선돼 12주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초음파 검사 결과에서도 다른 군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시술 후 12주 후 주요 평가 별 항목에서도 A군이 모두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박 교수 “이번 연구 결과 평면내 자신경 접근법이 다른 방법 보다 우수한 치료 결과를 가져와서 환자의 손목 기능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근관 증후군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근관 증후군이 생기면 컴퓨터 사용 등 손과 손목을 사용하는 작업을 자제해야 합니다. 손목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보조기를 이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손목 부위에 약물을 주사하거나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수근관 증후군 예방법
-키보드 자판은 항상 팔꿈치 보다 낮은 위치에 놓는다
-손목 등 팔이 닿는 부위에는 보호 패드를 사용한다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책상과 의자를 사용한다
-설거지‧걸레질 등 손과 손목을 사용하는 집안일을 줄인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땐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주의한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박기덕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