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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무선초음파’ 도입, 환자 이점은?
세계 최초 ‘무선초음파’ 도입, 환자 이점은?
길병원 "응급실‧중환자실‧병실‧외래서 신속한 진단‧처치 가능"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5.03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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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하며 일상 속 편리함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와이파이‧블루투스를 이용해 선 없이 무선으로 연결되는 세상일 것입니다.

무선 기술은 병원 등 의료 현장에도 적용되며, 신속한 진단과 처치가 가능해져서 환자의 합병증을 줄이고, 생명을 구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이와 관련 인천 가천대 길병원은 세계 최초로 무선초음파 환경을 구축해서 진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휴대가 간편한 무선초음파는 응급실‧중환자실은 물론 병실‧외래에서도 신속하게 진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길병원 병동에 입원해 있는 고령의 급성 무결석 담낭염 의심 환자에게 무선초음파를 적용, 빠르게 진단부터 수술까지 이어지게 한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라한나 교수의 자문으로 무선초음파의 특징과 적용 사례에 대해서 자세히 들었습니다.

▶청진기 대신하는 휴대용 ‘무선초음파’ 환경 조성

통합내과 라한나 교수가 무선 초음파 소논을 이용해 진료하는 모습.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세계 최초로 무선초음파를 청진기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무선초음파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과 힐세리온은 초소형 무선초음파 ‘소논’ 개발 후 약 10년간 가천심혈관연구소 정욱진 소장(심장내과)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등 10여건 이상의 국책연구사업들을 통해 무선심초음파와 스마트패치 등도 개발 중입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은 소논을 110대 이상 도입해서 17개 임상과에 보급,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선초음파 처방이 이뤄지면 와이파이로 무선초음파 워크리스트에 전달됩니다. 이어 무선초음파 시행 후 전송을 누르면 무선으로 차세대 디지털 의료영상 정보시스템(PACS)에 업로드돼서 환자 진료에 활용합니다.

말 그대로 △응급실 △중환자실 △병실은 물론 외래에서까지 초음파를 사용해 임상현장 초음파 ‘Point of care ultrasound(POCUS)’ 환경을 만들어, 청진기를 대신하는 휴대용 무선초음파 환경을 구축한 것입니다.

이에 앞서 가천대 길병원과 힐세리온은 2014년 공동으로 초소형 무선초음파 ‘소논’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특히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는 가천의대 출신 의사로서 진료 현장의 필요성을 반영해 고성능 초음파 기기를 전문의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논을 기획했습니다.

▶전문의가 환자 병상 옆에서 ‘무선초음파’ 진단 

속쓰림으로 입원했던 70대 후반 환자가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병동에서 휴대용 무선초음파로 담낭염을 발견‧치료해서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올해 79세인 여성 환자 이병옥씨는 4년 전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고, 집 근처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치료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습니다. 

이 씨는 약 복용 후 속쓰림이 시작돼 원인이 약에 있다고 생각, 일주일정도 약 복용을 중단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속쓰림은 계속됐고, 복통까지 발생해서 여러 의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낫지 않았습니다.

올해 들어 증상이 더 심해진 이 씨는 치료를 위해 지난 3월 초 가천대 길병원을 찾았습니다.

외래진료에서 전문의는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이 씨를 위해 입원 치료를 추천했습니다.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던 이 씨는 외래를 통해 별도의 전문의 진료와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내과로 입원했습니다. 

각종 검사와 경과 관찰, 치료가 이뤄지던 입원 4일째. 이 씨는 오후에 갑자기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통합내과 병동에 상주하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입원전담 전문의 통합내과 라한나 교수는 즉각 휴대용 무선초음파 ‘소논’으로 환자의 신체를 진찰했습니다. 환자의 병상 옆에서 전문의가 즉석에서 초음파 진단을 시행한 것입니다. 

이 씨는 입원 첫날 진행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급성 담낭염이나 담낭 결석은 발견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처음에 감별 진단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라한나 교수는 초기 복부 CT에서 보이지 않았던 급성 담낭염 통증이 환자처럼 명치쪽 통증으로 방사(방사통)해 표현되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에 급성 담낭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논으로 복부 여러 부위를 진찰했습니다. 이후 이뤄진 정밀한 초음파 검사에서 이 씨의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고, 담낭 주위에 액체저류(fluid collection)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라 교수는 “보통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CT와 초음파 진단에서 결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 씨에게 급성 무결석 담낭염이 의심돼 상의 후 특수 내시경 초음파(EUS)를 사용해서 다른 질병은 없는지 검사했고, 다른 질환 가능성을 최종 배제한 후 확진해서 외과와 상의해 수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 천공 시 사망률 30%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전체 급성 담낭염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주로 △외상 △수술 △화상 △패혈증 △장기간 금식 △비경구적 영양 섭취 등의 영향으로 발생합니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방치 시 빠르게 염증이 진행하고, 출혈이 일어난 뒤 천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천공 발생 시 사망률은 약 30%로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라한나 교수는 “환자 이 씨의 속쓰림은 2주 이상에 걸친 부실한 영양 섭취에 따른 담낭 운동 기능 부전(hypomotility)에 기인했을 것”이라며 “진단 당일 소화기내과 김연수‧김의주 교수, 외과 교수들과 긴밀한 협진을 할 수 있었고 빠르게 수술을 진행해서 이 씨가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고령 환자 이 씨는 진단이나 발견이 늦어져서 합병증이 발생하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현재 이 씨는 수술 후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진행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 치명적인 ‘급성 무결석 담낭염’ 발생 원인 
- 외상 
- 수술 
- 화상 
- 패혈증 
- 장기간 금식 
- 비경구적 영양 섭취 

▶가천대 길병원 입원전담문의 제도 & 통합내과

통합내과 김진 수간호사, 라한나, 조혜정 교수, 한지형 전담간호(좌측부터).

가천대 길병원은 2017년 인천 최초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해서 통합내과 병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원전담 전문의는 병동 내에 상주해서 환자들의 병력 청취부터 검사까지 진단 과정을 두루 살핍니다. 

또 △응급치료 △약물치료 △검사 및 상담 △영양관리 등 입원 환자에 대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합니다.

이는 입원환자의 재원일수 축소, 안전사고 감소 등의 효과로 이어집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환자 입원경험평가에서 통합내과가 1위를 한 바 있습니다. 

현재 통합내과에는 라한나‧조혜정 교수 두 명이 진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추후 입원전담 전문의를 증원해서 통합내과 병동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통합내과 라한나 교수는 “진료시간은 물론 회진시간 외에도 환자들이 진료실로 찾아와서 궁금한 점을 묻고 치료 상담을 한다”며 “환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몸과 마음 모두를 치료하는 따뜻한 의사가 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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