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56 (금)

힐팁 동영상 콘텐츠‘네이버 지식백과’ & ‘다음카카오 다음백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순 복통‧설사? 성장장애 일으키는 ‘소아 염증성 장질환’ 치료 
단순 복통‧설사? 성장장애 일으키는 ‘소아 염증성 장질환’ 치료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2.04.01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통‧설사 등 위장장애는 병원을 찾게 되는 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증상이어서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위장장애 증상이 수개월 이상 나앗다, 재발하기를 반복하면 꼭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 질환으로서 국내 환자가 점차 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 비율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특히 소아청소년에게 염증성 장질환이 지속하면 위장장애는 물론 성장장애까지 일으키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 둔 가정에서는 성인과 다른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증상 특징을 이해하고, 증상이 의심될 때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실 교수의 자문으로 소아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과 증상 특징, 성장장애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생긴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해서 만성화되는 만성 소화기 질환입니다. 증상은 악화되는 활동기와 없어지는 관해기가 반복해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 △장내 미생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장에 있는 면역 세포들이 장내 미생물에 대해 면역반응을 과도하게 일으켜서 면역 반응 불균형이 일어나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 종류에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습니다. 크론병은 구강‧식도‧위‧십이지장‧소장‧대장‧항문에 이르는 입부터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염증 범위가 점막에서 장막까지 깊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하는 연속되는 병변이 특징입니다. 대장의 점막과 점막 하층을 얕게 침범합니다.

※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 
① 크론병
② 궤양성 대장염 

염증성 장질환은 1850년대에 서구에서 처음 보고됐습니다. 이후 약 100년이 흐른 1950년대에 중국에서도 첫 보고가 이뤄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도 매우 빠르게 늘고 있으며, 최근 10년 동안 약 두 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7만3473명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소아청소년의 염증성 장질환이 늘고 있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2020년 기준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환자 중 19세 이하 비율은 약 6.2%로 적지 않습니다. 소아청소년 환자 비율을 전체 염증성 장질환으로 넓히면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선진국에서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발병 연령이 점차 어려지고 있어서 소아청소년을 둔 가정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질환입니다.

▶단순 복통‧설사? 염증성 장질환 증상 ‘소아 vs 성인’

혹시라도 우리 아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려면 증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증성 장질환 탓에 나타나는 주요 소화기계 증상은 만성적인 복통을 비롯해서 설사‧혈변 등입니다.

특히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어도 소아청소년과 성인이 겪는 증상 특징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성인보다 증상이 매우 심합니다. 소아청소년 크론병의 경우 소장과 대장을 동시에 침범하거나, 상부 위장관 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소아 크론병 환자의 최대 60%는 항문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서양보다 높은 비율입니다. 뚜렷한 소화기계 증상 없이 항문 병변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문 누공‧농양 같은 항문 병변은 위장관의 염증이나 궤양보다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많기 떄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성인은 주로 직장에만 국한되지만 소아는 대장 전체를 침범하는 사례가 더 흔합니다. 또 △발열 △관절통 △포도막염 등의 장외 증상이 더 많이 동반됩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성인 염증성 장질환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자 치료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성장’입니다.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의 약 30%는 첫 진단 당시 성장장애가 동반돼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아이가 복통‧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을 보이면서 키 성장이 멈추는 것입니다. 소아청소년기는 키 성장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여서 성인 환자보다 염증성 장질환을 빠르게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성인보다 증상 심한 ‘소아 염증성 장질환’ 특징

* 크론병 
-소장‧대장을 동시에 침범하거나, 상부 위장관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대 60%는 항문 누공‧농양 같은 항문 증상이 있다 
-체중 감소가 뚜렷하고 관절통‧불명열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약 30%는 첫 진단 당시 성장장애가 동반된다

* 궤양성 대장염 
-대장 전체를 침범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발열‧관절통‧포도막염 등 장외 증상이 더 많이 동반된다

▶소아 환자 치료 핵심 ‘성장 & EEN'

소아 염증성 장질환은 위장관의 염증으로 영양분 흡수가 되지 않고, 염증 반응에 의한 대사 변화로 영양 결핍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첫 진단 시 영양 불균형 여부와 골감소증‧골다공증이 동반돼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또 만성 염증으로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증가하면서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아 염증성 장질환 중 크론병 환자의 약 30%가 성장장애를 동반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이유로 소아 염증성 장질환은 성장에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최종 성인키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만 조절하는 임상적 관해를 뛰어넘어, 장점막까지 치유하는 내시경적 관해입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는 성장과 발달이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장의 협착‧누공 같은 합병증을 최소화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의 치료는 약물 요법과 함께 ‘완전장관영양법(EEN‧Exclusive enteral nutrition)이 굉장히 중요하며, 성인 환자 치료와 다른 차이점입니다. 

유럽소아소화기영양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소아 크론병 환자의 1차 치료로 8주간 EEN을 권장합니다. EEN은 △엘리멘탈 028 △모노웰 △엔커버 등의 영양액 제품을 8주 동안 식사를 대체해서 복용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식사를 전혀 하지 않고, 이런 영양액 제품만 8주 동안 먹는 것은 어른들도 굉장히 힘듭니다. 때문에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치료할 땐 보호자와 의료진의 정서적인 지지와 응원이 중요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단계별 치료법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방법은 중증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총 3단계로 나눠서 진행하는데 △1단계,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항염증치료 △2단계, 면역조절제 치료 △3단계, 생물학제제 치료입니다. 

과거에는 질병 악화에 따라 1단계 약물에서 반응 정도를 보며 윗 단계 약물로 올리는 스텝업 전략(step-up approach)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장의 심각한 염증 단계 때 강력한 항염증 치료제인 생물학제제를 미리 사용해서 협착과 수술을 예방하는 톱다운 전략(top-down approach)이 소아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톱다운 전략은 염증 단계에서 생물학제제를 사용해, 진단 초기에 심한 염증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의 경과 자체를 바꾸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아 염증성 장질환은 약물 치료 이외에도 성인 환자에 비해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 많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 자녀들의 치료 과정을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것도 의료진이 보듬어야 할 부분입니다.

※ 염증성 장질환의 3단계 치료 과정 

-1단계: 항염증 치료(5-ASA, 스테로이드, 항생제)
-2단계: 면역 조절제(아자치오프린, MTX)
-3단계: 생물학적제제(인플릭시맵, 아달리무맙)

▶조기 진단‧치료, 건강한 일상생활 가능 

과거 염증성 장질환은 매우 드문 질환이었고, 적절한 약도 많지 않아서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좋은 치료제가 많이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개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때문에 초기 증상이 있을 때 조기에 진단‧치료하면 충분히 잘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 됐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도 초기에 인슐린 등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하면 예후가 좋은 것처럼 염증성 장질환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 없이 충분히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 김은실 교수의 Pick!
소아 염증성 장질환 중 크론병 치료에는 완전장관영양법(EEN‧Exclusive enteral nutrition)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주춧돌인 것입니다. 튼튼한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주춧돌을 놓는 일인 것처럼 EEN을 잘 하는 것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취재 도움 :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실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