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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궁금증 풀이 ⑭ 가정에서 한약 달여먹어도 되나요?
한의학 궁금증 풀이 ⑭ 가정에서 한약 달여먹어도 되나요?
우리 가족 한방(韓方) 주치의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2.03.21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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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황기, 인삼, 산수유, 오가피‧‧‧.’ 식품으로도 익숙하게 알려진 한약재들이 많습니다.

또 시장‧마트에서도 쉽게 ‘한약재’라는 이름으로 많은 약재들이 판매됩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철마다 몸에 좋다는 한약 처방들이 나오며, 집에서 한약을 달여 먹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정에서 식품용 약재를 복용할 땐 주의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해서 처방 받아 복용하는 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를 통과한 ‘전문한의약품’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식품과는 구분됩니다. 

2012년부터 식약처에서 한약재 우수의약품 제조관리(GMP) 제도를 도입해서 △한약재를 유통하는 시설 관리 △약재의 유효 성분 및 품질 관리 △약재를 가공하고 포장하는 제조 공정 관리 △위생 관리 등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식약처에서 안전하다고 인증 받은 한약재만이 GMP 마크를 달고 전문한의약품의 이름으로 한의원에 공급됩니다. 

하지만 식품으로 유통되는 약재들은 이 같은 품질 검사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잔류 농약, 중금속 등이 남아있을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한약재와 일반 식품의 큰 차이 중 하나는 바로 ‘유효 성분’의 함량에 있습니다. 한의원에서 한약재를 사용할 땐 약재의 기원과 자생지 등을 꼼꼼히 살핍니다.

예를 들어 오가피는 대한약전 규정에 따르면 ‘오갈피나무(Acanthopanax sessiliflorum Seeman) 또는 기타 동속식물(오가과 Araliaceae)의 뿌리‧줄기 및 가지의 껍질’로 규정합니다. 

하지만 오갈피나무의 종이 매우 다양해서 △가시오가피 △잔털가시오가피 △향가피 등 오갈피나무와 유사한 종이 식품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식품으로 유통되는 유사한 종의 식물들은 섭취했을 때 이상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한의원에서 한의사들이 처방하는 오가피와는 약효와 성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식약처는 규격화된 한약재만을 선별해서 한의원으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규격화된 한약재의 위품이 시중에 유통돼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2015년 있었던 ‘백수오 논란’이 그 예입니다.

홈쇼핑‧마트 등에서 한의사 처방 없이 유통되던 건강기능식품에 백수오의 가품인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어서 파동이 일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말그대로 ‘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한약재처럼 엄격한 식약처 품질 관리를 받지 않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을 구성할 때 한의사의 처방 지시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백수오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식품이 섞여서 유통돼 큰 논란이 된 것입니다. 

이엽우피소는 독성이 있으며, 백수오와는 전혀 다른 식물이어서 효과도 백수오와 엄연히 다릅니다.

일반인들은 한약재에 익숙하지 않고 유사하게 생긴 식물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처럼 가품 약재에 노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식품으로서 음식을 조리할 때 가볍게 첨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시중의 식품용 한약재를 구입할 때에는 유의해야 합니다. 


집에서 한약을 달여 먹는 것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의사들은 한약을 처방할 때 꼼꼼한 진찰과 병증의 진단을 바탕으로 약을 구성합니다. 

소화기가 약한 환자들에게는 소화력에 부담이 가지 않는 약재를 사용하고, 두통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그에 맞는 약을 더해주는 식입니다. 

일부 한약재들은 독성이나 알레르기 성분 등이 있을 수 있어서 적합한 ‘포제(炮製)’ 과정을 거칩니다. 과한 약성을 줄이고 부작용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가벼운 정보를 바탕으로 약을 탕전해서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겨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더불어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탕기와 가정용 탕전기는 달라서 유효 성분 추출도 충분히 되지 않을 우려가 있습니다.


※ 가정에서 한약 달여 먹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
-부작용이 생겨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기 어렵다
-가정용 탕전기는 약재의 유효 성분이 충분히 추출되지 않을 수 있다
-신체에 부담이 되는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진다 

결국 임의로 한약재를 구입해서 한약을 복용하는 것은 마치 약국에서 여러 종류의 약을 구매해, 멋모르고 복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서로 성분이 부딪히고,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되는 약을 복용할 위험이 커지는 것입니다. 

양약을 복용할 때 의‧약사의 충분한 복약 지도를 받듯이 한약을 복용할 때도 한의사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할 땐 반드시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를 해야 합니다.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김수정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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