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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꼰대 직장인’의 땀과 눈물의 이야기
28년 ‘꼰대 직장인’의 땀과 눈물의 이야기
하재규 기자 좌충우돌 분투기 『달려라 꼰대』 발간
“꼰대 취급받을까 침묵하면 비겁하고 온정 사라져”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1.01.06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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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입사 이래 현재까지 한 직장에만 몸담고 있는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신문 하재규 기자. 28년 차 직장인인 그가 ‘latte is horse’를 자처하며 에세이 『달려라 꼰대 - 꼰대 직장인의 행복 찾기 분투기』를 펴냈다.

저자는 올바른 삶의 지침을 말하는 소신 발언까지 꼰대로 몰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꼰대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분투했던 그간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토로했다.

『달려라 꼰대』는 사는 게 힘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주제를 찾아 희망의 이야기를 건넨다.

이 책에는 ‘일상,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서’를 시작으로 ‘행복, 불행의 그 반대편에 서서’, ‘일터, 직장 사람들의 아웅다웅’, ‘쉼터, 삶의 여유와 힐링의 순간’, ‘주름, 나이테 쌓여가는 이야기’, ‘사랑, 자신을 사랑해야 할 이유’ 등 6개의 장에 47편의 에세이가 수록됐다.

꼰대는 정말 사라져야 할 대상일까. 그가 말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서로가 상대방을 향해 꼰대라고 비웃고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더 불통의 아이콘인 것은 까맣게 잊고 만다. 그것은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다. 꼰대와 멘토로 억지로 편 가르려 해선 안 된다. 많은 이들이 꼰대로 취급받을까봐 올바른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은 더 멀어지고, 사람 사는 온정 역시 더 멀리 사라져 버릴 뿐이다.”

꼰대 직장인이 힘주어 토해 내는 이야기는 남을 향한 비난이나 지적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못남에 대한 반성이자, 생존하겠다는 처절함의 욕구다. 비록 잘난 것 하나 없음에도 무너지지 않고 지금껏 꿋꿋이 버텨낼 수 있었던 삶의 용기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회사 생활 중 가슴 아팠던 일화도 담담히 소개해서 눈길을 끈다. 편집국장 신분에서 새로운 보직을 받아 일선 회원들의 업소를 방문해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걷으며 느꼈던 고통스런 옛 기억이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와서 회비를 내놓으라고 할 때 그 어느 누구도 “옜다, 가져가라!”고 말하진 않는다. 열이면 열 문전박대가 당연하다. (중략)진솔하게 말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며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읍소했다. 사람과 사람은 통한다. 그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났고, 배움을 얻었다.” - 91쪽, <존중받지 못할 투명인간> 중에서

저자는 스스로 초라한 이력을 지녔다고 말한다. 1993년 입사한 후 현재까지 줄곧 한곳으로만 출퇴근을 반복 중인 직장인이다. 꼰대‧고인물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딱 좋은 그런 존재다.

그의 이력은 매우 단출하다. 사명(社名)과 직책(職責)이 전부다. 명함에 담을 수 있는 말은 세 단어에 불과하다. ‘재직 중(1993~2021)’. 참 볼품없고 내세울 것 없는 인생이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출퇴근만 무한 반복한 삶이다.

그럼에도 그는 “걸어온 발자취와 이력(履歷)을 끔찍할 정도로 사랑한다”고 말한다. 저자 하재규는 그게 전부인 사람, 우리 곁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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