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개가 짖는 듯한 소리를 낸다? 5세 이하 어린이가 이 같은 증상을 보이면 급성 폐쇄성 후두염인 ‘크룹’을 의심해야 합니다.
바이러스‧세균 감염으로 후두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는 크룹은 감기처럼 시작하는 듯하다가 돌변합니다. 아이가 열이 나면서 목 소리가 쉬어서 컹~컹~ 거릴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크룹으로 기도가 심하게 막히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선용한 교수의 자문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크룹의 증상과 특징,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감기 증상에서 갑자기 돌변하는 질환
급성 폐쇄성 후두염은 소아들이 호소하는 호흡기 질환 중 하나입니다. 영어로 크룹(CROUP)이라고 합니다.
크룹은 후두를 포함해서 기관‧기관지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크룹 발생 원인은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이며, 바이러스성 크룹이 많습니다. 이외에 먼지‧연기 노출, 디프테리아‧백일해 등 전염병, 과도한 성대 사용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룹 발병 원인
-바이러스‧세균 감염
-먼지‧연기 노출
-디프테리아‧백일해 등 전염병
-과도한 성대 사용
크룹은 주로 1~3세 어린이에게 발생합니다. 하루 이틀 정도는 감기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발열과 함께 밤부터 야간 사이에 목이 쉬면서 급격하게 호흡을 힘들어합니다.
이 때문에 개가 짖는 것 같은 “컹~컹~” 거리는 기침 소리를 냅니다. 쌕쌕 거리는 천명음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증상은 며칠 동안 이어지다가 약 일주일 후 개선됩니다.
크룹은 5세 미만 하기도 감염의 약 15%를 차지합니다. 이 연령에서 100명 당 3명 정도 발생합니다. 크룹을 처음 경험하는 가정은 밤새 아이가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증상을 보여서 응급실을 많이 찾습니다.
※급성 폐쇄성 후두염 ‘크룹’ 증상
-하루 이틀 정도는 감기 증상을 보인다
-갑자기 발열과 함께 밤부터 야간 사이에 목이 쉰다
-“컹~컹~” 거리는 기침 소리나 쌕쌕 거리는 천명음을 동반한다
-증상은 밤에 심하다
▶기도유지하고 저산소증 치료해야‧‧‧스테로이드제제 효과적
급성 폐쇄성 후두염인 크룹은 소아 호흡기 질환 중 치료법이 단시간에 가장 크게 변한 질환입니다.
20여 년 전 후두는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입구여서 완전히 막히면 사망할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극단적인 크룹의 경우 후두 폐쇄가 심해서 저산소혈증이 일어나 뇌가 손상된 사례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별다른 치료법 없이 가습이 후두경직을 완화하는 작용이 있다고 여겨서 응급실에서 ‘크룹 텐트’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비닐로 만든 텐트 구조물에 부모와 환아가 들어가고, 여러 대의 가습기를 텐트 안으로 향하게 해서 습기를 뿜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밤새 습기에 절어 부모와 환아는 모두 흠뻑 젖었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의료진은 밤새 응급실 한쪽 구석에서 숨쉬기 힘들어하는 환아를 지키면서 기침 소리가 덜 들리기라도 하면 혹시 기도삽관이 필요한 위험한 상황은 아닌지 걱정해야 했습니다.
크룹 치료법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현재 중증 크룹 치료법의 핵심은 스테로이드 사용입니다.
크룹의 원인이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고, 과거에는 감염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금기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사용이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 확인됐고,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치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원시적이고 불편한 크룹 텐트 치료는 스테로이드 덕분에 간편하게 바뀌었습니다. 소아들을 위한 획기적인 치료 변화인 것입니다.
크룹은 드물지만 심한 기도폐색이 동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서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크룹을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선 가습기를 이용해 온‧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선용한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