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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괜찮아지겠지? 점점 더 아픈 ‘교통사고 손상’ A to Z
곧 괜찮아지겠지? 점점 더 아픈 ‘교통사고 손상’ A to Z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0.06.04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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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작장인 A씨. 얼마 전 회사 출근길에 신호대기로 정차 하던 중 뒤에서 다른 차량이 충돌했다. 뒤 범퍼가 약간 찌그러진 것 이외에는 크게 이상이 없고 몸도 특별히 문제없는 것 같아서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왼쪽 목과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가까운 의원을 방문해서 물리치료를 받고,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앞머리가 아프면서 어지러웠다. 사고 4일째가 되니 허리는 조금 괜찮아 진 것 같았지만, 반대쪽 등으로 통증이 옮겨갔다. 아울러 이상하게 왼쪽 어깨와 팔꿈치가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생기기 쉽다는 주위 동료들의 말에 불안해지면서 치료를 어떻게 받아야 후유증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 커졌다. 

 

▶A씨 사례로 살펴보는 교통사고 후유증 & 치료 

교통사고를 겪고 사고 초기에는 대부분 A씨처럼 별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치료 후에도 목‧머리 통증이 낫지 않고, 어지럼증이나 울렁거림을 호소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아프지 않았던 부위까지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A씨처럼 교통사고 후 시간이 흐르면서 주관적인 문제를 호소하거나 골절‧외상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이 지속되는 것을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합니다.

A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에게 교통사고 손상과 효과적인 한방치료에 대해 Q&A로 들었습니다.    

Q. 교통사고 당일에는 살짝 부딪힌 것 같은데, 점점 증상이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벼운 접촉 사고 시 대다수 운전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점점 목과 허리가 아파지고,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외부에서 충격을 받을 때는 반사적으로 몸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큰 근육들이 수축해서 안쪽에 있는 구조물들을 방어합니다. 

그러나 운전자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충격을 받으면 바깥의 큰 근육들이 반사적으로 수축해서 방어할 여유 없이 충격이 더 안쪽의 작은 근육과 인대 등에 집중됩니다. 따라서 작은 충격에도 안쪽의 척추 주위 작은 근육과 인대들이 손상되고, 심하면 미세출혈이 발생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병리적 상황을 '어혈'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특히 뒤에서 차가 부딪히는 후방 충돌 시에는 약 0.2초라는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목이 '과신전' 됩니다. 즉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이런 억지스러운 목의 동작으로 인해 목뼈 주위 인대와 근육이 손상을 입습니다. 

Q. 처음에는 한쪽 목이랑 허리만 아팠는데, 왜 통증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느끼나요.
외부에서 충격을 받으면 우리 몸은 실제로 부딪힌 신체 이외에 다른 부위도 긴장합니다. 즉 실제 충격이 가해진 쪽의 목이나 허리 등의 근육이나 인대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이나 주변 골반, 등 근육, 인대도 긴장될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 뇌는 모든 부위 통증을 정확하게 정량화해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가장 불편한 부위 증상부터 먼저 느낍니다. 이후 가장 불편했던 부위 통증이 조금 줄어들게 되면 다른 부위 통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통증이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지만 실제로는 처음부터 존재했던 통증을 나중에 인지하는 것입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면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등이 아플 수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체중을 버틴 무릎이나 고관절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Q. 머리를 심하게 부딪힌 것도 아닌데 왜 어지러울까요.
위치감각정보를 뇌로 보내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목 주위, 특히 뒷통수 바로 아래에 위치한 후두하 부위 근육들에는 위치와 균형에 대한 고유 감각 정보를 뇌로 전달해서 눈과 귀에서 오는 정보들과 결합해 자세를 조절합니다. 어리러운 것은 자동차 충돌로 이 부위에 위치한 고유 감각 정보 전달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즉 자세를 잡아주는 안테나 역할을 해주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도 어지럽거나 불안정한 느낌을 받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서있을 때 높은 번지점프대 위에 오른 것 같이 붕 떠있거나, 걸을 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Q. 어떻게 하면 교통사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나요.
교통사고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만성화돼 후유증이 남지 않기 위해선 골든타임 3개월 이내에 빨리 증상을 줄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급성통증은 3개월이 지나면 만성통증으로 변하고, 통증이 손상 부위와 전신에서 민감해지는 감작(sensitization)이 생깁니다. 

이때는 통증이 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손상된 부위가 더 아프고, 다치지 않은 부위도 통증을 더 잘 느끼게 돼 종종 꾀병이라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실제로 많은 대규모 전향적관찰 연구들에서 교통사고 이후 3개월 이내에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3개월 이후에는 증상 호전이 더디거나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 초반에 ‘나중에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통증을 방치해서는 안 되며, 초반에 빨리 집중 치료를 시작해서 치료를 빨리 종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교통사고 손상 초기 한방치료가 많은 도움이 되나요.
겉에 있는 근육과 인대만 삐끗하거나 다친 경우는 단순히 찜질이나 물리치료만으로도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좀 더 안쪽에 있는 근육과 인대들이 손상되면 좀 더 깊은 척추 뼈나 관절 주위 연부조직까지 치료 가능한 침 치료나 약침치료가 필요합니다. 또 부드러운 수기자극으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추나치료까지 더해지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아울러 교통사고 손상 초기에 사용하는 한약들은 미세출혈로 인한 어혈을 제거하고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우수합니다. 따라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초기 골든타임 3개월을 놓치지 않고 최대한 빠른 시기부터 집중적인 한방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교통사고 클리닉에선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양한방 협진 시스템에 따라 X선‧CT‧MRI 등 기본 영상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어 환자 상태에 따라 한약, 추나요법, 침, 약침요법, 뜸, 부항, 한방파스, 물리요법 등 모든 한방 요법에 대해 자동차보험 혜택을 받아서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골절이 아니어도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심한 염좌나 디스크 탈출 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 내 여러 양방 및 한방 전문과가 있어서 단순 통증 이외의 교통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들에 대해 협진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 :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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