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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로 알기] “모두 힘든 시기, 서로 감사 표현하며 심리방역‧면역력 지켜야”
[코로나19 바로 알기] “모두 힘든 시기, 서로 감사 표현하며 심리방역‧면역력 지켜야”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0.05.1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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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재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학생들과 부모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평범했던 일상생활이 멈춰버리며 언제 터질지 모를 여러 가지 문제들이 뇌관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힘겨운 사투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일수록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스트레스를 정상적인 반응으로 받아들이고, 불안 등을 최소화하는 심리방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 서로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면 심리방역과 면연력 증강 효과에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백종우 교수에게 코로나19 이후 마음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들과 의료진들을 위한 마음건강지침과 극복 방법에 대해 들었습니다.

Q. 마음건강지침은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코로나 감염재난 시기에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줍니다. 자연재난인 지진 또는 쓰나미의 경우 한 시점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감염재난은 벌써 1월부터 현재까지 많은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국민들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질병관리본부나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서 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드뉴스로도 제작돼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재난 중 가장 도움이 필요한 대상은 누구인가요.
재난상황에서 가장 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재난 피해자입니다. 이어 주변 가족들입니다. 재난 피해를 목격한 사람들도 포함됩니다. 범위를 더 넓히면 구조대원, 의료진이, 전 국민까지도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자가격리자 및 환자로 확진된 국민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증환자에 대해서는 입원 치료 시 협진으로 도움을 드리고 경증 확진자들은 생활치료시설에 머뭅니다. 
아울러 정신과 의사들이 복지부와 MOU를 맺어서 전화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참여했는데, 4월 초에 200여 명이 모두 건강하게 퇴소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자가격리나 어려움을 겪은 국민은 국가트라우마센터로 연락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 가장 마음 아픈 분들은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입니다. 장례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애도를 제대로 할 수 없고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유가족들도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1577-0199로 연결하면 24시간 언제든 위험에 대해 정신건강 전문요원들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병원이 굉장히 안전한 상태에서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치료 받던 환자들은 주치의를 찾아서 진료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질환이 발생한 경우도 꼭 조기에 치료해야 합니다.

Q. 마음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칙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누구나 이전에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그것을 이겨온 자기만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외부 스트레스 때문에 너무 힘든 상황에선 이를 잊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마음건강 수칙, 심리방역 수칙을 참고 하면서 그동안 스트레스를 극복해 온 적합한 방식을 살려서 본인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이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 수준은 어떤가요. 
사실 코로나에 대한 방역은 나라별로 다릅니다. 이런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가이드라인 중 약 3분의 1은 위기소통과 심리방역입니다. 지금 코로나에 대한 국민들의 대응은 굉장히 칭찬받을 만한 성숙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어떤 공황 상태나 아노미(무질서의 혼돈상태)상태, 사재기, 이기주의 등도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성숙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리방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 어려움은 일상생활의 중단입니다. 내가 좋아하던 운동, 활동을 전혀 못합니다. 가장 안 좋은 것이 코로나19 뉴스만 보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 뉴스를 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하지만 꼭 필요한 만큼만 봐야 합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뉴스만 보면 그만큼 봄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햇빛도 보지 못하고 운동량이 저하됩니다. 

Q. 심리방역을 위해 알아야할 내용은 무엇인가요.
사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우리의 심리적인 힘도 결국은 몸에서 나옵니다. 몸이 건강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의 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소한 실내에서 창문을 열고 햇볕이 드는 곳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모든 심리 방역 지침에서 가장 첫 번째로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코로나19 시기에 스트레스를 정상적인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이것은 현실적인 고통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불안과 분노, 우울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필요하기도 합니다. 
불안이 너무 없으면 적절한 대응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자세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고 당연한 것입니다. 확진자 소식을 들으면 스트레스, 불안이 증가합니다. 이때 나를 관찰해야 합니다. 내가 불안해하고 있구나, 그러니 어떻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겠지만, 어느 정도의 불안과 분노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Q. 심리방역 효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과의 소통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사실 반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몇 달째 가족과 시간이 늘어나는 점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서로 싸우게 되고 갈등이 생기고 지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을 못 만나는 상황이 지속되면 본인의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을 사람을 주변에서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최소한 전화, SNS, 손 편지 등으로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의료진, 방역요원들에게 감사편지를 쓰는 국민도 있습니다. 이런 소통은 서로를 응원하면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행동이자 자신의 면역력을 지키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이 시기에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누구에게 내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면역체계와 건강을 지켜서 사회를 더 강하게 만드는 데도 긍정적입니다.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아이들도 성장하면 그러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을 쌓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Q.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들의 생활수칙이 궁금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연령에 따라서 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편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못 만나는 상황이 저학년일수록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고학년들은 일상의 리듬이 깨지면서 활동도 줄고 취미도 못해서 다양한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여러 정보가 전달됩니다. 가짜뉴스와 같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오해도 발생합니다. 평소와 달리 학교에 안 가서 부모님이 옆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 짜증이 늘고, 예민해질 수도 있습니다. 심각하게는 분노 감정이 커져서 폭발한 후에 미안함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굉장히 힘든 시기일 수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이 같은 상황을 아이의 언어로 설명해주는 것, 반복해서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때 겪는 감정적 어려움은 부모님들께서도 표할 수 있습니다.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 하고 싶은 걸 못하는 상황이 힘들고, 너희들도 도와주고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서로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받아들이면서 이겨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힘들어 하는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의료진에 대한 응원 등 우리 사회가 재난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부모의 행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아이들의 일상생활이 무너지기 쉽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하루 계획을 세우고 집에서나마 계획대로 잘 실행하면 보상을 주면서 새로운 일상을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가족끼리 논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자가 격리자를 위한 마음건강수칙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로 인해 자가 격리된 국민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고립입니다. 조그만 방안에서 거의 2주간 나오지 못합니다. 확진자들은 거의 한 달 동안 아무도 접촉하지 못하는 작은 방에 격리돼야 하는데 이는 매우 힘듭니다. 
확진자들은 답답함을 많이 호소합니다. 하루 종일 뉴스만 듣고 누워 있다 보면 생활리듬과 일상이 깨지고 2주 이상 일을 못하니 이에 대한 염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의 공백,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호소합니다. 때문에 주변에서 자가격리자들을 응원해 줘야 합니다. 스스로만이 아니라 사회의 건강함을 지키기 위한 희생이라고 생각하고 응원해야 합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자가 격리자에게 불안장애나 불면증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국내에서도 스트레스 수준이 높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자가 격리 기간을 후유증 없이 이겨내는 경우 이 기간에 이타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힘들지만 타인을 위해 희생하자는 감정을 경험하면 심리적, 신체적으로도 가장 잘 회복했습니다. 자가 격리자들을 응원하고, 자가 격리자들은 이런 점을 기억해서 잘 이겨내야 합니다.

Q. 감염병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진의 마음건강수칙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를 막는 최일선인 의료현장은 힘듭니다. 마스크에 방호복까지 입고 일해야 할 때는 상당한 육체적인 피로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의료진에 대한 감염재난의 영향을 연구한 해외 연구가 있습니다. 사스‧신종플루 때를 보면 의료진은 오랜 기간 훈련받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잘 준비가 되어 있어 괜찮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증세나 불면증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과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신체적 소진입니다. 아울러 의료인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본인의 환자를 잃는 트라우마입니다. 어떻게든 살리고자 했는데 실패했을 때, 그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또 이 시기에는 누구나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예민한 상태에서 의료진에게 감정을 푸는 경우도 생기는데 의료진도 사람이어서 상처를 받고 감정노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진도 자신의 마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의료진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팀워크도 중요합니다. 믿음을 갖고 서로를 살피고, 혹시 마음을 다친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팀 정신이 필요합니다. 이때 도움을 받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환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지 않습니까?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의료진들도 그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특히 무엇보다 국민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됩니다.

Q.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시기에 필요한 자세는 무엇인가요.
2월 달에는 일상이 중단돼 힘들다는 분들을 진료실에서 만났습니다. 3월 달에는 일을 못하고 가게가 어려워서 걱정이라는 분들을 봤습니다. 우리가 바이러스를 이기는 것과 함께 바이러스 이후의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심리적 문제, 자살의 증가,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가 사회적인 신뢰,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시험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믿고 극복해가면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찾고, 적절한 지원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도 이러한 어려움이 첫 번째 화살이라고 생각되며, 이러한 것들을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두 번째 화살인 우울과 분노로 우리의 마음이 닫히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돌보며, 앞장서 싸운 분들은 응원하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해야겠습니다. 

도움말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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