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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당뇨‧암, 가족력과 나의 발병 위험도는? 
치매‧당뇨‧암, 가족력과 나의 발병 위험도는?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1.05.07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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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습니다. 담배‧술‧식사‧운동‧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관여합니다. 이처럼 질병 발생 원인에 대해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 중하나가 ‘가족력’입니다.

그럼 가족 중 당뇨병‧치매‧고혈압‧암 같은 질환이 있으면, 내가 관련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만성질환은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리고, 암은 국내 사망 원인 1위입니다. 

때문에 특정 질환에 가족력이 있으면 혹시 나에게도 같은 병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의 자문으로 가족력이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관리를 위해 알아야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형제자매 가족력 높은 ‘고혈압’

고혈압은 부모보다 형제자매간의 가족력이 강합니다. 부모 모두 고혈압이 있는 한국 성인의 29.3%는 고혈압이고, 형제자매가 고혈압인 사람의 57%는 자신도 고혈압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국민건강영양조사). 

외국은 부모 모두가 고혈압이면 자녀의 50%가 고혈압이라는 자료가 있습니다. 고혈압 가족력이 있으면 규칙적인 운동과 저염식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짠맛 대신 신맛이나 매운맛을 살리는 향신료‧식초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 모두 당뇨병이면 발병률 30~40%

서양은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당뇨병 발병률이 15~20%인 것으로 보고됩니다. 부모 모두 당뇨병이면 30~40%로 올라갑니다. 

우리나라 당뇨병 가족력은 식생활이 서구화돼 서양의 가족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으면 체중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비만이면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평균 49.3세에 당뇨병이 진단돼, 가족력이 없는 사람의 57세보다 8년이나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치매, 아포지단백 유전자 2개 물려받으면 17.4배↑ 

부모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면 자녀도 노년기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가능성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아포지단백 4형이라는 유전자와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치매 발병 위험은 이 유전자를 1개 물려받으면 2.7배, 2개 물려받으면 17.4배 증가합니다. 가족력이 있으면 노년기에 혈액 검사로 치매 발병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암, 3대 가족 중 환자 1명만 있어도 ‘가족력’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의 유전성을 언급할 때 ‘가족력’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때도 가족력이 무엇인지 문진을 합니다. 이때 유전력과 가족력의 정의는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합니다. 

유전력은 특정 유전자 문제를 똑같이 갖고 있어서 암이 대물림되는 경우입니다. 가족력은 이러한 유전적 요인에 생활습관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까지 통틀어서 정의합니다. 의학적으로는 ‘3대에 걸친 직계 가족 또는 사촌 이내에서 같은 질환을 앓은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사촌의 암 발병 여부를 모두 알기 힘들어서 흔히 3대 직계 가족 중심으로 암 발병 여부를 따져서 가족력을 파악합니다. 암 가족력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는 2004년에 발표된 스웨덴과 독일 암 연구센터의 공동 연구입니다. 

스웨덴 사람 1000만 명을 대상으로 직계 가족력과 암 발병 위험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부모가 암에 걸린 경우 자신의 암 발병 위험은 위암‧대장암‧유방암‧폐암에서 1.8~2.9배, 형제자매가 암에 걸린 경우는 2.0~3.1배, 부모와 형제자매가 모두 동일한 암에 걸린 경우는 3.3~12.7배 높았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부모보다 형제자매간의 가족력이 강한 것은 같은 세대인 형제자매가 암을 유발하는 환경 요인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며 “이 수치를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긴 힘들지만,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암은 직계 가족 3대에서 1명만 있어도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암 가족력 있으면 이렇게 준비하세요

그럼 암 가족력이 있을 때 암 예방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은지 주요 암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유방암은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약 20%에서 유전자(BRCA1·2) 돌연변이가 있습니다. 캐나다 연구 결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의 유방암 발병률은 50~85%입니다.

미국에서는 유방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면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을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거나 유방을 미리 절제합니다. 모유수유도 유방암 가족력 발병 억제에 도움이 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이 간호사 6만 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머니가 유방암을 앓은 여성이 출산한 뒤 모유수유를 하면 나중에 유방암에 덜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난소암은 유방암과 가족력이 상호 관련돼 있는데,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두 암 발병에 모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암센터 연구 결과 유방암 가족력이 있으면 난소암 위험이 약 2배 높아졌습니다. 

또 어머니나 자매 중 유방암 환자가 있으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40%나 증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난소암 가족력도 유방암 발명 위험을 높입니다. 난소암은 임신·출산 경험이 많거나 모유 수유를 오래 하는 무배란 기간이 길수록 발병 위험이 줄어듭니다.

※ 가족력에 따라 증가하는 암 발병률 

① 유방암 & 난소암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은 유전자(BRCA1·2) 돌연변이로 상호 관련 
-유전자(BRCA1·2) 돌연변이 물려받으면 유방암 발병률 50~85%
-유방암 가족력 있으면 난소암 위험 약 2배 증가  
-어머니‧자매 중 유방암 환자 있으면 난소암 발병률 40%
-난소암 가족력도 유방암 발명 위험 높여

② 위암 
-가족력만 있으면 2.9배
-가족력 및 헬리코박터균 있으면 5.3배 
-가족력 및 흡연 경력 있으면 4.9배 

③ 대장암
-부모가 대장암이면 3~4배 
-형제자매 중 대장암 환자 있으면 최대 7배

④ 폐암
-가족력 있으면 2~3배 

⑤전립선암
-가족력 있으면 4.5~8배 

폐암은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2~3배 높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10년 이상 장기 흡연자는 40세 이전부터 저선량 흉부CT(전산화단층촬영)를 매년 한 번씩 찍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흉부 X선으로는 초기 폐암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8배 높아서 보통 50세부터 받는 PSA(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40세부터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담낭암은 가족력이 있는데 담석이 생기면 예방적으로 담낭을 절제하기도 합니다. 담낭 절제술을 하지 않으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담낭암 검진을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위암은 가족력만 있으면 발병 위험이 2.9배입니다. 하지만 △가족력과 함께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사람은 5.3배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은 4.9배 높습니다. 

대장암은 부모가 대장암 환자일 경우 본인이 걸릴 확률이 3~4배 이상 증가하며, 형제자매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많게는 7배까지 높아집니다. 

서희선 교수는 “부모나 형제자매 중 대장암 환자가 많을수록, 발병 시기가 45세 이하로 일찍 발병할수록, 유전적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4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며 “대장내시경 검사를 규칙적으로 받으면 가족력에 의한 대장암 사망 위험이 70%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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