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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고칼로리 식단이 부른 ‘담낭 질환’ 암 진행 막으려면
육류‧고칼로리 식단이 부른 ‘담낭 질환’ 암 진행 막으려면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1.04.14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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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밑에는 조그마한 주머니처럼 생긴 소화기관 ‘담낭’이 있습니다. 길이가 10cm를 넘지 않는 담낭은 작은 외모와 달리 많은 질환이 발생하고, 사람이 느끼는 가장 아픈 통증까지 일으키는 뱃속의 ‘화약고’와 같습니다.

담낭 속에 차 있는 담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결석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을 부르는 담석증이 생깁니다. 담석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평생 잘 지내시는 분도 계시지만 담석 때문에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가는 담낭, 또는 담도(담관)가 막히면 패혈증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담낭에는 담낭염‧담낭용종‧담낭선근증 및 난치성 암인 담낭암등 크고 작은 질환들이 서로 연관돼서 발생합니다. 

담낭과 담관을 합친 담도계에 발생하는 질환은 과거 노인층에게 많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육류, 고칼고리 중심의 서구화된 식습관이 자리 잡으며 30‧40대 환자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담도계 질환 중 일부는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서 문제가 확인되면 증상이 없어도 치료‧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권재우 교수에게 담낭의 특징과 담도계에 발생하는 질환 및 치료‧관리법에 대해 들었습니다.

▶작은 주머니 ‘담낭’이 부르는 큰 질환 

담낭은 쓸개 또는 쓸개주머니라고도 부릅니다. 주머니 모양의 담낭은 길이 8~10cm, 용적 40~70ml입니다. 주머니 안쪽은 주름이 많이 잡힌 촉촉한 점막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농축해서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기능을 합니다. 담낭 속 담즙은 처음에 수분이 95% 이상입니다. 담낭에서 수분이 흡수된 후 수십 배로 농축됩니다. 

담낭에 저장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통로가 ‘담도’입니다. 십이지장으로 흘러간 담즙은 섭취한 음식 속 지방의 소화‧흡수를 돕습니다.

담낭에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질환은 담석증을 비롯해서 담낭염, 담낭용종, 암 등입니다. 특이한 것은 담낭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약 3분의 2가 무증상으로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담도계 환자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복통과 소화불량입니다. 이외에 질환 종류와 병의 진행 상태에 따라 오심, 구토, 황달, 체중 감소 등을 호소합니다. 한 번이라도 통증을 경험하면 대부분 증상이 재발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담낭 관련 질환들의 증상 특징 
-무증상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식욕 부진 
-복부 팽만
-황달
-발열, 오한
-오심, 구토 
-체중 감소 

▶1년에 21만 명 이상 발생하는 ‘담석증’

담석증은 성인의 약 10%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입니다. 담낭 안에 있는 담즙의 찌꺼기들이 돌처럼 굳어서 담낭을 비롯해 담도‧간 등에 쌓여서 통증을 일으킵니다. 

담석증 환자는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만, 과도한 체중 감량, 여성의 경우 발생 비율이 높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0만9699명에서 2019년 21만6325명으로 약 2배 늘었습니다. 

담석증은 담석이 생긴 위치에 따라 크게 담낭담석, 담관담석, 간내담석으로 구분합니다. 이중 담낭담석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권재우 교수는 “담낭담석은 급성담낭염‧급성췌장염 같은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며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담관(담도)에 생기는 총담관담석은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응급질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담석 때문에 담낭벽이 석회화 돼 딱딱해지거나,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으로 크면 담낭암으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담석이 담즙의 흐름을 막으면 간을 손상시키고, 담관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오래 지속되면 간경변증과 담도암(담관암)으로 발전합니다. 

※ 담석이 생긴 위치에 따른 담석증 종류 

-담석이 담낭에 있으면 ‘담낭담석’
-담석이 담관에 있으면 ‘총담관담석’
-담석이 간 속에 있으면 ‘간내담석’

※여기서 잠깐! ‘담도산통’을 아시나요 
담석증 중 비율이 가장 많은 담낭결석은 환자의 10명 중 6~8명이 특별한 증상을 못 느낍니다. 하지만 담석이 담도(담관)을 막으면 담낭내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여성의 출산 통증과 비교될 만큼 굉장히 극심한 복통이 발생합니다. 이를 ‘담도산통’이라고 합니다. 담도산통은 갑자기 발생하는데, 기름기가 많은 식사를 한 후 많이 관찰됩니다.
담도산통의 특징은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오심‧구토‧발열‧오한 등이 동반되면 담석증 합병증인 담낭염‧담관염을 의심합니다.

▶서구식 식습관+활동량 저하 = 담낭염 

담낭에 염증이 생긴 담낭염은 급성담낭염과 만성담낭염으로 나뉩니다. 주요 증상은 복부 통증, 발열이며, 상복부 또는 복부 우측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급성은 담석 통증과 비슷하지만 더 아프고 장시간 지속하며 발열을 동반합니다. 만성은 상복부를 만지면 압통은 있지만 열은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권재우 교수는 “통증 탓에 병원을 찾는 담낭염 환자의 90% 이상은 결석이 원인”이라며 “이와 별개로 결석 없이 발생하는 무결석 담낭염은 염증이 심각해서 담낭이 괴사하거나 파열되기도 한다”고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담낭염도 서구화된 식습관이 영향을 주며 운동을 안 하거나 못하게 되는 경우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큰 수술을 받았거나, 심각한 손상으로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해서 누워서 생활하면 담즙이 정체해서 비결석성 담낭염이 발생하고 담낭 운동성이 떨어지면서 담낭염으로 이어집니다. 

▶담낭암 단초 제공하는 ‘담낭 용종’ 

담낭 용종은 종류에 따라 담낭암으로도 진행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담낭 용종은 담낭 안쪽 벽에 생긴 종양으로, 대부분 양성입니다.

담석증이 있을 때 그 영향으로 발생하거나 단독으로 생기기도 합니다. 담낭 용종은 크게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뉘는데, 이중 종양성 용종이 담낭암과 관련 있습니다. 

담낭 용종은 복부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면 피검자의 약 5%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암으로도 악화할 수 있는 담낭 용종은 일단 있는 것이 확인되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담낭 용종이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군은 용증의 크기가 10mm 이상, 추적관찰 중 크기가 증가하는 경우, 증상이 있는 담낭용종, 용종의 크기가 10mm 이하라도 50세 이상의 연령이거나 단일병변이거나 무경성인 경우입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난치성 ‘담낭암 & 담도암’

담낭이나 담도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담낭 속 답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가는 통로인 담도(담관)에 생긴 담도암은 ​담낭암과 함께 소리 없이 찾아오는 난치암 중 하나입니다. 

2018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담낭 및 기타담도암’은 7179명 발생해서 전체 암 중 2.94%를 차지해서 9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른 주요 암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지만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상대생존율이 28.8%로, 발병이후 5년이내에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사망하는 치명적인 암입니다. 

담낭암과 담도암이 이처럼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발병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담도암이 많이 진행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황달 △복통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입니다. 

▶초음파 검사로 진단‧‧‧복강경‧로봇으로 수술 부담↓ 

담낭과 관련된 질환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암 등 다른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 증상이 없어도 병이 악화하거나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지 관찰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담낭 질환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입니다. 이후 담낭 또는 담도에 문제가 확인됐을 때 시행하는 1차 치료는 ‘금식’입니다. 안 먹으면 담즙 분비가 감소하고, 담낭이 팽창되는 것을 막아서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금식을 하면서 항생제를 투여해 염증을 줄이고, 담즙이 이동하는 담관을 확보하면 환자의 약 70%는 증상이 완화됩니다. 이후 식사를 조금씩 조절하고, 추가 검사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면 담낭염 치료가 끝납니다. 

담석증‧담낭용종 등 담낭 질환이 문제를 일으키고, 난치성인 담낭암‧담도암이 확인됐을 때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로 해당 부위를 떼어내는 것입니다. 

최근 담낭절제술은 배를 열지 않는 배에 수술 기구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 몇 개만 뚫고 진행하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 많이 진행합니다. ‘복강경담낭절제술’ 또는 ‘로봇담낭절제술’인데, 세계적으로 복강경 수술이 처음으로 시도된 부위가 담낭입니다. 

권재우 교수는 “강북삼성병원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에 성공한 의료기관으로서 담도계 질환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축적했다. 또한 강북삼성병원에서 시행하는 로봇담낭절제술은 배꼽에 1.5 cm의 절개창만 사용하여 수술하는 로봇단일공담낭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수술이후에 수술한 흔적이 남지 않아 환자의 만족감이 높다”며 “이외에도 담도계 질환의 수술을 복강경 또는 로봇을 이용하여 시행하고 있다. 외과분야에서 시행하는 수술중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수술과정을 진행해야 하며, 대장암‧위암 등 다른 암보다 수술 과정과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현재 많은 경험을 가진 의료진이 있어 원활하게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재우 교수의 Pick
“담낭을 절제하면 대변이 묽어지고,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됩니다. 담낭을 떼어낸 후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수술 이후 소화불량이 있을 경우 너무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들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외과 권재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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