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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개선 위해 피 맑게 해야 하는 이유
‘류마티스 관절염’ 개선 위해 피 맑게 해야 하는 이유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0.03.28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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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양쪽 손 관절이 붓고 뻣뻣한 증상이 1시간 정도 지속되며, 열감이 느껴지나요? 이 같은 증상은 무릎‧발목 같은 다른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에 문제가 발생해 관절을 공격하며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약 25만 명에 이릅니다. 이중 여성 환자가 80%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대부분 환자가 한창 활동적으로 움직여야 할 30~60대여서 사회적으로 손실이 큰 질환입니다.

한의학에선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을 혼탁한 혈액에서 찾습니다. 피를 맑게 하면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이재동 센터장(침구과)의 자문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한의학적 접근과 치료의 핵심인 피를 맑게 하는 치료에 대해 소개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주범은 혼탁한 혈액 ‘어혈’

한의학에선 류마티스 관절염을 관절 자체의 문제보다 순환장애로 인한 혈액의 문제로 봅니다. 맑지 않은 혈액인 어혈(체내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탁한 혈액)이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인 활막에 달라붙어서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염증 때문에 관절이 붓고 아프며, 염증 세포가 독을 만들어서 연골을 녹이고, 관절에 변형이 생기는 것입니다.

혈액은 전신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점차 전신 관절에 통증을 일으킵니다. 증상이 심하면 목이나 턱관절 까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주범인 어혈이 생성되는 원인은 체질 및 장부의 기능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비위(脾胃) 소화 기능이 약한 체질입니다. 이 경우 샘물이 잘 솟아나지 못하면 강물이 탁해지는 것처럼 영양분의 흡수가 원활하지 않아서 혈액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떨어져 어혈이 생깁니다. 이러한 체질은 평소 아랫배와 손발이 차며, 쉽게 피로감이나 어지럼증을 느끼고, 저혈압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심폐(心肺) 순환 기능이 약한 체질입니다. 이 체질은 혈액순환의 원동력이 떨어져서 어혈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체질은 평소 몸이 늘 피곤하고, 자꾸 누우려 하며, 아침에 일어날 때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일어나기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막상 일어나 움직이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집니다.
 
셋째, 간신(肝腎) 비뇨생식 기능이 약한 체질입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물과 불이라는 음양 균형에서 물의 기능이 부족해서 혈액 점도가 높아지면서 어혈이 발생합니다. 이런 체질은 평소 열이 많고, 지구력이 약하며, 낮보다 밤에 활동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러한 체질적인 요인에 육체적인 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 특히 여성은 산후 몸이 허한 상황에서 찬 기운을 쐬면 순환이 더 떨어져서 어혈이 만들어집니다.

▶옻나무추출물‧봉독 이용‧‧‧어혈생성 막고 피 맑게 해  

그럼 피를 맑게 하고, 체질적인 요인을 개선하려면 어떤 치료를 해야 할까요?
 
한의학에선 ‘피를 맑게 하라’는 치료원칙에 따라 ‘표증치료’와 ‘본증치료’로 나누어 접근합니다. 표증치료는 활막이나 관절 등에 달라붙어서 염증을 유발하는 어혈을 제거해 피를 맑게 하는 것입니다. 본증치료는 체질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몸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어혈 생성 자체를 막습니다.

대표적인 표증치료는 옻나무추출물을 이용한 ‘건칠단’과 ‘건칠관절단’, 벌독을 이용한 ‘봉독약침요법’입니다. 건칠은 어혈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실험에서도 핏물이 흐르는 고기 덩어리에 옻 성분을 넣으면 붉은 피가 맑게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어혈을 푸는 작용이 우수합니다. 

하지만 건칠은 독성이 있어서 과민한 체질은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는 등 제한점이 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한약물연구소에선 건칠에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우루시올(Urushiol)을 제거해서 만든 건칠단과 건칠관절단을 개발했습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현재 임상에서 항류마티스 약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MTX)와 유사한 효과가 확인됐으며, 면역조절과 관절변형 억제 효과는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장기적인 양약 복용으로 환자들이 겪는 소화 장애와 전신부종 같은 부작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봉독약침요법은 벌독 속에 있는 아파민‧멜리틴과 같은 소염 효과를 가진 성분을 적정배율로 희석해서 주사기로 혈 자리에 주입합니다. 염증을 줄여주는 천연 소염제 역할로 피를 맑게 해서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합니다.
 
더불어 본증치료를 위해 심폐 순환기능이 약한 체질은 땀을 낼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나 냉‧온욕이 좋습니다. 비위 소화기능이 약한 체질은 아랫배를 항상 따뜻하게 해주면서 소화가 잘 되도록 식사를 천천히 해야 합니다. 간신 비뇨생식기능이 약한 체질은 명상을 하거나 숙면을 취해서 물의 기운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개선하는 생활요법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통증 때문에 운동하기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체지방이 증가해서 순환장애가 악화합니다. 반면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해서 염증과 통증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관절의 통증과 붓기, 열감이 심한 염증 활성기에는 운동을 자제합니다. 염증이 감소한 시기에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게 계단오르기, 스쿼트, 발끝치기 같은 생활운동을 꾸준히 해서 근력을 강화하고 체지방을 감량합니다. 아울러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서 순환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기온이 낮을 땐 통증 부위를 찬 곳에 노출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정신적인 안정도 중요하므로 평소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바탕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명상을 통한 이완요법도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증상이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증상 관리가 중요합니다. 급성기 염증을 없애기 위해 양약 치료를 받더라도 ‘피를 맑게 하라’는 한의학의 기본 치료 원칙에 따라 근본 원인인 어혈을 치료하면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고,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도움말 :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 이재동 교수(침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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