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6-20 12:05 (금)

힐팁 동영상 콘텐츠‘네이버 지식백과’ & ‘다음카카오 다음백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일까? 수전증일까?
파킨슨병일까? 수전증일까?
‘손 떨림’ 특징 달라 정확한 진단 중요
  • 조승빈 기자
  • 승인 2025.03.14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 12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으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5명이 모이면 1명이 노인인 시대입니다.

이렇게 노인 인구가 급증하며, 나이가 많아지면 찾아오는 퇴행성 질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 환자가 1년 뒤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파킨슨병’도 치매와 함께 주요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며, 역시 환자가 꾸준히 증가 중이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파킨슨병이 발생하면 겪는 주요 증상 중 하나가 흔히 수전증으로 부르는 ‘손 떨림’입니다. 

또 손 떨림은 뇌신경 질환인 ‘본태성 진전’의 주요 증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수전증을 경험하면 많은 경우 신체 노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손 떨림이 파킨슨병의 신호라면 문제가 커집니다. 현재 완치되지 않는 질환이어서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게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본태성 진전도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려서 치료가 권고됩니다. 

손 떨림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는 ‘파킨슨병’과 ‘본태성 진전(수전증)’의 발병 원인과 특징, 치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수전증은 나이 많으면 어쩔 수 없는 증상?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감소하면서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후각장애 △변비 △우울증 등 비운동 증상이 선행될 수 있어서 초기에 전문 의료진과의 면담과 진찰이 중요합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유달라 교수는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보이는 증상과 발생 시기, 진행 상태가 다르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 한쪽 손‧발이 다른 쪽보다 먼저 또는 심하게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이 경우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증상이 불편하지 않아도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킨슨병의 주요 신체 운동 증상은 △행동이 느린 서동증 △신체 떨림 △신체 뻣뻣함 △중심잡기가 힘든 자세불안정 △보행장애 등입니다. 

특히 떨림은 모든 환자에게 동반하는 증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떨림이 관찰되면 잘 살펴봐야 합니다. 

파킨슨병 진단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 진찰 소견과 진행 경과입니다. 필요할 경우 △약물 유발 파킨슨증 △혈관성 파킨슨증 △파킨슨증후군과 구별하기 위한 뇌 MRI를 시행합니다. 아울러 뇌 속 도파민 세포 손상을 확인하는 도파민 운반체 페트(PET)검사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유달라 교수는 “파킨슨병은 치료를 진행해도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며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약물‧수술 치료를 통해 불편한 정도를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수전증일 경우 진단 & 치료

손 떨림은 파킨슨병의 주요 운동 증상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떨림 상태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뇌신경 질환인 본태성 진정, 즉 흔히 말하는 ‘수전증’으로 재진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별한 원인 없이 찾아오는 수전증은 중년이나 젊은 연령층에게도 발생합니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창규 교수는 “파킨슨병에 따른 손 떨림은 주로 신체가 안정됐을 때 발생하고, 의도를 갖고 움직이거나 다른 일을 하면 떨림이 멈추는 게 특징”이라며 “반면 가만히 있을 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식사를 하거나 글씨를 쓰는 등 움직일 때 손떨림이 생기면 수전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킨슨병과 수전증은 손 떨림증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고 치료 접근에도 차이가 있어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파킨슨병은 초기에 약물 치료 반응이 좋습니다. 환자의 증상이 심하지 않고, 관리가 잘되면 꾸준한 약물 치료만으로도 좋은 경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전증은 파킨슨병보다 약물 치료 반응이 낮은 경우가 많아서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도 약물 부작용이 심하면 운동 증상 개선을 위해 수술이 권고됩니다.

신경외과 박창규 교수는 “수전증의 수술 치료는 뇌 깊은 곳에 전극을 심어서 문제가 있는 운동 회로에 전기 자극을 줘, 회로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뇌심부자극술이 대표적”이라며 “하지만 전신마취와 장치 삽입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경우 대안으로 초음파 수술 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문제가 되는 뇌 운동회로 병변에 강한 방사선을 조사해서 비정상적인 신호의 발생을 멈추는 원리로 치료합니다. 전신마취나 체내 장치 삽입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과의 지속성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박창규 교수는 “파킨슨병과 수전증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뇌심부자극술은 질환 초기일수록 예후가 좋다”며 “부정확한 신경 신호를 인위적으로 보정해서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부작용 없이 증상을 조절하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