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자주 옮기고,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소 실수가 잦은 사람은?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특징이다.

이 같은 성인 ADHD 환자는 부정적인 주변 평가뿐만 아니라 우울증‧양극성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우영섭 교수 연구팀은 전국적 규모의 지역사회 집단 표본 대상으로 성인 ADHD 유병률 및 동반질환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우영섭 교수(제1저자)는 “대부분 ADHD는 소아기에 발병해서 많은 비율이 성인기까지 지속한다”며 “잘 치료 받지 못하면 인지기능을 적절히 발휘하지 못해서 학업‧업무‧대인관계 등에서 많은 좌절을 겪고, 그 결과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 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11월호에 게재 예정이다.

성인 ADHD는 △부주의 △무질서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 결핍으로 정의된다. 아울러 △감정 조절 △대인관계 어려움 △수행‧학습 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 성인 ADHD 환자 특징(힐팁 DB)
-직장을 자주 옮긴다
-대인 관계가 불안정하다 
-업무 처리 결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 
-주변에서 게으른 사람으로 인식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마치지 못한다
-여러 가지 일을 벌이지만, 제대로 끝내지 못한다
-조용한 시간에 차분하게 있지 못한다
-가정에서도 실수가 잦다 

ADHD 유병률은 소아 약 5%, 성인 약 2.5%인 것으로 보고된다. 소아 ADHD는 대부분 성인기에도 지속하는데 성인 ADHD는 과잉행동 보다 주의력결핍이 빈번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 통계에 따르면 ADHD로 진료 받은 성인 환자는 2018년 대비 2022년에 약 5배 급증했다. 

연구팀은 전국 6개 국내 건강검진기관(한국의학연구소)에 방문한 19세 이상 성인 1만7799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자기 보고 척도(ASRS)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성인 중 2.4%가 ADHD로 집계됐으며, 특히 20대와 하위 50% 소득 수준에서 유병률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 

특히 성인 ADHD 환자에선 정상군에 비해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흔했다. 세부적으로는 △우울증 11.6배 △양극성장애 3.2배 빈번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원명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성인 ADHD 환자를 치료할 때 흔히 동반하는 다른 정신 질환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초기 진단 시 우울증 같은 질환이 성인 ADHD와 밀접하게 관련됐을 가능을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수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