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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골든 라이프] 맞춤형 영양제 시대 개막②
[두근두근 골든 라이프] 맞춤형 영양제 시대 개막②
국내 시장, 규제 풀리면서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 예고
  • 고종관 기자
  • 승인 2022.12.12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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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국내 맞춤형 영양 비즈니스

2020년 오픈한 올가홀푸드 방이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장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1호점’이다. 우리나라 4조6000억 원대의 건강기능식품 시장(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2019년도 추정)의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컸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포장단위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구입했다. 그것도 자신의 몸이 어떤 영양소를 원하는지 모른 채 광고나 주위의 권고에 의존해 복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제를 낱개로 소분 포장해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마치 약을 처방받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사례를 들어보자. 50대 여성 A씨는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걱정돼 건강식품 매장을 찾았다. 영양사는 고객의 식습관과 건강상태와 DTC 유전자 검사결과를 참고해 건기식을 구성했다.

혈압감소 효과가 있는 ‘코엔자임Q10’과 콜레스테롤 개선을 돕는 ‘귀리 식이섬유’를 각각 한 알씩, 매일 복용하기 편하도록 낱개 포장해 A씨에게 제공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이 같은 비즈니스는 규제의 벽이 높아 언감생심이었다. 규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지금까지 건강기능성식품은 소분 판매가 불가능했다. 필요하면 한 병, 또는 한 통 단위로 구입해야 한 것이다. 

또 하나는 ‘소비자 직접 의뢰’(DTC:Direct to Consumer)유전자 검사항목이 기존 12개에서 70개 항목으로 대폭 확대됐다. DTC는 유전자 검사기관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로부터 검체를 받아 분석결과를 알려주는 직거래 형태다. 

​확대된 항목에는 다양한 검사대상이 포함됐다. 비타민을 비롯한 칼슘・마그네슘 같은 영양소, 비만・중성지방・요산치 등 건강관리 항목, 근력운동・지구력・회복능력을 보여주는 운동능력 항목 등 유전자와의 관련성을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선 만족도가 높을 밖에 없다. 휴대와 복용이 간편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한 영양제만을 선택해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 

▶​시범사업에 허벌라이프, 풀무원건강 등 7개 대기업 참여

이 같은 맞춤형 건기식 시범사업은 2020년 4월27일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심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규제샌드박스로 운영되고 있는 시범사업에는 풀무원건강과 아모레퍼시픽, 한국암웨이, 빅썸 등 7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회사는 전국 152개 매장에서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팔고 있다.

가장 앞선 기업은 한국허벌라이프다. 다른 기업이 신산업에 뛰어들어 전략을 짜고 있다면 이곳은 이미 2018년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젠스타트(Gene Start)’를 출시하면서 맞춤형 건강사업을 시작했다. 유전자 정보와 식생활습관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자사 제품을 추천한다. 

허벌라이프 홍보 동영상에서 캡처

당시에는 유전자 검사항목 확대 허용 이전이라 11가지 유전자 정보를 참고했다는 점이 아쉽다. 유전자 검사가격은 7만원으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허벌라이프는 비만한 고객에 공을 드린다. 비만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고객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잘 저장된다며 이에 대한 제품 솔루션을 추천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풀무원건강생활이 선두에 섰다. 방문판매의 매출이 줄면서 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미 2만여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솔루션 ‘퍼팩 알고리즘’을 만들어 고객에게 맞춤형 영양제를 처방한다. 

​퍼팩은 ‘퍼스널 원 팩’(Personal One Pack)의 약자로 하루 1팩의 건기식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회사 소속 영양사가 식습관이나 건강행태, 체지방 분석, 그리고 유전자 검사를 참고해 한 달분씩 처방한다. 

다른 참여 기업은 아직 가시화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시장참여 기업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타사와 차별화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트업들은 구독경제로 영양제 추천사업 진출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 권용관 연구관은 “코로나19 영향에다 시범사업 시작이 얼마 되지 않아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대부분의 회사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맞춤형 건기식의 조심스런 행보와는 달리 식품으로 분류된 영양소 시장은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이런저런 규제가 숨어있는 건기식과는 달리 식품은 행정력의 손길이 덜 미친다. 따라서 쉽게 시스템을 갖춰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SNS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맞춤형 영양소 비즈니스의 공통점은 ‘구독경제’를 표방한다는 점이다. 일정액을 매달 내면 개인에게 적합한 영양제를 권장해 서비스하는 식이다. 영양제 추천은 주로 설문을 이용하고, 약사들이 참여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이 분야 선두주자는 스타트업인 ‘케어위드’다. 2018년 10월 정기구독 영양제 서비스인 ‘필리(pilly)’를 선보였다. 신세계 본점에 진출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120명의 의사가 투자한 ‘메타포뮬러’, 여성 3명이 창업한 ‘바디하이’, 마크로젠이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왓비타’, 전담약사가 건강식품을 추천하는 ‘마스터큐어’, ‘건강비밀’ 등이 맞춤형 영양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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