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약 투여자가 치아를 뺄 때 흔히 겪는 ‘턱뼈 괴사(MRONJ‧Medication-Related OsteoNecrosis of Jaw)’ 발생률이 발치 전 치료제를 오래 끊을수록 최대 3배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골다공증 치료제 종류에 따라서도 투약 중단 기간과 턱뼈 괴사 발생률에 큰 차이가 있어서 치과 치료 전에 이 같은 요소도 살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 치과 이효정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대목동병원 치과 박정현 교수, 이대서울병원 치과 김진우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공성혜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중단하면 턱뼈 괴사 위험이 낮아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단 기간이 길수록 척추·고관절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며 “치과 수술이 예정된 골다공증 환자는 약물 중단 여부와 시기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적인 뼈는 낡거나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는 ‘골 흡수’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 형성’이 균형을 이루며 건강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의 뼈는 골 형성이 골 흡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점차 가늘어지고 약해진다.
이 같은 골다공증은 골 흡수를 억제해서 골밀도를 유지하거나 높이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대표적인 약물은 주사형 비스포스포네이트로서 크게 △고위험군에게 연 1회 투여하는 ‘졸레드로네이트’ △저위험군에게 분기마다 투여하는 ‘이반드로네이트’가 있다.
하지만 골 흡수가 지나치게 억제되면 낡은 뼈가 잘 제거되지 않고 손상이 누적돼서 턱뼈 괴사나 비전형 대퇴골 골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턱뼈는 일상 자극이 많은 부위로, 골 흡수가 억제된 상태에서 발치‧임플란트 등 외과적인 처치를 받으면 회복이 지연돼서 괴사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발치 전 비스포스포네이트 중단 시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서 명확한 임상 지침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였다.
※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약 부작용(힐팁 DB)
-발치 시 턱뼈 녹는 ‘브론즈(BRONJ)’ 현상 발생
(BRONJ‧Bisphosphonate Related Osteo-Necrosis Of Jaw Bone)
-임플란트 식립 시 잇몸 뼈의 골 유착 실패율↑
-증상 심하면 턱뼈까지 괴사할 위험성 높아져
이에 연구팀은 골다공증 환자의 보험 전수 데이터 중 주사형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발치 전 약물 중단 기간과 턱뼈 괴사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총 15만2299명의 환자를 약물 중단 기간에 따라 네 개 그룹으로 나누어서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비스포스포네이트의 중단 기간이 길수록 턱뼈 괴사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을 90일 이하 중단한 그룹의 턱뼈 괴사 발생률은 1.28%였지만, △91~180일 중단한 그룹 0.71% △365일 이상 중단한 그룹 0.42%로 중단 기간이 길수록 턱뼈 괴사 발생률이 최대 3배까지 낮아졌다.
또 약물 종류별 중단 기간에 따른 턱뼈 괴사 발생률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위험군에게 투여하는 ‘이반드로네이트’는 약 91일 이상만 중단해도 괴사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 반면 고위험군에게 사용하는 ‘졸레드로네이트’는 1년 이상 중단해야 괴사 발생률이 효과적으로 줄었다.
연구팀은 졸레드로네이트의 반감기가 더 길어서 체내에 오래 남아,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사형 비스포스포네이트의 효율적인 중단 시점이 턱뼈 괴사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골다공증 치료와 치과 처치 간의 안전한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한 핵심 근거로 적용하고, 학계와 임상 가이드라인의 마련에도 중요한 지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정 교수는 “턱뼈 괴사는 치료가 어렵고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합병증으로서 주로 골다공증 환자에게 발생한다”며 “약물 복용 이력을 고려해서 치료 시점을 조정하면 괴사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