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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과 ‘정신장애’는 형제 질환 이었다!
‘알코올 중독’과 ‘정신장애’는 형제 질환 이었다!
‘TTC12 & ANKK1’ 등 원인 유전자 최대 70%↑ 공유
정밀의료 기반 맞춤형 치료제 개발할 수 있을 듯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5.06.1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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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알코올 중독’과 조현병‧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은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많이 비슷해서 형제 질환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는 유전적으로 연결된 복합 질환이며, 이 같은 연관성을 잘 활용하면 맞춤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정밀의료센터) 연구팀이 알코올 사용장애와 정신장애 간 유전적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 및 안예은 연구원,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현 임상강사가 함께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SCI(E)에 등재된 국제학술지인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됐다.  끝.

명우재 교수는 “많은 정신장애 환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음주를 선택하지만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번 연구는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를 동시에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의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코올 의존, 폭음 같은 음주 문제는 단순한 알코올 소비를 넘어, △조절력 상실 △사회적‧직업적 기능 저하 △신체‧심리적 피해 등 다양한 문제를 동반한다. 하지만 스스로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음주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또 조현병‧우울장애 등 다양한 정신장애와 함께 나타나고, 이러한 정신장애의 임상 경과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서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 간의 유전적 관련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그 관계를 규명할 정확한 유전변이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 1년 내 2가지 이상 경험하면 ‘알코올 중독’ 진단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

1. 자신이 의도했던 것보다 술을 많이 혹은 오랜 기간 마신다.
2. 술을 줄이거나 조절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거나 혹은 노력했지만 실패한 경험들이 있다.
3. 술을 구하거나, 마시거나 혹은 그 효과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다.
4. 술에 대한 갈망이 있다.
5. 술을 마시는 것 때문에 직장이나 학교 혹은 가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6. 술을 때문에 사회‧대인관계 문제가 발생하거나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술을 계속 마신다.
7. 술 마시는 것 때문에 사회적‧직업적 혹은 여가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였다.
8. 신체적으로 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반복적으로 술을 마신다.
9. 술을 마시는 것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신체적‧심리적 문제가 유발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술을 마신다.
10.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 보다 많은 양의 술을 필요로 하는 내성이 생겼다.
11. 음주를 중단하거나 음주량을 줄였을 때 불안‧초조하거나 예민해지고, 수면 문제, 오심, 구토, 빈맥, 발한, 떨림 등의 금단 증상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다인종 43만 명의 ‘대규모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을 활용해서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 간의 공통된 유전적 구조와 원인 유전자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GWAS는 사람의 유전체 전반에 걸친 유전변이를 조사하고, 음주‧흡연 등 행동 특성이나 조현병‧우울장애 같은 특정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를 찾는 분석법이다.

연구 결과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는 높은 유전적 연관성을 보였다.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 종류별로 공유하는 공통된 유전변이 비율은 △조현병 73% △신경성식욕부진증 65% △자폐스펙트럼장애 60% △양극성장애 50%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46% △우울장애 39%다.

이는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가 단순히 생활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을 넘어서 공통된 유전적 기반 위에서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울러 연구팀은 강한 유전적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두 질환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전자 후보들을 좁혔다. 그 결과 ‘TTC12’와 ‘ANKK1’이라는 유전자가 공통 원인 유전자인 것을 밝혀냈다. 

두 유전자는 도파민 시스템을 조절하는 요소로, 충동 조절이나 보상 시스템 같은 뇌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 이는 단순한 유전적 연관성을 넘어, 음주 문제나 정신장애에 대한 표적 치료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음주 문제와 정신장애가 독립된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정밀의료 기반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원홍희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분석 데이터와 최신 통계기법을 활용해서 복합 질환 간 유전적 관계를 구체적으로 규명했다”며 “다양한 질환 간 유전적 연관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관계를 고려한 최적의 치료법 개발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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