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질환 치료제 복용 후 부작용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를 예측해서 효과적인 비만 약을 선별해 주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이 시작됐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중증 정신 질환자의 약물에 따른 체중 증가 가능성과 비만 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관한 연구 논문’을 최근 밝표했다.

이 내용은 SCIE급 국제학술지 ’PLOS ONE‘ 최신호에 게재돼서 방법론적 타당성과 혁신성에 대해 주목받았다.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는 “논문을 바탕으로 개발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참고하면 비만 치료 계획 수립 당시부터 최적의 비만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통해서 비만 개선은 물론 대사증후군, 심‧뇌혈관 질환, 암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만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조현병‧조울증‧우울증 같은 중증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의 6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일반인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일부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기분 조절제는 부작용 때문에 체중 증가 및 대사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일한 정신과 약물을 사용해도 체중 증가에 대한 민감성은 개인마다 유의한 차이가 있다.

특히 환자마다 약에 따라서 체중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또는 어떤 비만 치료제가 효과적인지는 아직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병원 연구팀이 최근 정신과 약물 복용에 따른 체중 증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서 비만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 개발에 관한 프로토콜 연구를 발표한 것이다.

연구팀은 우울증‧조울병‧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 약물을 24주 동안 투여한 후 체중 증가 부작용을 평가했다.

이 중 비만 혹은 비만 전단계인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 약물을 유지하며, 비만 치료제를 24주 동안 추가로 투여했다. 이후 신체를 계측하고 △체성분 △생활 습관 △혈액 △심리 상태 등을 측정했다.

김선미·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중앙대 공과대학 AI대학원 김영빈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정신 약물과 비만 치료제 그리고 두 약제의 조합이 △체중 △비만 △대사 관련 인자에 일으키는 변화량을 AI 딥러닝(Deep Learning) 모델을 통해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정신 약물의 체중 증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 및 비만 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환자 맞춤형 AI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의 전망에 따르면 추후 △신체 계측 △체성분 △생활 습관 △동반 질환 및 복용 약물 △혈액‧심리 검사 수치 등의 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개인별 정신 약물의 체중 증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과 비만 치료제의 효과를 도출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추후 의학‧공학 융합연구를 통한 AI 알고리즘 개발로, 정신 약물 치료 계획 수립 당시부터 최적의 약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신 질환자의 정신 증상 개선과 함께 비만 및 비만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써 신체 건강도 효과적으로 관리해서 장기적인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AI 기반 정신 약물 안전성 평가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수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