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6-20 16:48 (금)

힐팁 동영상 콘텐츠‘네이버 지식백과’ & ‘다음카카오 다음백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걱정되는 유전 질환 대물림
걱정되는 유전 질환 대물림
‘유전자 검사’로 예방‧진단‧치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5.05.12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아이에게 유전병이 대물림 될까봐 걱정이 커요‧‧‧” 유전 질환 가족력이 있는 가정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유전 질환은 유전자나 염색체에 있는 변이의 영향으로 생기는 병입니다. 다른 명칭으로 △유전자 질환 △유전성 질환 △유전병이라고도 합니다.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유전병의 발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희귀 질환의 80% 이상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병합니다. 

유전자 검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아직 모든 유전자 변이의 발병 양상과 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 많은 유전성 질환은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이고, 일부 치료제가 있어도 비용이 높아서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희망적인 것은 눈에 띄는 의료 기술의 발달과 유전자 검사의 확대로 유전 질환 진단과 치료제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전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그리고 예방까지 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1년에 유전성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희귀 질환자가 얼마나 발생할까요? 질병관리청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 희귀 질환자 통계 연보’를 보면 한 해 5만4952명의 새로운 환자가 등록됐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다양한 희귀 질환 중 진료실 인원이 가장 많은 1~5위까지 질환은 △특발성 폐섬유증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 △기관 또는 계통 침범을 동반한 전신홍반루푸스 △소장 및 대장의 크론병 △모야모야병입니다.

이 같은 희귀 유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유전자 검사’며, 방법이 다양합니다. 최근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자 패널 검사와 ‘염색체 미세배열(CMA‧chromosomal microarray)’ 기술이 도입되면서 임상에서 한 번에 많은 유전자 변이를 매우 효율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희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경선 교수는 "기존 ‘단일 유전자 검사(sanger sequencing)’와 달리, 검사 한 번에 수십~수백 개의 유전자를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서 유전자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전자 검사 시 금식이나 특별한 준비 사항은 없습니다. 약 6mL의 혈액을 채혈해서 검사를 진행합니다. 혈액 내 세포에서 DNA 또는 RNA를 추출한 후 전문적인 분석이 이뤄지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4~8주 정도 소요됩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2015년 미국 의학 유전학 및 유전체학회/분자병리학학회(ACMG/AMP‧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nd the 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병인성 변이(Pathogenic variant) △준병인성 변이(likely Pathogenic variant) △미분류 변이(VUS) △준양성변이(likely benign variant) △양성변이(benign variant)로 분류합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크게 △병인성 변이 △양성 변이 △미분류 변이로 나타날 수 있어서 결과에 따라 진단 및 치료 계획이 달라집니다.

우선 ‘병인성 변이’는 유전성 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과 추적을 권고합니다. 변이의 유전 양식에 따라서 가족 구성원의 질병 발생 가능성이 있어서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해당 변이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합니다. 
 
또 확인된 변이와 관련 질환의 예후, 추후 관리, 관련 연구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아울러 다른 진료과에 협진을 의뢰해서 환자가 정기적으로 의학적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양성 변이’는 질병의 유전적 위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병 위험도는 검사로 확인되지 않은 유전자, 개인 생활습관, 환경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검출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환자에게 나타난 증상과 관련된 유전자가 검사에 포함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미분류 변이’는 시간이 흐른 후 연구가 축적돼 해당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변이입니다. 불확실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족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박경선 교수는 "유전자 변이의 분석은 보고 시점의 문헌 및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해석한다"며 "때문에 미분류 변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관련 데이터나 해석의 중요도가 있는 근거가 축적되면 양성변이 또는 병인성 변이로 재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전 질환 환자가 자녀를 계획하고 있으면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로 자녀에게 유전 질환이 대물림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박경선 교수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서 착상 전 배아 단계에서 유전 질환이나 염색체 이상 유무를 진단한 후 정상 배아만을 선별해서 이식함으로써 유전적으로 정상적인 태아 임신을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 수정된 배아에서 일부 세포를 떼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합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는 가족 내에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아 또는 태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유전 질환을 진단받고, 유전자의 특정 돌연변이가 확인된 경우에만 시행할 수 있습니다. 

Q1. 유전자 검사는 언제 필요한가요?

유전자 검사는 목적에 따라서 △질환의 진단 △보인자 진단 및 증상 전 진단 △산전 진단 및 착상 전 진당 등 다양하게 진행합니다.

우선 ‘질환의 진단’은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의심되는 유전질환의 확진 또는 감별 진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인자 진단 및 증상 전 진단’은 현재 증상은 없지만, 유전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질환의 원인이 되는 변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산전 진단 및 착상 전 진단’은 착상 전 수정된 배아 또는 임신 중의 태아가 특정한 유전적 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진행하는 검사입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산전 초음파 이상 소견, 산전 선별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온 경우 특정 질환에 대해서 시행하는 유전자검사입니다.

이 외에 △치료 방침 결정 △유전상담 및 유전자문 △유전 양상 파악 △유전 위험도 추정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Q2. 유전자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가요?

유전성 유전자 검사는 ‘요양급여 적용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과 심사지침’에 따라서 3가지의 경우 급여로 진행합니다. 이미 진단된 질환에서 단순히 유전자 이상을 확인하기 위한 경우 또는 임상적인 소견이 없지만 본인 희망에 의한 검진에 따른 검사는 비급여로 진행합니다.

※ 건강보험 적용 되는 경우 

① 해당 유전자 검사와 연관된 질환이 임상적으로 의심돼야 하고, 유전성 유전자 검사 결과가 치료 방법의 결정에 필요한 경우

② 해당 유전자 검사가 특정 약물의 심각한 부작용을 의미 있게 예측할 수 있는 경우 

③ 단순히 질병 발생의 위험률을 보기 위해 시행하지 않고, 임상적 소견과 의미 있는 가족력이 진료 기록부에서 확인되는 경우 

Q3. 유전자 검사를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집에서 직접 진행했는데, 고혈압 위험도가 높게 나와서 불안합니다. 결과를 믿어도 되는 건가요?
해당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 대상 직접 시행(DTC‧Direct To Consumer)’ 방식입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질병에 미치는 유전적 연관성은 낮지만, 유전체 연구를 통해서 쌓인 통계학적인 결과에 근거해서 특정 유전형과 검사 대상자의 △영양 △생활 습관 △신체적 특징과의 관계 △유전적 혈통 등을 알아보는 검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통계학적 결과에 근거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질병 발병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해서 ‘진단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의학적 소견이 필요한 경우 의사와 유전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 Doctor's check-up!

유전자 검사를 통한 정확한 유전 질환의 진단은 환자 치료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 매우 중요합니다. 비교적 유전 변이와 치료법이 잘 밝혀진 유전성 대사질환은 조기에 발견해서 진단하면 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리 대사 이상으로 간과 뇌 기저핵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유전 질환인 
‘윌슨병’은 이른 나이에 유전 변이를 확인‧진단하면, 구리 섭취 제한 및 적절한 약제 사용으로 질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원인 불명의 희귀 질환 환자가 유전자 검사를 받아, 유전 변이를 확인해서 진단된 후 해당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가 연구‧개발되면 오랜 진단 과정과 힘든 투병 생활을 겪어온 환자와 가족들에게 소중한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유전적 진단을 통해 환자가 직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도 합니다. 치료제 혜택의 최우선권을 갖는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