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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빠 관식의 ‘다발골수종’
국민 아빠 관식의 ‘다발골수종’
지금은 장기 생존 가능해요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5.04.0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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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 같던 아빠가 한순간에 무너지며,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가족을 위해 헌식적인 삶을 살던 아빠 관식이는 건강검진에서 청천벽력 같은 결과를 받습니다.

이제야 한숨 돌리고, 먹고 살만해지는가 싶었는데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진단이 나옵니다. 아빠 관식이는 다발골수종에 따른 증상이 힘든 노동에 따른 관절염인 줄 알고 방치했습니다.

관식이에게 찾아온 다발골수종은 이미 많이 진행한 상태였고, 수차례의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등집니다.

다발골수종은 악성림프종, 백혈병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혈액암입니다. 특히 대부분 노년기에 발생해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암입니다.

다발골수종의 발병 원인과 증상 특징, 과거와 달리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치료법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발골수종’이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이 병은 환자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혈액암입니다.

2022년 기준 약 2000명이 다발골수종으로 새롭게 진단된 것으로 집계됩니다. 치료 중이거나 장기 생존한 환자를 합하면 국내에는 약 9000명 이상의 다발골수종 경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 환자가 약 80%를 차지해서 나이가 많을수록 환자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70대와 80대 이상 연령의 비율은 약 50%로, 환자 2명 중 1명입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안에 있는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바뀌어서 골수에 증식하는 혈액암입니다. 형질세포는 바이러스‧세균 등 항원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이재훈 교수는 “하지만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면서 항체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단일클론 단백질인 ‘M단백’을 많이 만든다”며 “이 영향으로 여러 장기가 손상되고, 사망 위험까지 증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다발골수종은 왜 발생할까요?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실상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그동안의 연구들에 따르면 △고령의 나이 △방사선 노출 △제초제‧살충제‧밴젠‧휘발유 등 유기용제 노출 △유전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발골수종은 무증상 단계에서 건강검진 시 ‘M단백’이 관찰되며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많이 좋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병의 악화를 막고, 완치율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건강검진 중 혈액‧소변 검사에서 M단백이 발견되면 골수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들을 통해 다발골수종으로 확진합니다. 아울러 전신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로 골침범 병변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발골수종 증상은 병이 진행하면서 △고칼슘혈증에 따른 졸음, 의식저하 △빈혈,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 숨찬 증상, 부종 △골 병변으로 인한 허리‧관절 통증, 압박골절 △다리 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 △오심, 구토 등 위장관 증상 등을 겪습니다. 

특히 환자의 약 70%는 뼈 통증, 골절 등 정형외과적 문제로 병원 진료를 받은 후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약 20%는 콩팥 기능 저하, 빈혈 등으로 알게됩니다.

이재훈 교수는 “극중에선 ‘관식’이가 앓았던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골수종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골수종의 원인은 아니다”며 “다만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골수종이 환자의 정상적인 면역 체계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관관계를 찾을 순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발골수종’은 현재 완치가 어려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항암치료 성과가 가장 발전한 병 중 하나가 다발골수종이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수많은 신약들이 상용화 됐고, 치료 성적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2000년대 초 평균 생존기간이 3년 정도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환자들도 많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아빠 관식이가 투병한 2000년대 초에는 치료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는 삶의 질을 높이면서 장기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재훈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는 항암요법 등으로 관리하면서, 나이가 들어서 다른 질환으로 사망할 때까지 장기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현재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신약, 차세대 치료제로 여겨지는 ‘이중항체 치료제’ 임상시험, ‘CAR-T세포 치료’ 등이 성과를 낸다면 보다 나은 치료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발골수종의 주요 치료는 ‘항암요법’이며 △조혈모세포이식 △방사선 치료 등을 보조요법을 병해서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생존 기간을 늘립니다. ‘항암요법’은 여러 기전을 가진 다양한 항암제를 사용해서 4~6차례 시행하며, 조혈모세포이식과 재발 여부 등에 따라서 2‧3차 항암요법을 이어갑니다.

이재훈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은 환자 골수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한 뒤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해, 암세포를 제거하고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환자의 신체 활력 상태를 고려해서 보통 70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합니다. 하지만 고령 환자도 건강 상태에 따라서 이식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흔한 골절 예방을 위해 골다공증 주사 치료도 병행합니다.  

다발골수종 환자는 대부분 노년층이고 △당뇨병 △고혈압 △만성 콩팥병증 등 여러 기저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 병의 특징 때문에 항체를 통한 면역 방어 작용에 문제가 있고, 항암치료가 면역 기전을 억제하는 경우가 많아서 폐렴 등 감염에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일반 환자보다 높습니다. 이처럼 다발골수종 환자는 항암치료 적용 시 여러 제한점이 있지만, 적절한 관리와 함께 환자‧보호자‧의료진이 잘 소통하면 긍정적인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 Doctor's memo

‘다발골수종’은 인구 고령화로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성과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질환입니다. 국내 치료 성적은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세계 수준에 근접하며, 글로벌 임상시험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항암제 부작용도 과거와 달리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서 다양한 치료법으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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